제주 해녀들의 망향가 ‘현해탄을 건넌 해녀들’

입력 2016.08.28 (11:37) 수정 2016.08.2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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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밤 8시 5분에 방송되는 KBS 1TV <다큐공감>에서는 ‘현해탄을 건넌 해녀들’ 편이 방송된다.

일본 치바 현의 한적한 어촌, 호타. 호타의 한 요양원에 제주 출신 노해녀, 홍석랑(91)이 고향을 그리며 누워있다.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다른 이의 보살핌 없이는 거동조차 힘든 홍석랑 씨. 그녀는 20살에 일본에 왔다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여생을 이곳에서 보내고 있다. 홍석랑 씨처럼 일제강점기에 수많은 제주 해녀들은 일본으로 나왔다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과연 그녀들은 왜 일본에 왔으며, 어떤 이유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것일까?

일제강점기, 일본 잠수 어선들이 잠식했던 제주 바다. 할 수 없이 해녀들은 고향 바다를 떠나 돈을 벌려 먼 일본으로 물질을 나갔고, 전시동원을 피해 고향산천 떠나 대마도로 향했다.

일본의 핍박과 수탈을 참지 못한 해녀들은 항일 시위에 나선다. 여자의 몸이지만 해녀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던 건 바로 ‘항일 해녀가’ 덕분이었다. 그렇게 일본으로 떠난 이들 상당수는 제주 4.3항쟁과 한국전쟁 등으로 고향에 돌아오지 못하고 일본에 남았다. 이제는 거의 다 사라진 일제강점기 출가 해녀들.

하지만 늙고 병든 몸으로 그저 망향가를 부를 수밖에 없는 그들을 우리는 기억하지 못한다. 출가해녀들의 노래는 단순한 노래가 아니다. 시대의 거친 파도를 헤치며 차별과 편견을 이겨내고 살아온 그들의 아픈 역사다.



‘20세에 일본으로 건너와 남들처럼 살아보지도 못하고
칠성판을 등에다 지고 바닷물을 집 밭 삼아
갈매기를 벗을 삼고 두렁 박을 의지 삼아
이해 저해 살다 보니
이팔청춘 이내 몸은
바닷물 속에서 다 늙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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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해녀들의 망향가 ‘현해탄을 건넌 해녀들’
    • 입력 2016-08-28 11:37:02
    • 수정2016-08-28 12:3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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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밤 8시 5분에 방송되는 KBS 1TV <다큐공감>에서는 ‘현해탄을 건넌 해녀들’ 편이 방송된다.

일본 치바 현의 한적한 어촌, 호타. 호타의 한 요양원에 제주 출신 노해녀, 홍석랑(91)이 고향을 그리며 누워있다.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다른 이의 보살핌 없이는 거동조차 힘든 홍석랑 씨. 그녀는 20살에 일본에 왔다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여생을 이곳에서 보내고 있다. 홍석랑 씨처럼 일제강점기에 수많은 제주 해녀들은 일본으로 나왔다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과연 그녀들은 왜 일본에 왔으며, 어떤 이유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것일까?

일제강점기, 일본 잠수 어선들이 잠식했던 제주 바다. 할 수 없이 해녀들은 고향 바다를 떠나 돈을 벌려 먼 일본으로 물질을 나갔고, 전시동원을 피해 고향산천 떠나 대마도로 향했다.

일본의 핍박과 수탈을 참지 못한 해녀들은 항일 시위에 나선다. 여자의 몸이지만 해녀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던 건 바로 ‘항일 해녀가’ 덕분이었다. 그렇게 일본으로 떠난 이들 상당수는 제주 4.3항쟁과 한국전쟁 등으로 고향에 돌아오지 못하고 일본에 남았다. 이제는 거의 다 사라진 일제강점기 출가 해녀들.

하지만 늙고 병든 몸으로 그저 망향가를 부를 수밖에 없는 그들을 우리는 기억하지 못한다. 출가해녀들의 노래는 단순한 노래가 아니다. 시대의 거친 파도를 헤치며 차별과 편견을 이겨내고 살아온 그들의 아픈 역사다.



‘20세에 일본으로 건너와 남들처럼 살아보지도 못하고
칠성판을 등에다 지고 바닷물을 집 밭 삼아
갈매기를 벗을 삼고 두렁 박을 의지 삼아
이해 저해 살다 보니
이팔청춘 이내 몸은
바닷물 속에서 다 늙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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