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술의 천재 금개구리를 지켜주세요!

입력 2016.09.06 (17:03) 수정 2016.09.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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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녹색의 등 양쪽으로 금빛 줄이 선명합니다. 바로 금개구리,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고유종입니다.

☞ [바로가기] 백과사전 ‘금개구리’

이런 금개구리를 보신 적 있나요? 과거에는 흔했지만, 지금은 멸종위기 2급 종으로 지정될 정도로 개체 수가 급감했습니다. 이러니 야생에서 금개구리를 만나는 건 정말 어렵게 됐지요. 더구나 정작 금개구리 서식지에 가더라도 쉽게 찾아내지 못합니다. 왜일까요?


녹색의 연잎과 개구리밥 위에 역시 녹색의 금개구리가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는 금개구리가 쉽게 보이시죠? 하지만 실제로는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금개구리는 자신의 주변 배경과 몸 색깔을 어울리게 하는 위장술의 대가입니다. 야생에서는 1~2m만 떨어져 있어도 쉽게 찾아내기 어렵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금개구리를 찾을 수 있나요?


안산갈대습지에 금개구리 두 마리가 있지만 잘 보이질 않습니다. 물풀과 함께 어우러진 금개구리를 알아차리는 건 마치 '숨은그림찾기' 같습니다. 이렇게 위장을 한 금개구리는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도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가까이 막대기나 카메라를 들이대도 꼼짝도 않았습니다. 위장술에 대한 자신감일까요? 사람들이 해치지 않는다는 걸 알아서일까요?



아래 금개구리는 풀로 몸을 건드려도 꼼짝도 하지 않네요. 동영상을 확인해 보면 금개구리가 얼마나 느긋한지 알 수 있습니다. 다른 개구리와 달리 이렇게 가만히 있는 특성 때문에 옛사람들은 금개구리를 '멍텅구리 개구리'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숨은 금개구리찾기' 한 번 더 해볼까요? 연잎과 물풀 사이에 숨은 금개구리, 위장술이 정말 감쪽같습니다. 휴대전화기로 이 기사를 본다면 사진 속 금개구리 찾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금개구리 있는 곳을 나타낸 사진은 이 기사 끝 부분에 있습니다.



꼼짝도 않는 금개구리, 종일 이러고 있을까요? 아닙니다. 먹이가 나타나면 달라집니다. 풀벌레나 잠자리, 거미, 소금쟁이 등 눈앞에 움직이는 곤충이 등장하면 번개처럼 움직입니다. 아래 동영상을 보면 금개구리가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 알 수 있습니다.


습지에는 온갖 곤충들이 많습니다. 금개구리가 가만히 있으면 언젠가는 눈앞으로 지나가기 마련입니다. 이럴 때 금개구리는 순식간에 잡아챕니다. 위장한 채 가만히 있으면 천적으로부터 눈에 띌 위험도 적어지고 먹이를 잡을 가능성은 크겠지요. 물론 포식자에게 들키는 순간 위험은 더 커지겠지요. 아무튼 금개구리는 독특한 방식으로 오랜 세월 성공적으로 생존해 왔습니다.







금줄을 두른 늠름한 자태의 금개구리, 한때 전국 습지와 농경지에 대규모로 서식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언제 멸종될지 모르는 위기종입니다. 위장술이 더는 통하지 않는 걸까요? 금개구리는 물이 고인 곳을 좋아합니다. 둠벙이나 논고랑에 알을 낳고 서식했습니다. 하지만 농지정리 사업으로 둠벙이 사라지고 논고랑이 콘크리트로 직강화되면서 더는 알을 낳을 곳이 없어졌습니다. 습지들도 각종 개발로 오염되고 사라진 데다가 농약 살포로 논의 먹거리도 줄었습니다.

황소개구리. 서식지가 금개구리와 비슷하다.황소개구리. 서식지가 금개구리와 비슷하다.

또 다른 타격은 사람이 들여온 외래종 '황소개구리'입니다. 황소개구리 역시 금개구리처럼 물이 고인 곳을 좋아합니다. 강원대와 전남대 연구팀이 과거 금개구리 서식지 20여 곳을 조사한 결과, 황소개구리가 출현한 곳에서는 금개구리가 사라지거나 개체 수가 급감했다고 밝혔습니다. 황소개구리에게 먹이를 빼앗기거나 포식당한 거겠죠. 6cm 남짓한 금개구리가 최대 20cm까지 자라는 황소개구리를 당할 수 있겠나요?

안산 금개구리생태공원안산 금개구리생태공원

이제는 금개구리가 사는 곳이면 어디든 귀한 곳입니다. 안산 고잔역과 중앙역 사이에는 옛 철길을 따라 긴 웅덩이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금개구리가 발견되자 지난 2014년 '금개구리 생태공원'을 조성했습니다. 5월에서 10월까지, 따뜻한 계절에는 금개구리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위장하고 있으니 찾기가 쉽지는 않겠지요. 이름도 멋진 금개구리, 언제 우리 곁에 다시 흔하고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을까요? 

금개구리금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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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9-06 17:03:03
    • 수정2016-09-07 13:54:40
    취재K
밝은 녹색의 등 양쪽으로 금빛 줄이 선명합니다. 바로 금개구리,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고유종입니다.

☞ [바로가기] 백과사전 ‘금개구리’

이런 금개구리를 보신 적 있나요? 과거에는 흔했지만, 지금은 멸종위기 2급 종으로 지정될 정도로 개체 수가 급감했습니다. 이러니 야생에서 금개구리를 만나는 건 정말 어렵게 됐지요. 더구나 정작 금개구리 서식지에 가더라도 쉽게 찾아내지 못합니다. 왜일까요?


녹색의 연잎과 개구리밥 위에 역시 녹색의 금개구리가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는 금개구리가 쉽게 보이시죠? 하지만 실제로는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금개구리는 자신의 주변 배경과 몸 색깔을 어울리게 하는 위장술의 대가입니다. 야생에서는 1~2m만 떨어져 있어도 쉽게 찾아내기 어렵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금개구리를 찾을 수 있나요?


안산갈대습지에 금개구리 두 마리가 있지만 잘 보이질 않습니다. 물풀과 함께 어우러진 금개구리를 알아차리는 건 마치 '숨은그림찾기' 같습니다. 이렇게 위장을 한 금개구리는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도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가까이 막대기나 카메라를 들이대도 꼼짝도 않았습니다. 위장술에 대한 자신감일까요? 사람들이 해치지 않는다는 걸 알아서일까요?



아래 금개구리는 풀로 몸을 건드려도 꼼짝도 하지 않네요. 동영상을 확인해 보면 금개구리가 얼마나 느긋한지 알 수 있습니다. 다른 개구리와 달리 이렇게 가만히 있는 특성 때문에 옛사람들은 금개구리를 '멍텅구리 개구리'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숨은 금개구리찾기' 한 번 더 해볼까요? 연잎과 물풀 사이에 숨은 금개구리, 위장술이 정말 감쪽같습니다. 휴대전화기로 이 기사를 본다면 사진 속 금개구리 찾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금개구리 있는 곳을 나타낸 사진은 이 기사 끝 부분에 있습니다.



꼼짝도 않는 금개구리, 종일 이러고 있을까요? 아닙니다. 먹이가 나타나면 달라집니다. 풀벌레나 잠자리, 거미, 소금쟁이 등 눈앞에 움직이는 곤충이 등장하면 번개처럼 움직입니다. 아래 동영상을 보면 금개구리가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 알 수 있습니다.


습지에는 온갖 곤충들이 많습니다. 금개구리가 가만히 있으면 언젠가는 눈앞으로 지나가기 마련입니다. 이럴 때 금개구리는 순식간에 잡아챕니다. 위장한 채 가만히 있으면 천적으로부터 눈에 띌 위험도 적어지고 먹이를 잡을 가능성은 크겠지요. 물론 포식자에게 들키는 순간 위험은 더 커지겠지요. 아무튼 금개구리는 독특한 방식으로 오랜 세월 성공적으로 생존해 왔습니다.







금줄을 두른 늠름한 자태의 금개구리, 한때 전국 습지와 농경지에 대규모로 서식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언제 멸종될지 모르는 위기종입니다. 위장술이 더는 통하지 않는 걸까요? 금개구리는 물이 고인 곳을 좋아합니다. 둠벙이나 논고랑에 알을 낳고 서식했습니다. 하지만 농지정리 사업으로 둠벙이 사라지고 논고랑이 콘크리트로 직강화되면서 더는 알을 낳을 곳이 없어졌습니다. 습지들도 각종 개발로 오염되고 사라진 데다가 농약 살포로 논의 먹거리도 줄었습니다.

황소개구리. 서식지가 금개구리와 비슷하다.
또 다른 타격은 사람이 들여온 외래종 '황소개구리'입니다. 황소개구리 역시 금개구리처럼 물이 고인 곳을 좋아합니다. 강원대와 전남대 연구팀이 과거 금개구리 서식지 20여 곳을 조사한 결과, 황소개구리가 출현한 곳에서는 금개구리가 사라지거나 개체 수가 급감했다고 밝혔습니다. 황소개구리에게 먹이를 빼앗기거나 포식당한 거겠죠. 6cm 남짓한 금개구리가 최대 20cm까지 자라는 황소개구리를 당할 수 있겠나요?

안산 금개구리생태공원
이제는 금개구리가 사는 곳이면 어디든 귀한 곳입니다. 안산 고잔역과 중앙역 사이에는 옛 철길을 따라 긴 웅덩이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금개구리가 발견되자 지난 2014년 '금개구리 생태공원'을 조성했습니다. 5월에서 10월까지, 따뜻한 계절에는 금개구리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위장하고 있으니 찾기가 쉽지는 않겠지요. 이름도 멋진 금개구리, 언제 우리 곁에 다시 흔하고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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