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검 소개받고 왔는데요”…불법 보조금 천태만상

입력 2016.09.06 (21:29) 수정 2016.09.06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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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휴대전화 불법 보조금을 근절하겠다며,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 시행 중인데요,

2년이 다 돼 가지만, 불법 판매 방법은 오히려 더욱 교묘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 현장을 이현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휴대전화 판매점입니다.

<녹취> "따로 보신 거 있으세요?"

<녹취> "박보검 소개받고 왔는데요."

미리 정해준 암호를 대자 갑자기 태도가 달라집니다.

<녹취> 휴대전화 판매업자(음성변조) : "소개받아 오셨기 때문에 큰 거랑 작은 걸로 하나 알려드릴게요."

휴대전화를 앞에 놔두고 대화를 시작합니다.

<녹취> "기계 한 번만 잡아 주시겠어요?"

휴대전화에 진동이 3번 울립니다.

보조금 30만 원을 추가로 주겠다는 뜻입니다.

<녹취> 휴대전화 판매업자(음성변조) : "부가 서비스 조금 넣으시면 추가로 해드릴 순 있어요. 이건 작은 걸로."

또다시 울리는 휴대전화 진동음.

이번에 2번 울리는 것은 2만 원을 추가한다는 뜻.

불법 보조금은 32만 원이 됩니다.

출고가가 83만 원인 갤럭시 S7의 경우, 합법적인 공시지원금으로는 62만 원에 살 수 있는데, 불법 보조금을 받으면 30만 원에 살 수 있는 겁니다.

판매 장소도 다양합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있는 오피스텔, 사무실에 들어가자 다짜고짜 이어폰을 귀에 끼우라고 합니다.

<녹취> 휴대전화 판매업자(음성변조) : "이쪽으로 오세요. 말씀은 하지 마시고요, 듣기만 하시면 돼요."

영상과 함께 개통을 하면 계좌로 불법 보조금을 이체시켜주겠다는 음성이 재생됐습니다.

단속에 걸려도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 이런 대화법을 사용합니다.

휴대전화 판매업자들은 이동통신사들이 불법 보조금을 은밀하게 지원한다고 말합니다.

<녹취> 휴대전화 판매업자(음성변조) : "건당 얼마를 (다른 이통사보다) 더 지급해주고, 이게 파트너쉽 정책이거든요. 저희도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데를 쫓아가야 되잖아요."

이동통신사 측은 자금을 지원하기는 하지만 불법 보조금 용도는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이동통신사 관계자(음성변조) : "임차료나 인테리어 비용을 지급하는 개념이거든요. 몇 건 한다고 해서 얼마 주고 이런 개념이 아니거든요."

휴대전화 개통을 마치 스파이 비밀 작전처럼 하는 불법 보조금 영업 행태는 시장에서 효력을 잃어 가는 단통법의 현실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현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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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보검 소개받고 왔는데요”…불법 보조금 천태만상
    • 입력 2016-09-06 21:31:53
    • 수정2016-09-06 21:41:49
    뉴스 9
<앵커 멘트>

휴대전화 불법 보조금을 근절하겠다며,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 시행 중인데요,

2년이 다 돼 가지만, 불법 판매 방법은 오히려 더욱 교묘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 현장을 이현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휴대전화 판매점입니다.

<녹취> "따로 보신 거 있으세요?"

<녹취> "박보검 소개받고 왔는데요."

미리 정해준 암호를 대자 갑자기 태도가 달라집니다.

<녹취> 휴대전화 판매업자(음성변조) : "소개받아 오셨기 때문에 큰 거랑 작은 걸로 하나 알려드릴게요."

휴대전화를 앞에 놔두고 대화를 시작합니다.

<녹취> "기계 한 번만 잡아 주시겠어요?"

휴대전화에 진동이 3번 울립니다.

보조금 30만 원을 추가로 주겠다는 뜻입니다.

<녹취> 휴대전화 판매업자(음성변조) : "부가 서비스 조금 넣으시면 추가로 해드릴 순 있어요. 이건 작은 걸로."

또다시 울리는 휴대전화 진동음.

이번에 2번 울리는 것은 2만 원을 추가한다는 뜻.

불법 보조금은 32만 원이 됩니다.

출고가가 83만 원인 갤럭시 S7의 경우, 합법적인 공시지원금으로는 62만 원에 살 수 있는데, 불법 보조금을 받으면 30만 원에 살 수 있는 겁니다.

판매 장소도 다양합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있는 오피스텔, 사무실에 들어가자 다짜고짜 이어폰을 귀에 끼우라고 합니다.

<녹취> 휴대전화 판매업자(음성변조) : "이쪽으로 오세요. 말씀은 하지 마시고요, 듣기만 하시면 돼요."

영상과 함께 개통을 하면 계좌로 불법 보조금을 이체시켜주겠다는 음성이 재생됐습니다.

단속에 걸려도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 이런 대화법을 사용합니다.

휴대전화 판매업자들은 이동통신사들이 불법 보조금을 은밀하게 지원한다고 말합니다.

<녹취> 휴대전화 판매업자(음성변조) : "건당 얼마를 (다른 이통사보다) 더 지급해주고, 이게 파트너쉽 정책이거든요. 저희도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데를 쫓아가야 되잖아요."

이동통신사 측은 자금을 지원하기는 하지만 불법 보조금 용도는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이동통신사 관계자(음성변조) : "임차료나 인테리어 비용을 지급하는 개념이거든요. 몇 건 한다고 해서 얼마 주고 이런 개념이 아니거든요."

휴대전화 개통을 마치 스파이 비밀 작전처럼 하는 불법 보조금 영업 행태는 시장에서 효력을 잃어 가는 단통법의 현실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현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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