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앰뷸런스’…‘불법·탈법’ 온상

입력 2016.09.06 (23:10) 수정 2016.11.1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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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7월 충청도의 한 야산에서 암매장된 40대 남성의 변사체가 발견됐는데요.

검찰 수사 결과, 놀랍게도 이 남성은 `구급차`에 납치된 뒤 살해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응급환자들의 목숨을 살리는 `구급차`가 살인 도구로 탈바꿈한 것인데요.

특수차량으로 도로를 활보하면서 강력범죄에 까지 이용되고 있는 `사설 구급차` 문제를 박재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구급차가 호흡장애가 있는 할머니 환자를 실습니다.

하지만, 응급요원은 없고 운전 기사 혼자서 환자를 옮깁니다.

병원 응급실에서 다른 병원으로 구급 환자를 옮길 때도 여전히 운전 기사뿐입니다.

구급차 운행 일지에도 운전 기사들의 이름만 적혀있을 뿐, 응급요원이 함께 탑승한 기록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인터뷰> 사설구급차 관계자 : "응급구조사나 간호사가 솔직하게 한 업체에 15명 있어야되는 데 2~3명 밖에 없습니다."

각종 범죄에도 사설 구급차가 이용되고 있습니다.

2년 전, 경기도의 한 정신병원.

알코올과 도박때문에 재활 치료를 받고 퇴원한 49살 김모 씨는 갑자기 이 병원 구급차에 납치됐습니다.

<인터뷰> 허정수(부장검사/대전지검 천안지청) : "납치한 다음에 실신시키고 돈도 빼앗고 살인하는 행위까지 다 구급차 안에서 일어났습니다."

이들은 시신을 싣고 이곳 충청도를 비롯해 전국의 고속도로를 활보했지만, 구급차라는 이유로 요금도 한 푼 내지 않고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았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범행에 사용된 구급차가 병원 소속이 아니라, 부천에 사는 일 반인의 가짜 차량번호를 단 '대포차'였다는 겁니다.

<녹취> 구급차 관리 담당자(음성변조) : "저희 관내 구급차가 아닙니다.(그 병원은)구급차를 갖고 있지도 않습니다."

1990년대 대형 사고가 잇따르면서 등장한 사설 구급차는 현재 전국에 9백여 대.

하지만 업체가 난립하면서 경영이 어려워지자, `사설 구급차`를 사고파는 업체까지 등장했습니다.

경기도의 한 중고차 매매단지 전국에서 사들인 구급차 30여 대가 거래되고 있습니다

<녹취> 중고구급차 매매상(음성변조) : "2009년산이 있는 데, 그 옆에 있는 것들은 1500~1550만 원입니다."

허가를 받은 각 지역의 구급차 업자에게 일정액의 `지입료`만 내면 편법으로 법인사업자 허가증을 받아 손쉽게 구급차를 살 수 있습니다.

<녹취> 중고구급차 매매상(음성변조) : "지입료를 내고 구입하니까,다 받아줍니다. (지입료를)25만 원 받는 곳도 있고, 30만 원 받는 곳도 있고."

심지어 일반 승합차를 특수차량인 구급차로 개조해 버젓이 판매하기도 합니다.

민간매각이 금지돼 있는 119 구급차까지 유통되고 있습니다.

소방차 안에는 소방본부 내부 정보인 무선호출번호까지 그대로 붙어있습니다.

응급 환자의 목숨을 구하겠다며 등장한 사설 구급차들이 불법과 탈법의 온상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재우입니다.

본 건과 관련해, 매매단지 내 중고구급차 매매상은 편법과 불법을 이용해 사설구급차를 제작 및 유통시키지 않는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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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앰뷸런스’…‘불법·탈법’ 온상
    • 입력 2016-09-06 23:13:01
    • 수정2016-11-11 11: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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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7월 충청도의 한 야산에서 암매장된 40대 남성의 변사체가 발견됐는데요.

검찰 수사 결과, 놀랍게도 이 남성은 `구급차`에 납치된 뒤 살해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응급환자들의 목숨을 살리는 `구급차`가 살인 도구로 탈바꿈한 것인데요.

특수차량으로 도로를 활보하면서 강력범죄에 까지 이용되고 있는 `사설 구급차` 문제를 박재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구급차가 호흡장애가 있는 할머니 환자를 실습니다.

하지만, 응급요원은 없고 운전 기사 혼자서 환자를 옮깁니다.

병원 응급실에서 다른 병원으로 구급 환자를 옮길 때도 여전히 운전 기사뿐입니다.

구급차 운행 일지에도 운전 기사들의 이름만 적혀있을 뿐, 응급요원이 함께 탑승한 기록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인터뷰> 사설구급차 관계자 : "응급구조사나 간호사가 솔직하게 한 업체에 15명 있어야되는 데 2~3명 밖에 없습니다."

각종 범죄에도 사설 구급차가 이용되고 있습니다.

2년 전, 경기도의 한 정신병원.

알코올과 도박때문에 재활 치료를 받고 퇴원한 49살 김모 씨는 갑자기 이 병원 구급차에 납치됐습니다.

<인터뷰> 허정수(부장검사/대전지검 천안지청) : "납치한 다음에 실신시키고 돈도 빼앗고 살인하는 행위까지 다 구급차 안에서 일어났습니다."

이들은 시신을 싣고 이곳 충청도를 비롯해 전국의 고속도로를 활보했지만, 구급차라는 이유로 요금도 한 푼 내지 않고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았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범행에 사용된 구급차가 병원 소속이 아니라, 부천에 사는 일 반인의 가짜 차량번호를 단 '대포차'였다는 겁니다.

<녹취> 구급차 관리 담당자(음성변조) : "저희 관내 구급차가 아닙니다.(그 병원은)구급차를 갖고 있지도 않습니다."

1990년대 대형 사고가 잇따르면서 등장한 사설 구급차는 현재 전국에 9백여 대.

하지만 업체가 난립하면서 경영이 어려워지자, `사설 구급차`를 사고파는 업체까지 등장했습니다.

경기도의 한 중고차 매매단지 전국에서 사들인 구급차 30여 대가 거래되고 있습니다

<녹취> 중고구급차 매매상(음성변조) : "2009년산이 있는 데, 그 옆에 있는 것들은 1500~1550만 원입니다."

허가를 받은 각 지역의 구급차 업자에게 일정액의 `지입료`만 내면 편법으로 법인사업자 허가증을 받아 손쉽게 구급차를 살 수 있습니다.

<녹취> 중고구급차 매매상(음성변조) : "지입료를 내고 구입하니까,다 받아줍니다. (지입료를)25만 원 받는 곳도 있고, 30만 원 받는 곳도 있고."

심지어 일반 승합차를 특수차량인 구급차로 개조해 버젓이 판매하기도 합니다.

민간매각이 금지돼 있는 119 구급차까지 유통되고 있습니다.

소방차 안에는 소방본부 내부 정보인 무선호출번호까지 그대로 붙어있습니다.

응급 환자의 목숨을 구하겠다며 등장한 사설 구급차들이 불법과 탈법의 온상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재우입니다.

본 건과 관련해, 매매단지 내 중고구급차 매매상은 편법과 불법을 이용해 사설구급차를 제작 및 유통시키지 않는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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