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해진 한반도…미국은 군사조치 강행하나

입력 2016.09.11 (10:25) 수정 2016.09.1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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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지난 9일 워싱턴으로 날아갔다. 불과 며칠 전 미국을 다녀온 그이기에 이번 워싱턴행은 예사롭지 않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한 직후에 취해진 조치다. 뭔가 급박하게 해야 할 논의가 있기에 본국으로 호출된 것이다.

고위급 미군 지휘관들의 방한이 잇달아 이뤄지고 있는 것도 예전에는 볼 수 없던 일이다. 지난달 17일에는 마크 밀리 미 육군 참모총장이 방한해 장준규 육군참모총장 등을 만났다. 비슷한 시기 레이 메이버스 해군성 장관도 방한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일에는 에릭 패닝 미 육군 장관이 우리나라를 찾았고 9일에는 로버트 브라운 미 태평양 사령부 육군 사령관, 10일에는 사드 등 미국 미사일 방어 전략을 총괄하는 제임스 시링 미사일 방어청장도 방한했다. 할 일 많은 이들이 집중적으로 한국을 찾은 것은 뭔가 배경이 있다고밖에 할 수 없다.

지난 9월 7일에는 유사시 한반도와 주변 지역의 군사작전을 지휘하게 돼 있는 조셉 던포드 미 합참의장이 일본을 방문하기도 했다.

분주해진 미군 지휘관들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 국방 당국의 움직임이 분주해진 것은 분명하다. 중요한 것은 이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조치 가능성도 함께 거론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외교·안보 전문지인 스트래트포(STRATFOR)는 지난 5월 23일 자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공격 시나리오'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군사공격을 선택해서 실행할 경우 채택할 미국의 구체적인 전략과 수단, 이에 대응한 북한 반격과 실효성 그리고 한반도 무력충돌에 따를 결과들을 상세하게 분석했다.

미국의 외교 안보전문지 스트래트포는 지난 5월 북한에 대한 군사공격 시나리오를 집중 보도했다. (보고서 캡쳐)미국의 외교 안보전문지 스트래트포는 지난 5월 북한에 대한 군사공격 시나리오를 집중 보도했다. (보고서 캡쳐)

스트래트포는 "북한이 미국 대륙에 도달할 핵탄두를 발사하는 능력을 갖출 때까지 개발작업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막바지 단계인 지금 막지 못할 경우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군사 조치를 검토해야 하며 군사조치를 할 경우 신속하고 단호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에 대한 군사 조치는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만 해체하는 최소한의 공격에 국한 될 수도 있고 북한의 지휘부와 미사일 포대, 생화학 무기 시설, 비행장, 항구 등도 포함하는 포괄적인 공격이 될 수도 있다. 포괄적 공격의 경우 규모가 큰 만큼 북한도 미리 알 수 있으며 방어망을 갖추고 군대를 분산시키는 것 이외에 북한이 선제공격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점이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만 공격할 경우 핵 능력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 핵 생산 시설, 핵무기 장비와 탄두, 운반체를 대상으로 해야 하는데 정보 수집의 한계 때문에 대상을 완벽하게 파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스트래트포는 밝혔다.

핵 생산 시설로는 영변 원자로 단지, 평산 우라늄 단지와 농축 시설, 평성 연구 개발 시설을 파괴 대상으로 꼽았고 10 ~ 25개로 추정되는 핵무기와 육상과 공중, 해상의 미사일과 폭격기도 대상에 포함했다.

“북핵 막기 위해 군사 조치 검토해야”

미국이 동원할 군사수단으로는 제한적 기습 공격의 경우 스텔스기와 함정과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크루즈 미사일을 꼽았다. 10대의 B-2 폭격기가 북한 깊숙이 침투해 작전을 수행하고 작전반경이 짧은 F-22 전술 전투기는 24대를 한국이나 일본에 전진 배치해 투입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B-2 폭격기. 북한 깊숙이 침투해 핵 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공격 자원이다.미국의 B-2 폭격기. 북한 깊숙이 침투해 핵 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공격 자원이다.

F-22는 2개의 450㎏ 짜리 JDAM 폭탄이나 다른 다양한 폭탄을 발사할 수 있으며 B-2 폭격기는 16개의 900kg 짜리 JDAM이나 13,600kg 짜리 지하 침투용 폭탄을 투입할 수 있다. 공중 공격에 이어 미국은 보유 중인 4대의 오하이오 급 잠수함 가운데 2대를 북한 연해에 배치해서 300기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하고 제 7함대 소속 전투함단에서 600기 이상의 토마호크를 작전에 투입할 수 있다.

스트래트포는 이들 공격수단 가운데 B-2 폭격기를 활용한 10개의 지하 침투용 폭탄(Massive Ordnance Penetrator)와 80개의 JDAM 투하만으로도 북한의 핵시설과 핵무기 관련 장소는 파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B-2 폭격기의 첫 작전에 이은 24대의 F-22 출격과 600발 이상의 크루즈 미사일 발사가 더해지면 북한의 발사체와 항공기를 무력화해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반격할 경우, 서울에서도 수천 명 희생”

스트래트포는 북한의 반격에 따른 피해 상황도 상세하게 분석했다. 미군의 공격이 이뤄지면 북한의 반격은 우선 재래식 포격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즉각적으로 반격할 준비가 돼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공격은 서울의 일부 지역을 파괴할 수도 있다. 북한 재래식 무기의 효용성이 저하됨에 따라 피해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고 상당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어 서로 엇갈린다는 지적도 소개했다.

북한은 민간과 경제 시설을 파괴해서 충격을 주는 공격(Countervalue attack)을 할 수도 있고 한미 양국의 군사시설을 타겟으로 하는 공격(Counterforce attack)을 할도 있고 둘을 결합해서 할 수도 있다. 북한이 전력을 다할 경우 B-52 폭격기 11대의 투하량에 버금가는 350톤의 폭탄을 한 번에 서울에 쏟아 부을 능력이 있다. 흔히 말하듯 수만 명의 사상자가 서울에서 발생하기는 어렵지만 수천 명의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다고 스트래트포는 분석했다.


한국 군 당국은 면밀한 대책과 전략 있나?

스트래트포의 전쟁 시나리오 공개는 매우 구체적이다. 미국 정부나 공식 기관의 자료는 아니지만 그들의 도움 없이는 분석할 수 없는 내용들이 들어 있다. 어떻게 보면 미군 당국이 스트래트포의 입을 빌어 북한에 심각한 경고를 보는 것일 수도 있다.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은 “지금 한반도 상황은 매우 심각하며 미국 정부는 명분이 확보되고 북한이 빌미를 제공할 경우 북한에 대한 군사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 경우 한국에는 20여 년 전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놓고 갈팡질팡했던 1994년과 같은 상황이 다시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카터 국방장관의 발언도 예사롭지 않다. 미국이 당장 군사 공격에 나서지 않는다 하더라도 해상 봉쇄 같은 군사 조치는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반도에 실제적 전쟁 위기가 닥칠 것에 대비한 한국 정부와 군 당국의 면밀한 대책과 전략이 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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