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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 “개그맨 3천명 시대…치고 빠지기 잘했죠”
입력 2016.09.11 (10:36) 연합뉴스
"지금 개그맨이 3천명이래요. 대단하지 않아요? 내가 예전에 하기 잘했어요. 어휴, 지금 어찌 살아남아요? 나 같은 사람은 못해요. 치고 빠지기 잘했죠. (웃음)"

개그맨 이홍렬(62)은 만나자마자 이렇게 말하더니 1시간 남짓 '알아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내가 내 얘기 알아서 할게요"라는 그는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냈다.

이런 말도 했다.

"내가 예전에 잡지 인터뷰를 한 2시간 했는데 기사가 나온 걸 보니 첫 문장이 뭐였는지 아세요? '그의 입을 틀어막고 싶었다'였어요. 하하하. 내가 그걸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이홍렬을 만났다.

그는 지난 10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막을 올린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에서 변사를 맡고 있고,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홍보대사로 16년째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또 '즐겁게 사는 인생'을 주제로 기업 CEO 등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는 인기 강사이고, 연극 '여보 나도 할 말 있어'의 지방 공연도 앞두고 있다.

이러나저러나 그는 코미디언이고, 개그맨이다. 인터뷰는 '개그콘서트' 저리가라 즐거웠다. 질문은 거의 하지 않았다. (할 수가 없었다.)

"일단 '불효자는 웁니다' 얘기를 좀 해야겠죠? 이번이 시즌2인데, 나는 작년 시즌1에 이어 변사를 맡았어요. 처음에 악극을 하자는 제안이 왔을 때 내 얘기가 아닌 줄 알았어요. 악극이라고 하면 나이 든 사람이 하는 것 같잖아요. 근데 내 나이가 육십이 넘었더라고. 내가 육십이 넘은 건 모르고 악극이 남 얘기인 줄 알았으니….(웃음) 작년에 장충체육관서 공연했는데 노인 문화가 정말 없다는 것을 느꼈어요. 60~70대 관객이 줄을 서서 표를 끊길래 왜 자식들 안 시키냐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자식도 필요 없다. 내 손으로 내 돈 내고 표 끊고 본다'고 하더라고요. 경제력도 있고 시간도 있는 노인들에게는 그들만의 문화가 필요한데 너무 없구나 알게 됐어요."

이번 '불효자는 웁니다'에서는 고두심, 김영옥, 안재모, 이종원, 이유리 등이 연기를 하고 이홍렬이 변사와 함께 사이사이 치고 들어가 감초 연기를 펼친다.

"저랑 김영옥 씨 빼고는 작가와 연출, 배우가 모두 바뀌어서 작년과는 또 다른 느낌의 공연이 됐어요. 특히 이번 시즌2는 작가가 나를 위해 썼구나 싶을 정도로 저한테 딱이에요. 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나이가 들면 없어질 법도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저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이미 제가 부모님의 나이를 넘어섰는데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은 변함이 없어요. 관객들도 실컷 울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실 거라 믿어요."

이미 반응도 좋다. 극장 '용'에서 50일간 공연 후 내년 1월까지 지방공연 스케줄이 잡혀있다.

"제작자가 워낙 열의를 가지고 준비해서 좀 잘됐으면 좋겠어요. 이런 게 잘돼야 노인들을 위한 공연이 활성화되지 않겠어요?"

1990~2000년대 최정상의 인기를 누린 이홍렬이다.

'이홍렬 쇼'는 불야성의 인기였고, 그는 '뺑코'라는 애칭과 함께 남녀노소에게 사랑받았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천하의 이홍렬도 심야 프라임타임의 황제에서 아침토크쇼 진행자로 내려갔고 지금은 케이블채널에서 활동하고 있다.

"리얼버라이어티 시대로 넘어가면서 내가 설 자리가 없더라고요. 지금은 TV에서 건강프로그램 진행하고 있어요. 한때는 상황이 바뀌는 것에 속상해하기도 했지만 돌아보면 연예인으로서 여한 없이 행복했어요. 그리고 크든 작든 38년째 아직도 활동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잖아요. 최고의 노후 대책은 현역이라는데, 저는 지금도 일하고 있으니 감사하죠."

TV에서의 전성기는 지났지만 그는 연극공연과 강의로 '이홍렬'이라는 이름이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1987년에 늦게 대학(중앙대 연영과)을 졸업했어요. 그때 교수님이 1년에 한편씩이라도 연극을 꼭 하라고 하셨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나. TV 활동하느라 못했죠. 근데 제가 연극을 뒤늦게 하고 있잖아요. 세상이 이렇게 이어지는구나 싶어 신기해요. 강의는 즐겁게 살자는 주제로 하고 있어요. 다들 너무 바쁘게 사느라 즐거움을 놓치고 있잖아요. 저도 예전에는 성공만 보고 달려왔고 그 과정에서 교만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아무리 성공을 해도 즐거움이 없는 인생은 소용없어요. 우리는 즐겁게 살아야 합니다."

이홍렬은 나눔과 봉사에도 전념하고 있다. 2012년에는 한 달간 서울에서 부산까지 국토종단을 하며 모은 성금 3억원으로 아프리카에 자전거 2천600대를 보냈고, 최근에는 '기부 독려 나눔강연 100회'를 모두 마쳤다.

"예전에 우연히 스타들의 신년 운세를 전한 기사를 봤는데 저한테는 '넌 갈증을 해결했으니 다른 이의 갈증을 해결하라'고 돼 있더라고요. 그걸 보고 뭔가 탁 느껴졌어요. 나눔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고 제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뭐든 해야죠."

그는 말만 많은 게 아니었다. 그 말들을 실천으로 옮기느라 바빴다. '뺑코'는 여전히 전성기다.
  • 이홍렬 “개그맨 3천명 시대…치고 빠지기 잘했죠”
    • 입력 2016-09-11 10:36:00
    연합뉴스
"지금 개그맨이 3천명이래요. 대단하지 않아요? 내가 예전에 하기 잘했어요. 어휴, 지금 어찌 살아남아요? 나 같은 사람은 못해요. 치고 빠지기 잘했죠. (웃음)"

개그맨 이홍렬(62)은 만나자마자 이렇게 말하더니 1시간 남짓 '알아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내가 내 얘기 알아서 할게요"라는 그는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냈다.

이런 말도 했다.

"내가 예전에 잡지 인터뷰를 한 2시간 했는데 기사가 나온 걸 보니 첫 문장이 뭐였는지 아세요? '그의 입을 틀어막고 싶었다'였어요. 하하하. 내가 그걸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이홍렬을 만났다.

그는 지난 10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막을 올린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에서 변사를 맡고 있고,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홍보대사로 16년째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또 '즐겁게 사는 인생'을 주제로 기업 CEO 등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는 인기 강사이고, 연극 '여보 나도 할 말 있어'의 지방 공연도 앞두고 있다.

이러나저러나 그는 코미디언이고, 개그맨이다. 인터뷰는 '개그콘서트' 저리가라 즐거웠다. 질문은 거의 하지 않았다. (할 수가 없었다.)

"일단 '불효자는 웁니다' 얘기를 좀 해야겠죠? 이번이 시즌2인데, 나는 작년 시즌1에 이어 변사를 맡았어요. 처음에 악극을 하자는 제안이 왔을 때 내 얘기가 아닌 줄 알았어요. 악극이라고 하면 나이 든 사람이 하는 것 같잖아요. 근데 내 나이가 육십이 넘었더라고. 내가 육십이 넘은 건 모르고 악극이 남 얘기인 줄 알았으니….(웃음) 작년에 장충체육관서 공연했는데 노인 문화가 정말 없다는 것을 느꼈어요. 60~70대 관객이 줄을 서서 표를 끊길래 왜 자식들 안 시키냐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자식도 필요 없다. 내 손으로 내 돈 내고 표 끊고 본다'고 하더라고요. 경제력도 있고 시간도 있는 노인들에게는 그들만의 문화가 필요한데 너무 없구나 알게 됐어요."

이번 '불효자는 웁니다'에서는 고두심, 김영옥, 안재모, 이종원, 이유리 등이 연기를 하고 이홍렬이 변사와 함께 사이사이 치고 들어가 감초 연기를 펼친다.

"저랑 김영옥 씨 빼고는 작가와 연출, 배우가 모두 바뀌어서 작년과는 또 다른 느낌의 공연이 됐어요. 특히 이번 시즌2는 작가가 나를 위해 썼구나 싶을 정도로 저한테 딱이에요. 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나이가 들면 없어질 법도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저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이미 제가 부모님의 나이를 넘어섰는데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은 변함이 없어요. 관객들도 실컷 울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실 거라 믿어요."

이미 반응도 좋다. 극장 '용'에서 50일간 공연 후 내년 1월까지 지방공연 스케줄이 잡혀있다.

"제작자가 워낙 열의를 가지고 준비해서 좀 잘됐으면 좋겠어요. 이런 게 잘돼야 노인들을 위한 공연이 활성화되지 않겠어요?"

1990~2000년대 최정상의 인기를 누린 이홍렬이다.

'이홍렬 쇼'는 불야성의 인기였고, 그는 '뺑코'라는 애칭과 함께 남녀노소에게 사랑받았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천하의 이홍렬도 심야 프라임타임의 황제에서 아침토크쇼 진행자로 내려갔고 지금은 케이블채널에서 활동하고 있다.

"리얼버라이어티 시대로 넘어가면서 내가 설 자리가 없더라고요. 지금은 TV에서 건강프로그램 진행하고 있어요. 한때는 상황이 바뀌는 것에 속상해하기도 했지만 돌아보면 연예인으로서 여한 없이 행복했어요. 그리고 크든 작든 38년째 아직도 활동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잖아요. 최고의 노후 대책은 현역이라는데, 저는 지금도 일하고 있으니 감사하죠."

TV에서의 전성기는 지났지만 그는 연극공연과 강의로 '이홍렬'이라는 이름이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1987년에 늦게 대학(중앙대 연영과)을 졸업했어요. 그때 교수님이 1년에 한편씩이라도 연극을 꼭 하라고 하셨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나. TV 활동하느라 못했죠. 근데 제가 연극을 뒤늦게 하고 있잖아요. 세상이 이렇게 이어지는구나 싶어 신기해요. 강의는 즐겁게 살자는 주제로 하고 있어요. 다들 너무 바쁘게 사느라 즐거움을 놓치고 있잖아요. 저도 예전에는 성공만 보고 달려왔고 그 과정에서 교만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아무리 성공을 해도 즐거움이 없는 인생은 소용없어요. 우리는 즐겁게 살아야 합니다."

이홍렬은 나눔과 봉사에도 전념하고 있다. 2012년에는 한 달간 서울에서 부산까지 국토종단을 하며 모은 성금 3억원으로 아프리카에 자전거 2천600대를 보냈고, 최근에는 '기부 독려 나눔강연 100회'를 모두 마쳤다.

"예전에 우연히 스타들의 신년 운세를 전한 기사를 봤는데 저한테는 '넌 갈증을 해결했으니 다른 이의 갈증을 해결하라'고 돼 있더라고요. 그걸 보고 뭔가 탁 느껴졌어요. 나눔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고 제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뭐든 해야죠."

그는 말만 많은 게 아니었다. 그 말들을 실천으로 옮기느라 바빴다. '뺑코'는 여전히 전성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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