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당 득세에 베를린 좌파연정 예고…시름 깊어진 메르켈

입력 2016.09.20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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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350만 명에 유권자 250만 명이 등록된 18일 독일의 베를린주의회 선거 결과, 반유로·반이슬람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lternative fuer Deutschland. 대안당)이 14.2%의 높은 지지율로 전체 149석 가운데 25석을 차지했다.

독일 전역 16개 주의회 가운데 10번째 입성이라는 의미를 가진 둥지 틀기를 수도인 정치 1번지에서 달성하게 된 것이다.

19일 오후 현재 관할 선거관리 당국이 공표한 정당별 득표율에 따르면 현 주정부 집권다수인 사회민주당 21.6%(38석), 소수당 파트너 기독민주당 17.6%(31석), 좌파당 15.6%(27석), 녹색당 15.2%(27석), 대안당 14.2%, 자유민주당 6.7%(12석) 순이었다.

대안당의 이번 성적은 직전까지 발표된 여론조사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나왔다는 점에서 약진을 이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첫 베를린주의회 선거 참여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낸 대안당의 지지 잠식에 따라 기성 정당들은 후퇴가 강제됐다.

무엇보다 양대 정당인 사민당과 기민당의 합산 지지율이 과반이 안 되는 초유의 사태가 지난 4일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의회 선거에서처럼 똑같이 발생했다.

독일 언론은 특히, 사민당 주도의 이들 양당 대연정 시정부만 아니면 무엇이든 괜찮다는 유권자들의 "대연정 심판"이었다고 평가했다.

그 점에서 차기 시정부도 이끌 가능성이 큰 사민당의 미하엘 뮐러 시장은 "최약체 승자"로도 묘사됐다.

이는 원내 입성한 정당 중 사민당이 직전 선거 대비 6.7%포인트라는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뮐러 시장은 그럼에도, 선거 전 예고한 대로 사민-녹색당에 좌파당까지 얹은 3당의 이른바 적적녹 연정을 꾸려야 하는 상황에 몰려 앞으로 이에 매달릴 전망이다.

좌파당까지 가세한 적적녹의 좌파연정 성사는 독일 정치권의 주요 관심사다.

튀링겐주에서 유일한 좌파당 주총리 주도의 적적녹 연정은 내년 가을 총선 이후 출범할 차기 연방정부의 연정 조합과 관련해서 연정 구성을 주도하고 싶어하는 사민당이 저울질하는 대안 모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베를린시정부에서마저 권력 참여가 배제된 기민당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로선 또다시 쓰디쓴 고배를 맛보게 됐다.

그 스스로도 선거 직후 성명 발표를 통해 "매우 쓰다"라고 소감을 밝히고 작년 난민대응의 실책을 인정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러나 연간 난민 유입 숫자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을 물리치고 거듭 반난민 포퓰리즘 세력에 경계를 표시하는 것으로 자신의 난민 개방정책 노선을 방어했다.

따라서 반난민 드라이브를 거는 대안당 외 기민당의 자매 보수당인 기독사회당과 이 정당의 호르스트 제호퍼 당수의 난민 억제 요구에 계속해서 시달릴 공산이 크다.

메르켈 총리는 앞으로 12월 기민당 전당대회와 내년 2월 대통령선거, 이후 자를란트, 슐레스비히홀슈타인, 노르트라인베르스트팔렌 주의회 선거 등 주요 정치일정을 앞에 둔 채 가시방석 같은 시기를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때 70∼80%대 지지율을 기록하다 지금은 40%대로 꺾인 메르켈 총리가 자신의 난민정책을 어떻게 보강해 가면서 유권자들의 반난민 정서와 정치권의 비판여론을 다독이고 비껴가며 위기를 극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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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우당 득세에 베를린 좌파연정 예고…시름 깊어진 메르켈
    • 입력 2016-09-20 02:45:26
    국제
인구 350만 명에 유권자 250만 명이 등록된 18일 독일의 베를린주의회 선거 결과, 반유로·반이슬람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lternative fuer Deutschland. 대안당)이 14.2%의 높은 지지율로 전체 149석 가운데 25석을 차지했다.

독일 전역 16개 주의회 가운데 10번째 입성이라는 의미를 가진 둥지 틀기를 수도인 정치 1번지에서 달성하게 된 것이다.

19일 오후 현재 관할 선거관리 당국이 공표한 정당별 득표율에 따르면 현 주정부 집권다수인 사회민주당 21.6%(38석), 소수당 파트너 기독민주당 17.6%(31석), 좌파당 15.6%(27석), 녹색당 15.2%(27석), 대안당 14.2%, 자유민주당 6.7%(12석) 순이었다.

대안당의 이번 성적은 직전까지 발표된 여론조사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나왔다는 점에서 약진을 이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첫 베를린주의회 선거 참여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낸 대안당의 지지 잠식에 따라 기성 정당들은 후퇴가 강제됐다.

무엇보다 양대 정당인 사민당과 기민당의 합산 지지율이 과반이 안 되는 초유의 사태가 지난 4일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의회 선거에서처럼 똑같이 발생했다.

독일 언론은 특히, 사민당 주도의 이들 양당 대연정 시정부만 아니면 무엇이든 괜찮다는 유권자들의 "대연정 심판"이었다고 평가했다.

그 점에서 차기 시정부도 이끌 가능성이 큰 사민당의 미하엘 뮐러 시장은 "최약체 승자"로도 묘사됐다.

이는 원내 입성한 정당 중 사민당이 직전 선거 대비 6.7%포인트라는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뮐러 시장은 그럼에도, 선거 전 예고한 대로 사민-녹색당에 좌파당까지 얹은 3당의 이른바 적적녹 연정을 꾸려야 하는 상황에 몰려 앞으로 이에 매달릴 전망이다.

좌파당까지 가세한 적적녹의 좌파연정 성사는 독일 정치권의 주요 관심사다.

튀링겐주에서 유일한 좌파당 주총리 주도의 적적녹 연정은 내년 가을 총선 이후 출범할 차기 연방정부의 연정 조합과 관련해서 연정 구성을 주도하고 싶어하는 사민당이 저울질하는 대안 모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베를린시정부에서마저 권력 참여가 배제된 기민당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로선 또다시 쓰디쓴 고배를 맛보게 됐다.

그 스스로도 선거 직후 성명 발표를 통해 "매우 쓰다"라고 소감을 밝히고 작년 난민대응의 실책을 인정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러나 연간 난민 유입 숫자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을 물리치고 거듭 반난민 포퓰리즘 세력에 경계를 표시하는 것으로 자신의 난민 개방정책 노선을 방어했다.

따라서 반난민 드라이브를 거는 대안당 외 기민당의 자매 보수당인 기독사회당과 이 정당의 호르스트 제호퍼 당수의 난민 억제 요구에 계속해서 시달릴 공산이 크다.

메르켈 총리는 앞으로 12월 기민당 전당대회와 내년 2월 대통령선거, 이후 자를란트, 슐레스비히홀슈타인, 노르트라인베르스트팔렌 주의회 선거 등 주요 정치일정을 앞에 둔 채 가시방석 같은 시기를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때 70∼80%대 지지율을 기록하다 지금은 40%대로 꺾인 메르켈 총리가 자신의 난민정책을 어떻게 보강해 가면서 유권자들의 반난민 정서와 정치권의 비판여론을 다독이고 비껴가며 위기를 극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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