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원은 양산 단층?…“새로운 활성 단층 가능성”

입력 2016.09.2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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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측 사상 최대의 지진이 났던 경주 지역에 어제(19일) 또 다시 규모 4.5의 강한 여진이 발생했다. 지진은 사전적으로 '지구 내부의 에너지가 지표로 나와 땅이 갈라지며 흔들리는 현상'을 뜻한다. 이렇게 큰 지진이 났다는 것은 땅 속에 그만큼 큰 에너지가 쌓여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주 지역의 땅 밑에선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 12일 규모 5.8의 본진과 5.1의 전진, 그리고 대부분의 여진은 양산 단층 부근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양산 단층은 위성 사진에서도 골짜기가 뚜렷이 보일 만큼 지표로 드러난 단층이다. 경부고속도로 경주-양산 구간이 양산 단층 위에 놓여 있다. 이번 지진이 양산 단층에서 발생한 것이라면 그동안 양산 단층을 비활성 단층(오래전에 변동이 있었지만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단층)으로 판단했던 전문가들의 분석도 달라질 수 있다.

지난 12일 규모 5.8 지진의 진앙. 양산 단층 서쪽에 위치한 것으로 분석된다.지난 12일 규모 5.8 지진의 진앙. 양산 단층 서쪽에 위치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지진이 어느 단층에서 발생한 것인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질자원연구원 지헌철 지진연구센터장은 "경주 지진의 본진과 여진이 발생한 곳은 대부분 양산 단층보다 다소 서쪽으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연세대 지구시스템학과 홍태경 교수는 "일반적으로 규모 5.8 정도 되는 지진이라면 지표 파열을 약 8km 정도 만들어내지만 이번 경주 지진 같은 경우에는 지표 파열이 관측되지 않았기에 주 단층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을 발생시킨 단층이 지표에 나타나는 양산 단층 가운데 하나인지, 아니면 지표 아래 가려진 또 다른 단층인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이런 까닭에 "어제(19일) 발생한 여진조차도 본진이 발생한 단층대에서 발생한 지진인지, 아니면 또 다른 단층대에서 발생한 지진인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지진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주단층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그리고 주단층을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여진 분석이다. 홍 교수는 "지금까지 400차례 이상의 여진이 발생했고, 이 여진을 정밀 분석하면 주단층이 발생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히고, "이를 위해 현재 대학 연합으로 구성된 지질조사팀들이 현장에 나가 이동 지진계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규모 5.8 지진의 에너지 전파(계기 진도 분포도)규모 5.8 지진의 에너지 전파(계기 진도 분포도)

앞으로 더 큰 지진의 발생 가능성이 초미의 관심사지만 원인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진단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홍 교수는 "규모 5.8 지진에 의해서 막대한 에너지가 밖으로 배출되었고 최대 쌓인 응력의 값은 약 10bar에 이른다"며 "이 정도의 값은 또 다른 응력이 쌓인 지역에 지진을 유발할 수 있는 충분한 정도의 응력이므로 또 다른 지역에 또 다른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추가 지진 위험 지역은 단연 규모 5.8 지진에 의해서 쌓인 응력이 배출된 양산 단층대 일대로 꼽힌다. 하지만 홍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 한반도 일원 전체에 지각 교란이 있었고 이에 따라서 응력이 추가로 쌓인 상태라서 지금까지 응력이 많이 쌓인 지역이라면 언제든 다른 곳에서도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지진 위험 지역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이번 지진이 일어난 양산 단층 부근을 비롯해 전국적인 활성 단층의 조사가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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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원은 양산 단층?…“새로운 활성 단층 가능성”
    • 입력 2016-09-20 14:47:59
    취재K
관측 사상 최대의 지진이 났던 경주 지역에 어제(19일) 또 다시 규모 4.5의 강한 여진이 발생했다. 지진은 사전적으로 '지구 내부의 에너지가 지표로 나와 땅이 갈라지며 흔들리는 현상'을 뜻한다. 이렇게 큰 지진이 났다는 것은 땅 속에 그만큼 큰 에너지가 쌓여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주 지역의 땅 밑에선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 12일 규모 5.8의 본진과 5.1의 전진, 그리고 대부분의 여진은 양산 단층 부근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양산 단층은 위성 사진에서도 골짜기가 뚜렷이 보일 만큼 지표로 드러난 단층이다. 경부고속도로 경주-양산 구간이 양산 단층 위에 놓여 있다. 이번 지진이 양산 단층에서 발생한 것이라면 그동안 양산 단층을 비활성 단층(오래전에 변동이 있었지만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단층)으로 판단했던 전문가들의 분석도 달라질 수 있다.

지난 12일 규모 5.8 지진의 진앙. 양산 단층 서쪽에 위치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지진이 어느 단층에서 발생한 것인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질자원연구원 지헌철 지진연구센터장은 "경주 지진의 본진과 여진이 발생한 곳은 대부분 양산 단층보다 다소 서쪽으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연세대 지구시스템학과 홍태경 교수는 "일반적으로 규모 5.8 정도 되는 지진이라면 지표 파열을 약 8km 정도 만들어내지만 이번 경주 지진 같은 경우에는 지표 파열이 관측되지 않았기에 주 단층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을 발생시킨 단층이 지표에 나타나는 양산 단층 가운데 하나인지, 아니면 지표 아래 가려진 또 다른 단층인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이런 까닭에 "어제(19일) 발생한 여진조차도 본진이 발생한 단층대에서 발생한 지진인지, 아니면 또 다른 단층대에서 발생한 지진인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지진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주단층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그리고 주단층을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여진 분석이다. 홍 교수는 "지금까지 400차례 이상의 여진이 발생했고, 이 여진을 정밀 분석하면 주단층이 발생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히고, "이를 위해 현재 대학 연합으로 구성된 지질조사팀들이 현장에 나가 이동 지진계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규모 5.8 지진의 에너지 전파(계기 진도 분포도)
앞으로 더 큰 지진의 발생 가능성이 초미의 관심사지만 원인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진단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홍 교수는 "규모 5.8 지진에 의해서 막대한 에너지가 밖으로 배출되었고 최대 쌓인 응력의 값은 약 10bar에 이른다"며 "이 정도의 값은 또 다른 응력이 쌓인 지역에 지진을 유발할 수 있는 충분한 정도의 응력이므로 또 다른 지역에 또 다른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추가 지진 위험 지역은 단연 규모 5.8 지진에 의해서 쌓인 응력이 배출된 양산 단층대 일대로 꼽힌다. 하지만 홍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 한반도 일원 전체에 지각 교란이 있었고 이에 따라서 응력이 추가로 쌓인 상태라서 지금까지 응력이 많이 쌓인 지역이라면 언제든 다른 곳에서도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지진 위험 지역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이번 지진이 일어난 양산 단층 부근을 비롯해 전국적인 활성 단층의 조사가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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