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흔들리는데…대피 시설 ‘무용지물’

입력 2016.09.20 (23:08) 수정 2016.09.2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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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원전이 밀집한 경주에서 최근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원전 주변 주민들의 대피 시설이 정작 지진 때 제구실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정혜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주 월성 원전에서 20km 떨어진 한 주택가.

갑자기 땅이 요동치더니 주민들이 건물에서 뛰쳐나옵니다.

벽이 여기저기 갈라질 정도의 큰 충격에 주민들은 또 불안한 밤을 보냈습니다.

<인터뷰> 최연옥(경주시 양남면) : "나왔다가 저기 밖에 나가있다가 (창고)가서 잤어요. (집이) 흔들릴까봐 무서워서."

경주의 주민 대피 시설은 모두 71곳, 그러나 정작 이를 아는 주민은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 이말순·방봉선(경주시 양남면) : "(대피소로 대피하셨어요?) 대피소가 뭐고? 어떻게 피하면 됩니까?"

그나마 원전에서 가장 가까운 이 대피소는 지진 당시 문이 잠겨 있어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인터뷰> 김진선(경주시 양남면) : "우왕좌왕하다가 대피소에 와보니까 문이 다 잠겨있고 캄캄하고 들어갈 수 없어서 있다가 돌아왔는데...다른 사람들도 왔다가 캄캄하니까 돌아가더라고."

대피 시설로 지정된 곳도 마을회관이나 학교 운동장 등지로 방사능 방호 시설이 갖춰진 곳은 없습니다.

마스크와 장갑 같은 방호 물품도 읍면동 사무소 창고에 보관하다보니 정작 비상시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녹취> 경주시 재난안전과 관계자(음성변조) : "그런 거는 필요하면 우리가 배부하는 수밖에 없어요. 언제, 어디서 누가 사고 날지 어떻게 알고 배부를 해놔요."

불안한 지진이 계속되고 있지만, 정작 주민 대피 시설은 제구실을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혜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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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땅 흔들리는데…대피 시설 ‘무용지물’
    • 입력 2016-09-20 23:11:24
    • 수정2016-09-21 00: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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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원전이 밀집한 경주에서 최근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원전 주변 주민들의 대피 시설이 정작 지진 때 제구실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정혜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주 월성 원전에서 20km 떨어진 한 주택가.

갑자기 땅이 요동치더니 주민들이 건물에서 뛰쳐나옵니다.

벽이 여기저기 갈라질 정도의 큰 충격에 주민들은 또 불안한 밤을 보냈습니다.

<인터뷰> 최연옥(경주시 양남면) : "나왔다가 저기 밖에 나가있다가 (창고)가서 잤어요. (집이) 흔들릴까봐 무서워서."

경주의 주민 대피 시설은 모두 71곳, 그러나 정작 이를 아는 주민은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 이말순·방봉선(경주시 양남면) : "(대피소로 대피하셨어요?) 대피소가 뭐고? 어떻게 피하면 됩니까?"

그나마 원전에서 가장 가까운 이 대피소는 지진 당시 문이 잠겨 있어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인터뷰> 김진선(경주시 양남면) : "우왕좌왕하다가 대피소에 와보니까 문이 다 잠겨있고 캄캄하고 들어갈 수 없어서 있다가 돌아왔는데...다른 사람들도 왔다가 캄캄하니까 돌아가더라고."

대피 시설로 지정된 곳도 마을회관이나 학교 운동장 등지로 방사능 방호 시설이 갖춰진 곳은 없습니다.

마스크와 장갑 같은 방호 물품도 읍면동 사무소 창고에 보관하다보니 정작 비상시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녹취> 경주시 재난안전과 관계자(음성변조) : "그런 거는 필요하면 우리가 배부하는 수밖에 없어요. 언제, 어디서 누가 사고 날지 어떻게 알고 배부를 해놔요."

불안한 지진이 계속되고 있지만, 정작 주민 대피 시설은 제구실을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혜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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