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 ‘라면 소녀’ 임춘애의 감동적인 투혼의 질주

입력 2016.09.22 (21:54) 수정 2016.09.22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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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86년 9월은 우리나라가 유치한 사상 첫 종합대회인 서울 아시안게임이 열린 달입니다.

이때 떠오른 스타 가운데 한 명은 여고생 육상 선수 임춘애인데요,

'라면만 먹고 뛰었다'는 해프닝을 남기기도 한 임춘애의 감동적인 투혼의 질주를, 김기범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86년 아시안게임 전까지 이렇다 할 여자 스타를 배출하지 못했던 한국 육상.

17살의 무명 소녀 임춘애의 질주는 그래서 더 놀라웠습니다.

1,500m에서 우승 후보들인 중국의 쟁쟁한 선수들을 마지막 순간 제치고 깜짝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녹취> 당시 중계멘트 : "20m 앞…임춘애 확실합니다. 골인 금메달!"

이어진 3천 미터에서도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역전극을 펼친 임춘애.

무거운 신발을 벗고 맨발로 육상 트랙을 도는 임춘애를 보며 경기장에 온 모든 사람들이 뜨거운 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

<인터뷰> 임춘애(서울 아시안게임 3관왕) : "1,500m로 만족하려 했는데 3,000m도 이렇게 영광을 받아 기쁘고 지금 모르겠어요. 아무것도."

허름한 숙소와 열악한 훈련 여건 속에서 일궈낸 임춘애의 기적은 온 국민을 감동에 젖게 했습니다.

특히, 당시 일부 언론에서 '라면만 먹고 뛰었다'는 기사 때문에 더욱더 인간승리의 표본이 되기도 했지만,

집안 환경이 좋지 못해 배고픔을 참고 뛴 임춘애의 투혼을 과장한 해프닝으로 밝혀졌습니다.

<인터뷰> 2008년 KBS 방송 프로그램 : "저희 선생님이 신문에 우리 이렇게 힘들게 운동했다고 라면도 먹어가며 그렇게 말한 게 부풀려졌어요."

임춘애의 신데렐라 스토리는 2년 뒤 열린 서울 올림픽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배고픔을 참고 달리기에 모든 것을 건 임춘애의 투혼과 도전 정신은 아직도 대한민국 스포츠사에 가장 빛나는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KBS 뉴스 김기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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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땐 그랬지] ‘라면 소녀’ 임춘애의 감동적인 투혼의 질주
    • 입력 2016-09-22 21:57:29
    • 수정2016-09-22 22: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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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86년 9월은 우리나라가 유치한 사상 첫 종합대회인 서울 아시안게임이 열린 달입니다.

이때 떠오른 스타 가운데 한 명은 여고생 육상 선수 임춘애인데요,

'라면만 먹고 뛰었다'는 해프닝을 남기기도 한 임춘애의 감동적인 투혼의 질주를, 김기범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86년 아시안게임 전까지 이렇다 할 여자 스타를 배출하지 못했던 한국 육상.

17살의 무명 소녀 임춘애의 질주는 그래서 더 놀라웠습니다.

1,500m에서 우승 후보들인 중국의 쟁쟁한 선수들을 마지막 순간 제치고 깜짝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녹취> 당시 중계멘트 : "20m 앞…임춘애 확실합니다. 골인 금메달!"

이어진 3천 미터에서도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역전극을 펼친 임춘애.

무거운 신발을 벗고 맨발로 육상 트랙을 도는 임춘애를 보며 경기장에 온 모든 사람들이 뜨거운 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

<인터뷰> 임춘애(서울 아시안게임 3관왕) : "1,500m로 만족하려 했는데 3,000m도 이렇게 영광을 받아 기쁘고 지금 모르겠어요. 아무것도."

허름한 숙소와 열악한 훈련 여건 속에서 일궈낸 임춘애의 기적은 온 국민을 감동에 젖게 했습니다.

특히, 당시 일부 언론에서 '라면만 먹고 뛰었다'는 기사 때문에 더욱더 인간승리의 표본이 되기도 했지만,

집안 환경이 좋지 못해 배고픔을 참고 뛴 임춘애의 투혼을 과장한 해프닝으로 밝혀졌습니다.

<인터뷰> 2008년 KBS 방송 프로그램 : "저희 선생님이 신문에 우리 이렇게 힘들게 운동했다고 라면도 먹어가며 그렇게 말한 게 부풀려졌어요."

임춘애의 신데렐라 스토리는 2년 뒤 열린 서울 올림픽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배고픔을 참고 달리기에 모든 것을 건 임춘애의 투혼과 도전 정신은 아직도 대한민국 스포츠사에 가장 빛나는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KBS 뉴스 김기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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