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특강] “우리의 선택은 일관적이지 않다”

입력 2016.09.28 (08:48) 수정 2016.09.2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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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은 매순간 선택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오늘 <아침에 특강- 심리학 편>에서는 우리의 선택이 어떤 심리적 경로로 이뤄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크고 작은 선택을 하며 살아가지만, 선택에 대해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우리의 선택이 그리 일관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언뜻 이해가 되지 않으실 텐데요. 한번 실험을 해보겠습니다.

A 1억 원 딸 확률 100%

B 1억 원 딸 확률 89%

5억 원 딸 확률 10%

아무것도 따지 못할 확률 1%

사람들에게 위의 A와 B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어떤 게임을 하겠는가라고 물으면, 대부분은 A를 하겠다고 합니다. 물론, B를 하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긴 있습니다.

그럼 이제 다음 게임으로 이동해 보겠습니다.

C 1억 원 딸 확률 11%

아무것도 따지 못할 확률 89%

D 5억 원 딸 확률 10%

아무것도 따지 못할 확률 90%

이제 두 게임 중 C와 D 중에서 무엇을 하겠느냐고 물으면 거의 절대 다수가 D를 하겠다고 합니다.

두 결과 모두 심정적으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런데 두 결과가 사람들의 비일관성을 보여 주는 좋은 예라는 겁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게임 A는 하기만 하면 1억 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확실한 게임인데요. 게임 B는 세 가지 경우 중 어느 것이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게임 A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불확실하고 모험적입니다.

인간은 불확실한 것을 본능적으로 싫어하는데요.

그러니 A의 매력은 C로 바뀌면서 사라져버린 것이죠.

어떤 불안을 주로 느끼며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방식을 취하는지 보면 사람과 문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 사람은 개인주의 문화가 발달한 서구문화권 사람보다 이미지 광고를 좋아한다는 게 광고업계의 일반상식입니다.

불안에서부터 그 이유를 하나씩 살펴볼까요?

한국인은 세계에서 고립불안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타인 조직 혹은 사회로부터 따돌림 당하지 않으려는 욕구가 강하다는 건데요. 이러한 욕구는 다양한 행동의 차이로 나타납니다.

한번 이 사진을 보겠습니다.

먼저 젖소 사진 A를 사람들에게 보여준 다음 2분 후 나머지 3장의 사진까지 총 4장의 사진을 무작위로 제시합니다.

실험 참가자는 지금 보고 있는 동물이 2분 전에 봤던 사진과 같은지 다른지를 맞혀야 하는데요.

결과가 매우 흥미롭습니다.

한국인과 같은 동양인은 A가 제시될 때 C가 제시될 때보다 정답을 더 잘 맞혔습니다.

그림의 배경이 동물에 관한 기억의 판단을 도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서양인에게서 관찰되지 않았는데요.

그들은 배경을 거의 신경 쓰지 않았고, 오로지 동물에만 신경을 섰기 때문입니다. 동양인이 서양인보다 배경이나 맥락의 변화에 더 민감하다는 거죠.

그런데 동양인이든 서양인이든 동일 문화권 내에서도 고립불안이 높은 사람은 동양인과 같은 패턴의 결과를 낮은 사람은 서양인과 같은 패턴 결과를 보입니다.

우리는 종종 한국 사람보다 더 한국사람 같은 서양인을 마국사람보다 더 미국 사람 같은 한국 사람을 접하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죠.

요컨대 인간은 내용의 핵심이 아닌 주변부의 맥락 정보가 조금만 바뀌어도 쉽게 그 영향을 받는다는 얘깁니다.

심지어 단어 하나만 바꿨을 때도 그런데요.

실제로 사람들은 같은 내용에 단어 하나만 바꿨을 때도 쉽게 결과의 차이를 나타내죠.

백화점과 마트는 여전히 이런 인간의 심리를 이용해 돈을 벌고 있으니 우리가 지고 사는 것이죠.

선택에 있어 인간의 이러한 심리를 이해한다면, 우리가 일상에서 수없이 맞딱드리는 수많은 선택 앞에서 좀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까지 <아침에 특강- 심리학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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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에 특강] “우리의 선택은 일관적이지 않다”
    • 입력 2016-09-28 08:50:10
    • 수정2016-09-28 09:52:46
    아침뉴스타임
우리의 인생은 매순간 선택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오늘 <아침에 특강- 심리학 편>에서는 우리의 선택이 어떤 심리적 경로로 이뤄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크고 작은 선택을 하며 살아가지만, 선택에 대해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우리의 선택이 그리 일관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언뜻 이해가 되지 않으실 텐데요. 한번 실험을 해보겠습니다.

A 1억 원 딸 확률 100%

B 1억 원 딸 확률 89%

5억 원 딸 확률 10%

아무것도 따지 못할 확률 1%

사람들에게 위의 A와 B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어떤 게임을 하겠는가라고 물으면, 대부분은 A를 하겠다고 합니다. 물론, B를 하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긴 있습니다.

그럼 이제 다음 게임으로 이동해 보겠습니다.

C 1억 원 딸 확률 11%

아무것도 따지 못할 확률 89%

D 5억 원 딸 확률 10%

아무것도 따지 못할 확률 90%

이제 두 게임 중 C와 D 중에서 무엇을 하겠느냐고 물으면 거의 절대 다수가 D를 하겠다고 합니다.

두 결과 모두 심정적으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런데 두 결과가 사람들의 비일관성을 보여 주는 좋은 예라는 겁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게임 A는 하기만 하면 1억 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확실한 게임인데요. 게임 B는 세 가지 경우 중 어느 것이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게임 A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불확실하고 모험적입니다.

인간은 불확실한 것을 본능적으로 싫어하는데요.

그러니 A의 매력은 C로 바뀌면서 사라져버린 것이죠.

어떤 불안을 주로 느끼며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방식을 취하는지 보면 사람과 문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 사람은 개인주의 문화가 발달한 서구문화권 사람보다 이미지 광고를 좋아한다는 게 광고업계의 일반상식입니다.

불안에서부터 그 이유를 하나씩 살펴볼까요?

한국인은 세계에서 고립불안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타인 조직 혹은 사회로부터 따돌림 당하지 않으려는 욕구가 강하다는 건데요. 이러한 욕구는 다양한 행동의 차이로 나타납니다.

한번 이 사진을 보겠습니다.

먼저 젖소 사진 A를 사람들에게 보여준 다음 2분 후 나머지 3장의 사진까지 총 4장의 사진을 무작위로 제시합니다.

실험 참가자는 지금 보고 있는 동물이 2분 전에 봤던 사진과 같은지 다른지를 맞혀야 하는데요.

결과가 매우 흥미롭습니다.

한국인과 같은 동양인은 A가 제시될 때 C가 제시될 때보다 정답을 더 잘 맞혔습니다.

그림의 배경이 동물에 관한 기억의 판단을 도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서양인에게서 관찰되지 않았는데요.

그들은 배경을 거의 신경 쓰지 않았고, 오로지 동물에만 신경을 섰기 때문입니다. 동양인이 서양인보다 배경이나 맥락의 변화에 더 민감하다는 거죠.

그런데 동양인이든 서양인이든 동일 문화권 내에서도 고립불안이 높은 사람은 동양인과 같은 패턴의 결과를 낮은 사람은 서양인과 같은 패턴 결과를 보입니다.

우리는 종종 한국 사람보다 더 한국사람 같은 서양인을 마국사람보다 더 미국 사람 같은 한국 사람을 접하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죠.

요컨대 인간은 내용의 핵심이 아닌 주변부의 맥락 정보가 조금만 바뀌어도 쉽게 그 영향을 받는다는 얘깁니다.

심지어 단어 하나만 바꿨을 때도 그런데요.

실제로 사람들은 같은 내용에 단어 하나만 바꿨을 때도 쉽게 결과의 차이를 나타내죠.

백화점과 마트는 여전히 이런 인간의 심리를 이용해 돈을 벌고 있으니 우리가 지고 사는 것이죠.

선택에 있어 인간의 이러한 심리를 이해한다면, 우리가 일상에서 수없이 맞딱드리는 수많은 선택 앞에서 좀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까지 <아침에 특강- 심리학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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