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시리아 사태 악화 관련 美 비난 반박

입력 2016.10.01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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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사태 악화 책임을 두고 미국과 러시아 간 외교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자국을 향한 미국의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의 시리아 사태 군사개입 1주년인 이날 BBC 월드 인터뷰에서 러시아 공군과 시리아 정부군이 시리아 북부 알레포를 무차별 공습하면서 대규모 민간인 희생이 발생하고 있다는 비판 등을 강하게 반박했다.

라브로프는 "미국이 온건 반군과 테러리스트들을 분리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처음부터 미국은 (테러조직인)알누스라 전선(자바트 파테 알샴)을 공습에서 구해내 아사드 정권 교체를 위한 '플랜B'에 이용하려고 계획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굳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공군이 시리아 내 민간인 마을을 공습한다는 주장에 대해 "설득력 있는 증거를 대라"면서 러시아는 민간인 마을이 군사작전의 피해를 겪지 않도록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 공군의 소행으로 의심받는 알레포의 구호물자 차량 피습 사건도 조사가 진행 중이며 러시아가 공격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러시아가 화력을 동원해 알레포 초토화 전략을 쓰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선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국제법이 금지한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항변했다.

미국 정부 인사들의 대(對)러시아 발언도 비판했다.

시리아 내 러시아의 행동은 만행이라고 비난했던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의 발언은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고, 시리아 내전이 계속되면 러시아가 자국 군인의 시신 자루를 고국으로 계속해 실어 날라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선 "수용할 수 없는 위협"이라고 맞섰다.

라브로프는 그러면서도 "아직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미-러 양국 협정이 완전히 깨진 것은 아니다"면서 "협정이 이행돼야 한다고 믿으며 현재 필요한 것은 온건 반군을 알누스라 전선과 분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브로프는 전날 미국 측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도 "서방이 확대한 시리아 내전 지속의 책임을 러시아에 지우려는 용서할 수 없는 시도는 외교적 윤리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일 뿐 아니라 미국의 선동적 역할을 의심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의 시리아 사태 개입 1년의 성과가 테러리스트들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입성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 공군의 시리아 작전 성공에 대해선 전문가들이 평가해야겠지만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알누스라 전선 등이 다마스쿠스에 앉아 있지 않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긍정적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30일부터 시리아 공습작전을 시작한 러시아는 올해 3월 현지에 주둔 중이던 주요 공군 전력을 철수시켰으나 일부 전력은 그대로 남겨 시리아 정부군 지원과 IS 등 테러 조직 소탕 임무를 계속하고 있다.

최근엔 시리아 사태 악화로 현지 주둔 전력을 증강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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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외무, 시리아 사태 악화 관련 美 비난 반박
    • 입력 2016-10-01 00:19:00
    국제
시리아 사태 악화 책임을 두고 미국과 러시아 간 외교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자국을 향한 미국의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의 시리아 사태 군사개입 1주년인 이날 BBC 월드 인터뷰에서 러시아 공군과 시리아 정부군이 시리아 북부 알레포를 무차별 공습하면서 대규모 민간인 희생이 발생하고 있다는 비판 등을 강하게 반박했다.

라브로프는 "미국이 온건 반군과 테러리스트들을 분리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처음부터 미국은 (테러조직인)알누스라 전선(자바트 파테 알샴)을 공습에서 구해내 아사드 정권 교체를 위한 '플랜B'에 이용하려고 계획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굳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공군이 시리아 내 민간인 마을을 공습한다는 주장에 대해 "설득력 있는 증거를 대라"면서 러시아는 민간인 마을이 군사작전의 피해를 겪지 않도록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 공군의 소행으로 의심받는 알레포의 구호물자 차량 피습 사건도 조사가 진행 중이며 러시아가 공격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러시아가 화력을 동원해 알레포 초토화 전략을 쓰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선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국제법이 금지한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항변했다.

미국 정부 인사들의 대(對)러시아 발언도 비판했다.

시리아 내 러시아의 행동은 만행이라고 비난했던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의 발언은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고, 시리아 내전이 계속되면 러시아가 자국 군인의 시신 자루를 고국으로 계속해 실어 날라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선 "수용할 수 없는 위협"이라고 맞섰다.

라브로프는 그러면서도 "아직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미-러 양국 협정이 완전히 깨진 것은 아니다"면서 "협정이 이행돼야 한다고 믿으며 현재 필요한 것은 온건 반군을 알누스라 전선과 분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브로프는 전날 미국 측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도 "서방이 확대한 시리아 내전 지속의 책임을 러시아에 지우려는 용서할 수 없는 시도는 외교적 윤리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일 뿐 아니라 미국의 선동적 역할을 의심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의 시리아 사태 개입 1년의 성과가 테러리스트들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입성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 공군의 시리아 작전 성공에 대해선 전문가들이 평가해야겠지만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알누스라 전선 등이 다마스쿠스에 앉아 있지 않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긍정적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30일부터 시리아 공습작전을 시작한 러시아는 올해 3월 현지에 주둔 중이던 주요 공군 전력을 철수시켰으나 일부 전력은 그대로 남겨 시리아 정부군 지원과 IS 등 테러 조직 소탕 임무를 계속하고 있다.

최근엔 시리아 사태 악화로 현지 주둔 전력을 증강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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