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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카드값 안 내려고…‘1인 3역’ 목소리 연기
입력 2016.10.05 (08:32) 수정 2016.10.05 (09:30)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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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저는 이용한 적이 없어요. 와이프도 (이용한 적) 없고.”

지금 들은 목소리와

“내가 오늘 애 아빠 오면 정확하게 물어보고 대응해야 될 것 같아요.”

이번에 들은 목소리

차이점을 아시겠나요?

음성 변조를 하긴 했지만 앞에건 남성, 뒤엣것은 여성 목소리 같은데요.

사실 이 두 목소리의 주인공 모두 30대 남성 한 명입니다.

남성은 몰래 누나와 매형 명의로 신용카드를 만들어 해외에서 흥청망청 썼는데요.

카드값을 내지 않기 위해 카드 회사에 전화를 걸어 누나와 매형 목소리를 흉내 내며 1인 3역 연기를 펼쳤습니다.

감쪽같은 목소리 연기에 카드 회사도 깜빡 속을 뻔했다는데요.

황당한 사기 사건의 전말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7월 30대 여성 정 모 씨 부부와 정 씨의 형부, 이렇게 가족 3명이 동시에 카드사로 분실 신고를 해왔습니다.

카드를 잃어버린 건 물론 카드를 주워간 누군가가 자신들의 카드를 마음대로 썼다고 말했는데요.

<녹취>A 카드사 관계자(음성변조) : “가족 세 분이 국내에서 카드를 동시에 분실을 하셨고요. 이후에 특정 국가, 특정 도시에서 또 사용되셨어요. 카드 분실을 했는데 이후에 타인이 사용했다고 주장을 하시더라고요.”

국내에서 카드 여러 장을 주운 누군가가 바로 해외에 나가 카드를 사용했다는 건데 금액이 무려 수천만 원에 달했습니다.

<녹취> 카드사 관계자 : “7월 22일 날짜까지도 아무도 이용 안 하셨다는 말씀이시죠.”

<녹취> 장OO(피의자) : “저는 이용한 적이 없어요. 와이프도 (이용한 적) 없고.”

정 씨 부부와 형부는 같이 살지도 않는데 동시에 카드를 잃어버린 이상한 상황.

카드사는 정확한 분실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정 씨 부부에게 계속해 연락했는데요.

그런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정 씨 부부는 카드를 잃어버리기 직전 상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데다 진술 내용도 오락가락했습니다.

<녹취> 카드사 관계자 : “좀 의아한 부분이 22일에 월미도에 여행을 가셨다고 하셨는데 다시 또 25일에 가셨다고 하니까…….”

<녹취> 정OO(카드 분실 신고자) : “놀러 월미도로만 갑니까? 일일이 상황에 맞게 시간을 정렬해서 다 보고를 해야 하는 거예요? 그럴 이유라도 있어요, 지금? 아니 굉장히 이상하신 분이시네. 얘기하다가 이렇게 저렇게 얘기도 못 해요?”

3명 모두 카드 결제가 이뤄지면 해당 내역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SNS 서비스를 받고 있지 않은데도 결제 직후 곧바로 도난 신고를 한 것도 어딘가 수상쩍었습니다.

결국, 카드사 측은 보다 정확한 확인을 위해 정 씨 부부에게 직접 만나자고 했는데요. 정 씨 부부는 그것조차 거부했습니다.

<녹취>A 카드사 관계자(음성변조) : “본인이 임신했는데 건강상에 문제가 생기게 될 경우에 너희가 책임을 지겠느냐, 저희가 직접 찾아뵙겠다고 했을 때도 극구 거부를 하시는 부분이 있었죠.”

카드사의 의심이 이어지자, 정 씨 부부는 오히려 항의하며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기도 해 카드사 측에선 적극적인 조사를 하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정철(서울 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경위) : “가정 파탄 나게 생겼고 내가 쓰지도 않은 카드값을 왜 물어야 하냐, 한 푼도 낼 수 없다. 그런 식으로 해서 계속 카드사 직원들한테 뭐라고 할까 따지니까 카드사 직원들도 거기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처를 못 하고 갈팡질팡했던 거죠.”

카드사 측은 결국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는데요.

경찰의 수사 결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지금까지 벌어진 모든 일이 정 씨의 남동생인 33살 정 모 씨가 꾸민 자작극이었던 겁니다.

정 씨가 둘째 누나 부부와 큰 매형의 신분증 등을 이용해 카드를 발급받은 뒤 일본에 건너가 흥청망청 쓴 겁니다.

그러고 나서 분실 신고를 할 땐 혼자서 누나와 매형 목소리를 흉내 내며 '1인 3역' 연기를 했는데요.

<인터뷰> 김정철(서울 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경위) : “피의자만 일본에 과거부터 현재 지금까지 14회에 걸쳐 출입국 한 내역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출입국 된 내용과 기존에 신용카드가 사용된 내역과 장소를 비교를 해보니까 일치하는 거였어요.”

정 씨는 카드 분실 기간의 결제 내역에 대해 카드 주인이 썼는지 아니면 카드를 주운 사람이 불법으로 쓴 건지 카드사가 증명해야 한다는 점을 악용했습니다.

<녹취> 김정철(서울 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경위) : “60일 이내에 카드사에 분실이라든가 도난 신고를 하게 되면 카드사에서는 그 입증 책임을 져야하고 또 그걸 입증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카드 명의자한테 카드대금 청구를 할 수가 없어요. 그런데 만약에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사용하게 되면 다른 사람이 사용했다는 점을 확인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정씨는 누나 명의의 통장을 관리하고 있었던 데다 매형의 일을 대신 해주는 과정에서 매형 신분증도 가지고 있었는데요.

이를 이용해 범행 계획을 세운 겁니다.

지난해 4월 둘째 누나 부부와 큰 매형 이렇게 세 사람 명의로 모두 카드 8장을 발급받은 뒤 카드 한도까지 높였습니다.

정 씨는 이후 카드를 가지고 일본으로 넘어가 명품 가방과 시계, 귀금속등 고가의 물건들을 흥청망청 사들였습니다.

<인터뷰> 김정철(서울 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경위) : “5개 카드사에서 8매의 신용카드를 부정발급 받았고 그래서 총 147회에 걸쳐서 4680만 원 상당을 부정 사용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 허위로 분실신고라든가 유존재 신고를 해서 카드대금 납부를 면책 받은 거죠.”

처음에는 카드사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합니다.

당시 녹취를 들어 보면, 정 씨는 누나와 매형 두 사람 목소리를 동시에 내는 등 대담함까지 보였는데요.

<녹취> 카드사 관계자 : “000 회원님 통화 가능할까요?”

<녹취> 정OO(피의자/매형 행세) : “잠깐 기다리세요.”

<녹취> 정OO(피의자/누나 행세) : “네. 여보세요.”

하지만, 전화 통화가 계속되면서 카드사 관계자가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을 눈치 채면서 덜미가 잡혔습니다.

<녹취> A 카드사 관계자 : “여성음성 같은 경우에는 누가 들었을 때도 여성의 목소리로 들렸었고 남성분 같은 경우에는 조금씩 목소리가 다른 것처럼 느껴졌었어요. 거기에서 명의도용이라는 부분이 좀 의심스러웠고…….”

가족들은 정 씨의 범행에 대해 까맣게 몰랐다고 하는데요.

경찰 검거 이후에도 정 씨는 자신의 범행이 아니라며 발뺌했지만, 경찰에 추궁에 이내 범행을 시인했습니다.

<인터뷰> 김정철(서울 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경위) : “제어가 안 된다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그것도 있겠지만 기존에 사용했던 생활방식이라든가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이번 범행을 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경찰은 이번 같은 사례는 처음이라며 카드 발급과 분실 신고 시 본인 확인 절차를 개선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뉴스 따라잡기] 카드값 안 내려고…‘1인 3역’ 목소리 연기
    • 입력 2016-10-05 08:33:17
    • 수정2016-10-05 09:30:20
    아침뉴스타임
<기자 멘트>

“저는 이용한 적이 없어요. 와이프도 (이용한 적) 없고.”

지금 들은 목소리와

“내가 오늘 애 아빠 오면 정확하게 물어보고 대응해야 될 것 같아요.”

이번에 들은 목소리

차이점을 아시겠나요?

음성 변조를 하긴 했지만 앞에건 남성, 뒤엣것은 여성 목소리 같은데요.

사실 이 두 목소리의 주인공 모두 30대 남성 한 명입니다.

남성은 몰래 누나와 매형 명의로 신용카드를 만들어 해외에서 흥청망청 썼는데요.

카드값을 내지 않기 위해 카드 회사에 전화를 걸어 누나와 매형 목소리를 흉내 내며 1인 3역 연기를 펼쳤습니다.

감쪽같은 목소리 연기에 카드 회사도 깜빡 속을 뻔했다는데요.

황당한 사기 사건의 전말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7월 30대 여성 정 모 씨 부부와 정 씨의 형부, 이렇게 가족 3명이 동시에 카드사로 분실 신고를 해왔습니다.

카드를 잃어버린 건 물론 카드를 주워간 누군가가 자신들의 카드를 마음대로 썼다고 말했는데요.

<녹취>A 카드사 관계자(음성변조) : “가족 세 분이 국내에서 카드를 동시에 분실을 하셨고요. 이후에 특정 국가, 특정 도시에서 또 사용되셨어요. 카드 분실을 했는데 이후에 타인이 사용했다고 주장을 하시더라고요.”

국내에서 카드 여러 장을 주운 누군가가 바로 해외에 나가 카드를 사용했다는 건데 금액이 무려 수천만 원에 달했습니다.

<녹취> 카드사 관계자 : “7월 22일 날짜까지도 아무도 이용 안 하셨다는 말씀이시죠.”

<녹취> 장OO(피의자) : “저는 이용한 적이 없어요. 와이프도 (이용한 적) 없고.”

정 씨 부부와 형부는 같이 살지도 않는데 동시에 카드를 잃어버린 이상한 상황.

카드사는 정확한 분실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정 씨 부부에게 계속해 연락했는데요.

그런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정 씨 부부는 카드를 잃어버리기 직전 상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데다 진술 내용도 오락가락했습니다.

<녹취> 카드사 관계자 : “좀 의아한 부분이 22일에 월미도에 여행을 가셨다고 하셨는데 다시 또 25일에 가셨다고 하니까…….”

<녹취> 정OO(카드 분실 신고자) : “놀러 월미도로만 갑니까? 일일이 상황에 맞게 시간을 정렬해서 다 보고를 해야 하는 거예요? 그럴 이유라도 있어요, 지금? 아니 굉장히 이상하신 분이시네. 얘기하다가 이렇게 저렇게 얘기도 못 해요?”

3명 모두 카드 결제가 이뤄지면 해당 내역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SNS 서비스를 받고 있지 않은데도 결제 직후 곧바로 도난 신고를 한 것도 어딘가 수상쩍었습니다.

결국, 카드사 측은 보다 정확한 확인을 위해 정 씨 부부에게 직접 만나자고 했는데요. 정 씨 부부는 그것조차 거부했습니다.

<녹취>A 카드사 관계자(음성변조) : “본인이 임신했는데 건강상에 문제가 생기게 될 경우에 너희가 책임을 지겠느냐, 저희가 직접 찾아뵙겠다고 했을 때도 극구 거부를 하시는 부분이 있었죠.”

카드사의 의심이 이어지자, 정 씨 부부는 오히려 항의하며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기도 해 카드사 측에선 적극적인 조사를 하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정철(서울 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경위) : “가정 파탄 나게 생겼고 내가 쓰지도 않은 카드값을 왜 물어야 하냐, 한 푼도 낼 수 없다. 그런 식으로 해서 계속 카드사 직원들한테 뭐라고 할까 따지니까 카드사 직원들도 거기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처를 못 하고 갈팡질팡했던 거죠.”

카드사 측은 결국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는데요.

경찰의 수사 결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지금까지 벌어진 모든 일이 정 씨의 남동생인 33살 정 모 씨가 꾸민 자작극이었던 겁니다.

정 씨가 둘째 누나 부부와 큰 매형의 신분증 등을 이용해 카드를 발급받은 뒤 일본에 건너가 흥청망청 쓴 겁니다.

그러고 나서 분실 신고를 할 땐 혼자서 누나와 매형 목소리를 흉내 내며 '1인 3역' 연기를 했는데요.

<인터뷰> 김정철(서울 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경위) : “피의자만 일본에 과거부터 현재 지금까지 14회에 걸쳐 출입국 한 내역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출입국 된 내용과 기존에 신용카드가 사용된 내역과 장소를 비교를 해보니까 일치하는 거였어요.”

정 씨는 카드 분실 기간의 결제 내역에 대해 카드 주인이 썼는지 아니면 카드를 주운 사람이 불법으로 쓴 건지 카드사가 증명해야 한다는 점을 악용했습니다.

<녹취> 김정철(서울 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경위) : “60일 이내에 카드사에 분실이라든가 도난 신고를 하게 되면 카드사에서는 그 입증 책임을 져야하고 또 그걸 입증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카드 명의자한테 카드대금 청구를 할 수가 없어요. 그런데 만약에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사용하게 되면 다른 사람이 사용했다는 점을 확인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정씨는 누나 명의의 통장을 관리하고 있었던 데다 매형의 일을 대신 해주는 과정에서 매형 신분증도 가지고 있었는데요.

이를 이용해 범행 계획을 세운 겁니다.

지난해 4월 둘째 누나 부부와 큰 매형 이렇게 세 사람 명의로 모두 카드 8장을 발급받은 뒤 카드 한도까지 높였습니다.

정 씨는 이후 카드를 가지고 일본으로 넘어가 명품 가방과 시계, 귀금속등 고가의 물건들을 흥청망청 사들였습니다.

<인터뷰> 김정철(서울 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경위) : “5개 카드사에서 8매의 신용카드를 부정발급 받았고 그래서 총 147회에 걸쳐서 4680만 원 상당을 부정 사용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 허위로 분실신고라든가 유존재 신고를 해서 카드대금 납부를 면책 받은 거죠.”

처음에는 카드사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합니다.

당시 녹취를 들어 보면, 정 씨는 누나와 매형 두 사람 목소리를 동시에 내는 등 대담함까지 보였는데요.

<녹취> 카드사 관계자 : “000 회원님 통화 가능할까요?”

<녹취> 정OO(피의자/매형 행세) : “잠깐 기다리세요.”

<녹취> 정OO(피의자/누나 행세) : “네. 여보세요.”

하지만, 전화 통화가 계속되면서 카드사 관계자가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을 눈치 채면서 덜미가 잡혔습니다.

<녹취> A 카드사 관계자 : “여성음성 같은 경우에는 누가 들었을 때도 여성의 목소리로 들렸었고 남성분 같은 경우에는 조금씩 목소리가 다른 것처럼 느껴졌었어요. 거기에서 명의도용이라는 부분이 좀 의심스러웠고…….”

가족들은 정 씨의 범행에 대해 까맣게 몰랐다고 하는데요.

경찰 검거 이후에도 정 씨는 자신의 범행이 아니라며 발뺌했지만, 경찰에 추궁에 이내 범행을 시인했습니다.

<인터뷰> 김정철(서울 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경위) : “제어가 안 된다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그것도 있겠지만 기존에 사용했던 생활방식이라든가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이번 범행을 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경찰은 이번 같은 사례는 처음이라며 카드 발급과 분실 신고 시 본인 확인 절차를 개선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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