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영화제, “당신이 보는 여성은 누구인가”

입력 2016.10.0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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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영화제 10회 기념 포럼 개최

올해로 10회를 맞는 제10회 여성인권영화제(FIWOM)이 10일(월) 개막을 앞두고, 당신이 보는 여성은 누구인가 - 스크린, 브라운관, 프레스 속의 여성 재현,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10회 기념포럼을 개최했다.

4일 오후, 한국여성의전화(여성인권영화제) 주최로 KT&G상상마당 4층 대강의실에서 열린 이 날 포럼은 여성과 여성에 대한 폭력이 미디어에서 어떻게 재현되고 있는지, 영화, 드라마, 언론을 중심으로 살펴보며 현재 한국 사회 주류 미디어의 재현 방식을 비판하고, 그 대안으로서의 여성인권영화제의 의미와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로 꾸려졌다.

발제자로는 정민아(영화평론가), 김선영(대중문화평론가), 김언경(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토론자로는 송란희(여성인권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윤정주(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 이경환(법무법인 태평양)이 함께 했다.

발제자 정민아 영화평론가는 장르 영화의 성장과 함께 폭력 재현이 과잉되게 남발되는 현재 영화계에 윤리성의 문제를 제기하며, <아가씨>와 <비밀은 없다> 등을 통해 한국영화 여성서사의 현재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민아 영화평론가는 영화에서 재현하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 "객관적, 구조적으로 탐색되지 않은 채 포르노그래피로 소비되는" 현상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김선영 대중문화 평론가는 한국 멜로 드라마의 주요 흐름을 통해 ‘로맨스’로 포장된 은폐된 여성 폭력의 문제를 제기하고, 퇴행된 여성 캐릭터의 문제를 지적했다. 또한 여성주의 의식의 발전과 함께 멜로드라마 속 여성 주인공 캐릭터의 변천사를 정리하며 "여성의 의식을 성장하는 고민들을 담아낸 드라마들 이어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김언경 사무처장은 풍부한 사례를 통해 뉴스,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 전반에 걸쳐 여성을 비하하거나, 선정적으로 재현하고 있는 현상을 짚어봤다. 김언경 사무처장은 "기자와 피디가 최소한 성평등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아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가이드라인이나 각 방송사 내의 가이드 라인을 숙지하고 방송을 만드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발제를 마무리하였다.

송란희 여성인권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는 10회 기념 포럼에 특별히 본 주제를 고른 이유에 “주류 미디어에서 재현되는 여성과 여성 폭력은 주로 편견과 통념에 기반해 있고, 현실의 그것과 크게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하며, “여성인권영화제는 지난 10회 동안 이를 꾸준히 지적하고 바꾸고자 노력해왔고, 이번 포럼을 통해 더 많은 분들과 문제의식을 나누고 싶었다”고 답했다. 동시에, 이같은 통념이 바로 여성에 대한 폭력이 발생하게 하는 원인이자, 성차별의 현실이며, 생존자의 삶에 대한 실제적인 위협이라는 사실을 재차 강조했다.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로맨틱으로 가장한 드라마 속 여성 폭력 사례와 피해 여성에게 긍정적인 메세지를 전달하는 드라마 속 장면을 구체적으로 제시·비교하며 "사랑의 과정으로서의 폭력은 더 이상 재미 없고, 의미 없으며, 유효하지 않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경환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성폭력 범죄 보도 세부 권고 기준이 실질적인 규범력을 가지고 있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보도기준의 규범력 확보를 위해 언론 내 성폭력 범죄 보도 관련 교육을 마련 · 언론보도로 인해 2차 피해를 입은 피해자의 손해배상 소송 · 적극적인 심의 및 제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현재 주류 미디어는 여성과 여성에 대한 폭력을 그저 편견이나 통념에 기대어 묘사함으로써,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장르를 막론하고 폭력이나 강간이라는 소재가 갖는 선정성만을 소비하는 데 그치거나, 이야기 속 개인을 왜곡하여 재현함으로써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도리어 현실과는 먼 일처럼 여기게 하거나, 동시에 그 안에 놓여있는 여성들의 삶과 투쟁은 지워버리는 등 그 사례를 흔히 접할 수 있다. 이번 포럼은 지난 10년간 여성에 대한 폭력의 현실과 그 인식의 괴리, 여성에 대한 폭력이 가능하게 하는 사회 구조적 문제를 탐구하는 작품에 주목해 온 여성인권영화제가 그간의 의의와 현실을 넘어서는 가능성과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올해로 10회를 맞는 제10회 여성인권영화제(FIWOM)이 10월 10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단순한 진심’이라는 주제로,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해외초청작과 10회를 기념하여 특별히 상영될 고전작과 앵콜작, 스무 편의 국내 경쟁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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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05 10: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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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영화제 10회 기념 포럼 개최

올해로 10회를 맞는 제10회 여성인권영화제(FIWOM)이 10일(월) 개막을 앞두고, 당신이 보는 여성은 누구인가 - 스크린, 브라운관, 프레스 속의 여성 재현,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10회 기념포럼을 개최했다.

4일 오후, 한국여성의전화(여성인권영화제) 주최로 KT&G상상마당 4층 대강의실에서 열린 이 날 포럼은 여성과 여성에 대한 폭력이 미디어에서 어떻게 재현되고 있는지, 영화, 드라마, 언론을 중심으로 살펴보며 현재 한국 사회 주류 미디어의 재현 방식을 비판하고, 그 대안으로서의 여성인권영화제의 의미와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로 꾸려졌다.

발제자로는 정민아(영화평론가), 김선영(대중문화평론가), 김언경(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토론자로는 송란희(여성인권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윤정주(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 이경환(법무법인 태평양)이 함께 했다.

발제자 정민아 영화평론가는 장르 영화의 성장과 함께 폭력 재현이 과잉되게 남발되는 현재 영화계에 윤리성의 문제를 제기하며, <아가씨>와 <비밀은 없다> 등을 통해 한국영화 여성서사의 현재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민아 영화평론가는 영화에서 재현하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 "객관적, 구조적으로 탐색되지 않은 채 포르노그래피로 소비되는" 현상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김선영 대중문화 평론가는 한국 멜로 드라마의 주요 흐름을 통해 ‘로맨스’로 포장된 은폐된 여성 폭력의 문제를 제기하고, 퇴행된 여성 캐릭터의 문제를 지적했다. 또한 여성주의 의식의 발전과 함께 멜로드라마 속 여성 주인공 캐릭터의 변천사를 정리하며 "여성의 의식을 성장하는 고민들을 담아낸 드라마들 이어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김언경 사무처장은 풍부한 사례를 통해 뉴스,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 전반에 걸쳐 여성을 비하하거나, 선정적으로 재현하고 있는 현상을 짚어봤다. 김언경 사무처장은 "기자와 피디가 최소한 성평등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아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가이드라인이나 각 방송사 내의 가이드 라인을 숙지하고 방송을 만드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발제를 마무리하였다.

송란희 여성인권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는 10회 기념 포럼에 특별히 본 주제를 고른 이유에 “주류 미디어에서 재현되는 여성과 여성 폭력은 주로 편견과 통념에 기반해 있고, 현실의 그것과 크게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하며, “여성인권영화제는 지난 10회 동안 이를 꾸준히 지적하고 바꾸고자 노력해왔고, 이번 포럼을 통해 더 많은 분들과 문제의식을 나누고 싶었다”고 답했다. 동시에, 이같은 통념이 바로 여성에 대한 폭력이 발생하게 하는 원인이자, 성차별의 현실이며, 생존자의 삶에 대한 실제적인 위협이라는 사실을 재차 강조했다.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로맨틱으로 가장한 드라마 속 여성 폭력 사례와 피해 여성에게 긍정적인 메세지를 전달하는 드라마 속 장면을 구체적으로 제시·비교하며 "사랑의 과정으로서의 폭력은 더 이상 재미 없고, 의미 없으며, 유효하지 않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경환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성폭력 범죄 보도 세부 권고 기준이 실질적인 규범력을 가지고 있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보도기준의 규범력 확보를 위해 언론 내 성폭력 범죄 보도 관련 교육을 마련 · 언론보도로 인해 2차 피해를 입은 피해자의 손해배상 소송 · 적극적인 심의 및 제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현재 주류 미디어는 여성과 여성에 대한 폭력을 그저 편견이나 통념에 기대어 묘사함으로써,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장르를 막론하고 폭력이나 강간이라는 소재가 갖는 선정성만을 소비하는 데 그치거나, 이야기 속 개인을 왜곡하여 재현함으로써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도리어 현실과는 먼 일처럼 여기게 하거나, 동시에 그 안에 놓여있는 여성들의 삶과 투쟁은 지워버리는 등 그 사례를 흔히 접할 수 있다. 이번 포럼은 지난 10년간 여성에 대한 폭력의 현실과 그 인식의 괴리, 여성에 대한 폭력이 가능하게 하는 사회 구조적 문제를 탐구하는 작품에 주목해 온 여성인권영화제가 그간의 의의와 현실을 넘어서는 가능성과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올해로 10회를 맞는 제10회 여성인권영화제(FIWOM)이 10월 10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단순한 진심’이라는 주제로,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해외초청작과 10회를 기념하여 특별히 상영될 고전작과 앵콜작, 스무 편의 국내 경쟁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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