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버린 헌옷이 중고품으로 거래된다면

입력 2016.10.05 (14:21) 수정 2016.10.0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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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입지 않아 동네 의류수거함에 버린 내 옷이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

전국의 의류수거함을 통해 모아진 헌옷들이 실제로 이렇게 인터넷에서 중고 물건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거함에 버린 헌옷이 중고물품으로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헌옷이라도 모아서 불우이웃을 돕자는 취지에서 등장한 전국의 의류수거함 가운데 상당수가 불법으로 운영돼 돈벌이로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올해 3월에 실태조사를 한 결과 전국의 의류수거함은 서울에 2만 개, 경기도에 3만 개, 충남에 1만 개 등 모두 10만 5천 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0만5천 개 의류수거함 모양도 운영도 '제각각'

그런데 지자체 마다 설치된 의류수거함은 모양도 통일된 디자인 없이 제각각인데다 설치 주체도 개인이나 민간단체 등 다양하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불법으로 운영되는 의류수거함이라는 것이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새누리당 박순자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폐기물관리법 제2조에 따라 헌옷은 생활폐기물로 분류돼 지자체가 직접 처리하거나 지자체로부터 위탁받은 폐기물처리업자가 설치 운영해야하지만 전국 10만 5천 개의 의류수거함 가운데 72%가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면서 돈벌이로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자지단체마다 설치된 의류수거함은 모양도 제각각 다르고 설치 주체도 개인과 단체 등으로 다양하다. 더우기 의류수거함의 운영실태는 정확히 파악된 자료조차 없는 실정이다.각 자지단체마다 설치된 의류수거함은 모양도 제각각 다르고 설치 주체도 개인과 단체 등으로 다양하다. 더우기 의류수거함의 운영실태는 정확히 파악된 자료조차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부산, 대구, 대전, 울산, 제주도에는 지자체로부터 합법적으로 위탁받은 폐기물업자의 의류수거함이 단 한 개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사업자가 수거함으로 들어온 헌옷을 수거해 지역에 있는 재활용 업체에 무게 단위로 판매하는데 요즘은 킬로그램 당 300원에서 400원 정도에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활용 업체에서는 상태에 따라서 옷을 분류해서 상태가 좋은 옷은 국내 구제의류 업자에게 판매를 하는데 이 옷들이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 버젓이 나오는 것이다

의류수거함을 통해 수거된 옷 가운데 상태가 좋은 것은 세탁과 부분 정비 과정을 거쳐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 사진은 한 인터넷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 화면.의류수거함을 통해 수거된 옷 가운데 상태가 좋은 것은 세탁과 부분 정비 과정을 거쳐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 사진은 한 인터넷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 화면.

나머지는 대부분 수출업자에게 넘겨서 동남아나 아프리카 등으로 팔리고 상태가 너무 나빠 정말 못 쓰는 의류는 폐기가 이뤄진다.

의류수거함이 개인 사업자 배만 불리는 '복마전'

의류수거함에 입지 않는 옷을 버리면 불우이웃을 돕는다는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개인사업자의 배만 불린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연관기사] ☞ [뉴스 따라잡기] ‘헌옷이 돈 된다?’…절도·싸움까지
의류수거함을 대규모로 설치하는 단체가 생기면서 이권 다툼도 심해져 서울시의 경우에만 한 해 접수되는 민원이 5천 건이 넘는다.

전국의 의류수거함 중 72%가 불법 운영되고 있는데도 지자체가 사실상 이를 묵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인천광역시와 전라남·북도, 경상남도만 의류수거함 관련 조례가 만들어졌을 뿐 상당수 지자체가 조례나 지침이 없어 이를 통제할 조례나 지침이 필수적이고 수익금의 일부는 공공 기여를 의무화하는 등의 조치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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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버린 헌옷이 중고품으로 거래된다면
    • 입력 2016-10-05 14:21:33
    • 수정2016-10-05 16:49:28
    취재K
더 이상 입지 않아 동네 의류수거함에 버린 내 옷이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

전국의 의류수거함을 통해 모아진 헌옷들이 실제로 이렇게 인터넷에서 중고 물건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거함에 버린 헌옷이 중고물품으로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헌옷이라도 모아서 불우이웃을 돕자는 취지에서 등장한 전국의 의류수거함 가운데 상당수가 불법으로 운영돼 돈벌이로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올해 3월에 실태조사를 한 결과 전국의 의류수거함은 서울에 2만 개, 경기도에 3만 개, 충남에 1만 개 등 모두 10만 5천 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0만5천 개 의류수거함 모양도 운영도 '제각각'

그런데 지자체 마다 설치된 의류수거함은 모양도 통일된 디자인 없이 제각각인데다 설치 주체도 개인이나 민간단체 등 다양하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불법으로 운영되는 의류수거함이라는 것이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새누리당 박순자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폐기물관리법 제2조에 따라 헌옷은 생활폐기물로 분류돼 지자체가 직접 처리하거나 지자체로부터 위탁받은 폐기물처리업자가 설치 운영해야하지만 전국 10만 5천 개의 의류수거함 가운데 72%가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면서 돈벌이로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자지단체마다 설치된 의류수거함은 모양도 제각각 다르고 설치 주체도 개인과 단체 등으로 다양하다. 더우기 의류수거함의 운영실태는 정확히 파악된 자료조차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부산, 대구, 대전, 울산, 제주도에는 지자체로부터 합법적으로 위탁받은 폐기물업자의 의류수거함이 단 한 개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사업자가 수거함으로 들어온 헌옷을 수거해 지역에 있는 재활용 업체에 무게 단위로 판매하는데 요즘은 킬로그램 당 300원에서 400원 정도에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활용 업체에서는 상태에 따라서 옷을 분류해서 상태가 좋은 옷은 국내 구제의류 업자에게 판매를 하는데 이 옷들이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 버젓이 나오는 것이다

의류수거함을 통해 수거된 옷 가운데 상태가 좋은 것은 세탁과 부분 정비 과정을 거쳐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 사진은 한 인터넷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 화면.
나머지는 대부분 수출업자에게 넘겨서 동남아나 아프리카 등으로 팔리고 상태가 너무 나빠 정말 못 쓰는 의류는 폐기가 이뤄진다.

의류수거함이 개인 사업자 배만 불리는 '복마전'

의류수거함에 입지 않는 옷을 버리면 불우이웃을 돕는다는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개인사업자의 배만 불린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연관기사] ☞ [뉴스 따라잡기] ‘헌옷이 돈 된다?’…절도·싸움까지
의류수거함을 대규모로 설치하는 단체가 생기면서 이권 다툼도 심해져 서울시의 경우에만 한 해 접수되는 민원이 5천 건이 넘는다.

전국의 의류수거함 중 72%가 불법 운영되고 있는데도 지자체가 사실상 이를 묵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인천광역시와 전라남·북도, 경상남도만 의류수거함 관련 조례가 만들어졌을 뿐 상당수 지자체가 조례나 지침이 없어 이를 통제할 조례나 지침이 필수적이고 수익금의 일부는 공공 기여를 의무화하는 등의 조치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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