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가의 탄생’ 북미 개봉…논란 속 흥행 저조

입력 2016.10.10 (07:1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개봉 전부터 논란을 불렀던 영화 '국가의 탄생'(The Birth of Nation)의 북미 흥행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9일(현지시간) 박스오피스 모조 등에 따르면 '국가의 탄생'은 개봉 첫 주말 710만 달러(약 79억 원)의 티켓 판매고를 올리며 10월 둘째 주 북미 박스오피스 6위에 올랐다.

1831년 버지니아 주에서 발생한 흑인 노예들의 폭동과 이 폭동을 주도한 네트 터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국가의 탄생'은 지난 1월 선댄스 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다.

이 영화는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한꺼번에 받으면서 '올해의 화제작'으로 부상했다. 20세기폭스의 계열사인 폭스서치라이트는 선댄스 영화제 사상 최고가인 1천750만 달러(약 195억 원)에 영화 판권을 사들였다.

할리우드 영화계에서는 이 영화를 내년도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강력한 후보로 꼽았다. 아카데미상이 백인에게만 집중됐다는 'OscarsSoWhite'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게다가 올해 들어 백인 경찰의 비무장 흑인 총격 사건이 잇따르면서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이 번지면서 개봉 시 흥행은 '떼놓은 당상'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의 제작과 연출ㆍ각본ㆍ주연을 맡은 네이트 파커가 팬스테이트대 재학 시절 강간 혐의로 기소됐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영화의 진정성이 의심받았다.

파커는 1991년 대학 룸메이트이자 이 영화의 공동 각본을 맡은 진 셀레스틴과 함께 여학생을 강간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혐의로 풀려났다. 셀레스틴은 유죄 판결을 받은 뒤 재심에서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문제는 강간을 당했다고 고발한 여성이 2012년 자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특히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의 성폭행 의혹과 로저 에일스 전 폭스뉴스 회장의 여성 앵커 성희롱 사건과 맞물려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실제로 이 영화는 이후 각종 영화제의 외면을 받았고, 일부 시민단체는 '영화 보이콧'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폭스서치라이트는 '국가의 탄생' 개봉을 위해 노력했고, 북미지역의 극장 2천105곳에서 상영하는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영화의 운이 다했는지 개봉 첫날 동남부 해안에 초대형 허리케인 '매슈'(Matthew)가 강타하면서 영화의 주요 타깃인 조지아 주와 노스 및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에서 흥행에 차질을 빚었다고 LA타임스가 전했다.

프랭크 로드리게스 폭스서치라이트 배급부문 대표는 "예상 흥행수익을 700만∼800만 달러로 잡았는데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성공을 거뒀다"면서 "매슈에도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10월 둘째 주 북미 박스오피스 순위는 에밀리 블런트 주연의 신작 스릴러'더 걸 온 더 트레인'(The Girl on the Train)이 2천466만 달러(약 276억 원)의 티켓 판매고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1천500만 달러(약 167억 원)에 그쳐 2위로 떨어졌고, 2010년 멕시코만에서 영국 석유회사 BP의 시추선 폭발사고를 다룬 '딥워터 호라이즌'은 1천175만 달러(약 132억 원)로 3위에 랭크됐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영화 ‘국가의 탄생’ 북미 개봉…논란 속 흥행 저조
    • 입력 2016-10-10 07:10:01
    연합뉴스
개봉 전부터 논란을 불렀던 영화 '국가의 탄생'(The Birth of Nation)의 북미 흥행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9일(현지시간) 박스오피스 모조 등에 따르면 '국가의 탄생'은 개봉 첫 주말 710만 달러(약 79억 원)의 티켓 판매고를 올리며 10월 둘째 주 북미 박스오피스 6위에 올랐다.

1831년 버지니아 주에서 발생한 흑인 노예들의 폭동과 이 폭동을 주도한 네트 터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국가의 탄생'은 지난 1월 선댄스 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다.

이 영화는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한꺼번에 받으면서 '올해의 화제작'으로 부상했다. 20세기폭스의 계열사인 폭스서치라이트는 선댄스 영화제 사상 최고가인 1천750만 달러(약 195억 원)에 영화 판권을 사들였다.

할리우드 영화계에서는 이 영화를 내년도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강력한 후보로 꼽았다. 아카데미상이 백인에게만 집중됐다는 'OscarsSoWhite'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게다가 올해 들어 백인 경찰의 비무장 흑인 총격 사건이 잇따르면서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이 번지면서 개봉 시 흥행은 '떼놓은 당상'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의 제작과 연출ㆍ각본ㆍ주연을 맡은 네이트 파커가 팬스테이트대 재학 시절 강간 혐의로 기소됐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영화의 진정성이 의심받았다.

파커는 1991년 대학 룸메이트이자 이 영화의 공동 각본을 맡은 진 셀레스틴과 함께 여학생을 강간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혐의로 풀려났다. 셀레스틴은 유죄 판결을 받은 뒤 재심에서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문제는 강간을 당했다고 고발한 여성이 2012년 자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특히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의 성폭행 의혹과 로저 에일스 전 폭스뉴스 회장의 여성 앵커 성희롱 사건과 맞물려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실제로 이 영화는 이후 각종 영화제의 외면을 받았고, 일부 시민단체는 '영화 보이콧'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폭스서치라이트는 '국가의 탄생' 개봉을 위해 노력했고, 북미지역의 극장 2천105곳에서 상영하는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영화의 운이 다했는지 개봉 첫날 동남부 해안에 초대형 허리케인 '매슈'(Matthew)가 강타하면서 영화의 주요 타깃인 조지아 주와 노스 및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에서 흥행에 차질을 빚었다고 LA타임스가 전했다.

프랭크 로드리게스 폭스서치라이트 배급부문 대표는 "예상 흥행수익을 700만∼800만 달러로 잡았는데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성공을 거뒀다"면서 "매슈에도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10월 둘째 주 북미 박스오피스 순위는 에밀리 블런트 주연의 신작 스릴러'더 걸 온 더 트레인'(The Girl on the Train)이 2천466만 달러(약 276억 원)의 티켓 판매고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1천500만 달러(약 167억 원)에 그쳐 2위로 떨어졌고, 2010년 멕시코만에서 영국 석유회사 BP의 시추선 폭발사고를 다룬 '딥워터 호라이즌'은 1천175만 달러(약 132억 원)로 3위에 랭크됐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