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생들, ‘시흥캠퍼스 철회하라’ 본관 점거

입력 2016.10.10 (23:56) 수정 2016.10.11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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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생들이 시흥캠퍼스 조성 철회를 요구하며 10일 밤 총장실이 있는 본관을 점거했다.

서울대 학생들은 본관 점거에 앞서 학생총회를 열고, 시흥캠퍼스 대응을 위한 행동방안 4개 안 가운데 본부점거안을 1853표 중 1097표 찬성으로 의결했다.

이어 서울대 총학생회를 포함해 약 1천 명의 학생들이 밤 10시 반쯤 대학 본관 4층에 진입해 총장실을 점거했다.

김보미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칠 사안에 대해 그동안 학교가 '불통'으로 일관한 것에 분노를 표출한 것"이라며 "앞으로 반대 활동에 대해서는 차차 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학생들의 본관 점거는 2011년 서울대 법인화를 반대하며 학생들이 총장실과 행정관을 점거한 이후 5년만이다.

10일 저녁 서울대 학생 천여 명이 본관 앞에서 시흥캠퍼스 대응에 관한 학생총회를 열고 있다.10일 저녁 서울대 학생 천여 명이 본관 앞에서 시흥캠퍼스 대응에 관한 학생총회를 열고 있다.


서울대 학생들이 학교 본부를 점거하기 위해 본관 건물에 진입하고 있다.서울대 학생들이 학교 본부를 점거하기 위해 본관 건물에 진입하고 있다.


서울대는 2007년부터 경기도 시흥시 배곧신도시에 시흥캠퍼스 조성을 추진해왔으며, 지난 8월에는 시흥시, 배곧신도시 지역특성화사업자인 (주)한라와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실시협약은 시흥시가 서울대에 캠퍼스 부지 66만 2009㎡ 를 무상 제공하고, 한라가 캠퍼스 시설지원금 3000억 원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협약은 구체적인 캠퍼스 조성안을 포함하지 않았지만, 시흥시는 '기숙과 교육을 병행하는 전인교육형 캠퍼스로 조성한다는 기본원칙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서울대 시흥캠퍼스는 올해 하반기에 착공돼 2018년 3월부터 순차적으로 조성될 계획이다.

경기도 시흥시 배곧신도시에 조성될 서울대 시흥캠퍼스 개념도. 출처 : 시흥시홈페이지경기도 시흥시 배곧신도시에 조성될 서울대 시흥캠퍼스 개념도. 출처 : 시흥시홈페이지


그러나 서울대 학생들은 시흥캠퍼스 조성 계획을 반대하고 있다. 시흥시가 배곧신도시개발과 연계해 서울대 시흥캠퍼스를 2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인교육형 기숙대학'으로 홍보하면서, 특정 학년이나 학과 또는 단과대학이 시흥캠퍼스로 이전하게 될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시흥캠퍼스를 추진하는 의사결정에 학생들이 참여하지 못한 채 실시협약이 체결되자, 학생들은 기습적으로 이루어진 밀실협약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학생들은 일부 학생들이 시흥캠퍼스로 이전하게 되면 학생 공동체가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기업 유치에 실패한 평창캠퍼스처럼 시흥캠퍼스가 운영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 학생들의 등록금 인상이나 교육서비스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실시협약 이후 학생들이 천막농성을 벌이는 등 거세게 반발하자, 성낙인 총장은 전교생에게 이메일을 보내 학생들과 소통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또 시흥캠퍼스에 단과대학, 학과, 의무형 기숙형대학 등을 이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생들은 농성을 이어갔고, 10일 학생총회를 통해 실시협약을 인정하지 않기로입장을 정리하고 본관 점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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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학생들, ‘시흥캠퍼스 철회하라’ 본관 점거
    • 입력 2016-10-10 23:56:00
    • 수정2016-10-11 07:06:07
    취재K
서울대 학생들이 시흥캠퍼스 조성 철회를 요구하며 10일 밤 총장실이 있는 본관을 점거했다.

서울대 학생들은 본관 점거에 앞서 학생총회를 열고, 시흥캠퍼스 대응을 위한 행동방안 4개 안 가운데 본부점거안을 1853표 중 1097표 찬성으로 의결했다.

이어 서울대 총학생회를 포함해 약 1천 명의 학생들이 밤 10시 반쯤 대학 본관 4층에 진입해 총장실을 점거했다.

김보미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칠 사안에 대해 그동안 학교가 '불통'으로 일관한 것에 분노를 표출한 것"이라며 "앞으로 반대 활동에 대해서는 차차 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학생들의 본관 점거는 2011년 서울대 법인화를 반대하며 학생들이 총장실과 행정관을 점거한 이후 5년만이다.

10일 저녁 서울대 학생 천여 명이 본관 앞에서 시흥캠퍼스 대응에 관한 학생총회를 열고 있다.

서울대 학생들이 학교 본부를 점거하기 위해 본관 건물에 진입하고 있다.

서울대는 2007년부터 경기도 시흥시 배곧신도시에 시흥캠퍼스 조성을 추진해왔으며, 지난 8월에는 시흥시, 배곧신도시 지역특성화사업자인 (주)한라와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실시협약은 시흥시가 서울대에 캠퍼스 부지 66만 2009㎡ 를 무상 제공하고, 한라가 캠퍼스 시설지원금 3000억 원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협약은 구체적인 캠퍼스 조성안을 포함하지 않았지만, 시흥시는 '기숙과 교육을 병행하는 전인교육형 캠퍼스로 조성한다는 기본원칙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서울대 시흥캠퍼스는 올해 하반기에 착공돼 2018년 3월부터 순차적으로 조성될 계획이다.

경기도 시흥시 배곧신도시에 조성될 서울대 시흥캠퍼스 개념도. 출처 : 시흥시홈페이지

그러나 서울대 학생들은 시흥캠퍼스 조성 계획을 반대하고 있다. 시흥시가 배곧신도시개발과 연계해 서울대 시흥캠퍼스를 2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인교육형 기숙대학'으로 홍보하면서, 특정 학년이나 학과 또는 단과대학이 시흥캠퍼스로 이전하게 될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시흥캠퍼스를 추진하는 의사결정에 학생들이 참여하지 못한 채 실시협약이 체결되자, 학생들은 기습적으로 이루어진 밀실협약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학생들은 일부 학생들이 시흥캠퍼스로 이전하게 되면 학생 공동체가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기업 유치에 실패한 평창캠퍼스처럼 시흥캠퍼스가 운영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 학생들의 등록금 인상이나 교육서비스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실시협약 이후 학생들이 천막농성을 벌이는 등 거세게 반발하자, 성낙인 총장은 전교생에게 이메일을 보내 학생들과 소통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또 시흥캠퍼스에 단과대학, 학과, 의무형 기숙형대학 등을 이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생들은 농성을 이어갔고, 10일 학생총회를 통해 실시협약을 인정하지 않기로입장을 정리하고 본관 점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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