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사카서 관광객 폭행…잇단 혐한 왜?

입력 2016.10.12 (08:13) 수정 2016.10.1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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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오늘 친절한 뉴스에서는 최근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 일본의 혐한 사건들을 살펴볼까 합니다.

최근 오사카에서 고추냉이 테러, 한국인 비하 버스표 발행 등 혐한 사건이 일어났는데, 이번에는 한국인 관광객이 '묻지마 폭행'까지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러자 한국 영사관은 한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안전 정보를 발령했습니다.

오사카에서 이승철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 신 모 씨 가족.

지난 5일 오사카의 대표적 관광지인 도톰보리를 지나던 중, 일본 청년 2명이 다가오더니 다짜고짜 폭행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길을 찾고 있던 14살 아들의 배를 한명이 갑자기 발로 찬 것입니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오사카 번화가에서 벌어진 사건이라 한인 사회는 충격이 큽니다.

<인터뷰> 허옥희(재일본 한국민단 오사카 야오지부 사무부장) : "그런 문제로 해서 한일 관계가 악화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희들 같은 경우는 여기서 살기 때문에 서로 사이좋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이..."

주일 오사카 총영사관은 신변 안전 주의보를 발령하고, "야간 시간대 관광지 방문시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녹취> 조재철(오사카 부총영사) : "(일본) 경찰쪽에서도 굉장히 안전 경비를 강화하겠다. 이쪽 지역에..."

오사카에서는 한 식당에서 한국손님 초밥에 고추냉이를 일부러 많이 넣는가 하면, 한국인 비하 은어를 버스표에 표기하고, 전철에 외국인이 많아 불편을 주고 있다는 안내방송이 나오는 등 혐한 관련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오사카에서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기자 멘트>

초밥에 고추냉이를 잔뜩 넣은 이른바 '고추냉이 테러'가 있었던 일본 유명 스시집의 스시 사진입니다.

이쪽은 논란의 발단이 됐던 스시인데, 한 눈에 보기에도 고추냉이의 양이 엄청납니다.

그런데 이 스시집이, 이번에는 한국인에게 아예 고추냉이를 뺀 채 이렇게 초밥을 팔고 있다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와 또다시 논란이 됐습니다.

글쓴이가 스시집에 항의했더니 "한국인은 고추냉이를 넣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어처구니없는 반응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심지어 글쓴이가 고추냉이를 조금 달라고까지 했는데 스시집은 이마저 거부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위의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지하철 승무원이 공식 안내 방송을 통해 한국인을 폄하하고, 사람많은 대로변에서 한국인을 폭행할 정도로, 일본 내 혐한 사건이 위험수위에 다다르자 한국 영사관이 안전 주의보까지 발령한 겁니다.

일본인들, 얼마나 한국을 싫어하는 걸까요?

지난해 외교부가 조사한 결과, 일본인의 약 60%가 한국을 혐오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일본의 혐한증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닌데요.

우리나라 역시 반일감정이 일제 강점기 이후 이어져왔고, 양국의 감정은 역사에 뿌리를 둔 만큼 골이 깊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1960년대 한일협정이 체결되고 국민의 정부시절 일본문화가 본격 수입되면서 우리의 반일감정은 크게 줄었습니다.

일본 역시 한류가 일본에 본격 자리잡으면서 혐한 의식이 많이 사라졌었는데요.

갑자기 다시 혐한기류가 강해진 것은 지난 2012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일관계가 급격히 나빠지면서부터였습니다.

이후 지상파 방송에서 한류 드라마가 자취를 감췄고, 혐한 시위는 해마다 급증했습니다.

일본 서점가에는 한국에 대한 증오심을 부추기는 출판물이 인기를 끄는 등 일본 내 반한, 혐한 분위기는 점점 더 확산돼 왔습니다.

잠깐 여기서, 일본의 초등학생 모의고사 문제를 보실까요.

일본 땅인 '다케시마'를 불법 점령하고 있는 나라가 어딘지 러시아 중국 한국 북한 중 고르라는 문제입니다.

정답은 한국이었습니다.

이렇게 왜곡된 과거사를 배우는 젊은 세대들에 대한 교육이 지금의 혐한 정서를 확산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또 '잃어버린 20년'으로 경제적 여유를 잃어버린 일본인데,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한국과 중국이 과거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사과를 촉구하자, 반발심이 커졌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 의회가 '혐한시위억제법'을 제정하며 나름 노력을 기울이곤 있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입니다.

결국 우리가 일본의 혐한에 대처하기 위해선, 반일감정으로 맞불을 놓기보다는 보다 성숙한 일본관이 필요하고, 양국 간 정상외교도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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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오사카서 관광객 폭행…잇단 혐한 왜?
    • 입력 2016-10-12 08:16:19
    • 수정2016-10-12 09: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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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오늘 친절한 뉴스에서는 최근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 일본의 혐한 사건들을 살펴볼까 합니다.

최근 오사카에서 고추냉이 테러, 한국인 비하 버스표 발행 등 혐한 사건이 일어났는데, 이번에는 한국인 관광객이 '묻지마 폭행'까지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러자 한국 영사관은 한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안전 정보를 발령했습니다.

오사카에서 이승철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 신 모 씨 가족.

지난 5일 오사카의 대표적 관광지인 도톰보리를 지나던 중, 일본 청년 2명이 다가오더니 다짜고짜 폭행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길을 찾고 있던 14살 아들의 배를 한명이 갑자기 발로 찬 것입니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오사카 번화가에서 벌어진 사건이라 한인 사회는 충격이 큽니다.

<인터뷰> 허옥희(재일본 한국민단 오사카 야오지부 사무부장) : "그런 문제로 해서 한일 관계가 악화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희들 같은 경우는 여기서 살기 때문에 서로 사이좋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이..."

주일 오사카 총영사관은 신변 안전 주의보를 발령하고, "야간 시간대 관광지 방문시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녹취> 조재철(오사카 부총영사) : "(일본) 경찰쪽에서도 굉장히 안전 경비를 강화하겠다. 이쪽 지역에..."

오사카에서는 한 식당에서 한국손님 초밥에 고추냉이를 일부러 많이 넣는가 하면, 한국인 비하 은어를 버스표에 표기하고, 전철에 외국인이 많아 불편을 주고 있다는 안내방송이 나오는 등 혐한 관련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오사카에서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기자 멘트>

초밥에 고추냉이를 잔뜩 넣은 이른바 '고추냉이 테러'가 있었던 일본 유명 스시집의 스시 사진입니다.

이쪽은 논란의 발단이 됐던 스시인데, 한 눈에 보기에도 고추냉이의 양이 엄청납니다.

그런데 이 스시집이, 이번에는 한국인에게 아예 고추냉이를 뺀 채 이렇게 초밥을 팔고 있다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와 또다시 논란이 됐습니다.

글쓴이가 스시집에 항의했더니 "한국인은 고추냉이를 넣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어처구니없는 반응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심지어 글쓴이가 고추냉이를 조금 달라고까지 했는데 스시집은 이마저 거부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위의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지하철 승무원이 공식 안내 방송을 통해 한국인을 폄하하고, 사람많은 대로변에서 한국인을 폭행할 정도로, 일본 내 혐한 사건이 위험수위에 다다르자 한국 영사관이 안전 주의보까지 발령한 겁니다.

일본인들, 얼마나 한국을 싫어하는 걸까요?

지난해 외교부가 조사한 결과, 일본인의 약 60%가 한국을 혐오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일본의 혐한증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닌데요.

우리나라 역시 반일감정이 일제 강점기 이후 이어져왔고, 양국의 감정은 역사에 뿌리를 둔 만큼 골이 깊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1960년대 한일협정이 체결되고 국민의 정부시절 일본문화가 본격 수입되면서 우리의 반일감정은 크게 줄었습니다.

일본 역시 한류가 일본에 본격 자리잡으면서 혐한 의식이 많이 사라졌었는데요.

갑자기 다시 혐한기류가 강해진 것은 지난 2012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일관계가 급격히 나빠지면서부터였습니다.

이후 지상파 방송에서 한류 드라마가 자취를 감췄고, 혐한 시위는 해마다 급증했습니다.

일본 서점가에는 한국에 대한 증오심을 부추기는 출판물이 인기를 끄는 등 일본 내 반한, 혐한 분위기는 점점 더 확산돼 왔습니다.

잠깐 여기서, 일본의 초등학생 모의고사 문제를 보실까요.

일본 땅인 '다케시마'를 불법 점령하고 있는 나라가 어딘지 러시아 중국 한국 북한 중 고르라는 문제입니다.

정답은 한국이었습니다.

이렇게 왜곡된 과거사를 배우는 젊은 세대들에 대한 교육이 지금의 혐한 정서를 확산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또 '잃어버린 20년'으로 경제적 여유를 잃어버린 일본인데,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한국과 중국이 과거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사과를 촉구하자, 반발심이 커졌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 의회가 '혐한시위억제법'을 제정하며 나름 노력을 기울이곤 있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입니다.

결국 우리가 일본의 혐한에 대처하기 위해선, 반일감정으로 맞불을 놓기보다는 보다 성숙한 일본관이 필요하고, 양국 간 정상외교도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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