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특강] “인간은 본능적으로 변화를 회피한다”

입력 2016.10.12 (08:48) 수정 2016.10.12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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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변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데요.

변화란 기존의 삶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 벗어남은 결국 익숙하고 확실하고 예측 가능한 무언가를 포기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불안을 동반하게 마련입니다.

안정에서 불안한 상태가 되니 변화를 좋아할 리 없는 것이죠.

그래서 인간은 본능적으로 변화를 회피하는데요.

이를 잘 보여주는 예가 하나 있습니다.

천장에 실이 두 개 매달려 있습니다.

실험실에 들어간 학생은 두 개의 실을 하나로 연결해야 합니다.

그런데 실험진이 사전에 학생들의 팔 길이를 대략 측정해 놓았기 때문에 한쪽 실을 잡고 다른 쪽 실을 향해 팔을 뻗어도 손이 닿지 않습니다.

A실험실 안에는 가위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가위를 사용해도 좋고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학생들은 어떻게 미션을 수행했을까요?

이제 재밌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대다수 학생은 가위를 종이 자를 때처럼 쥐고 한쪽 손으로 실을 잡고 다른 손으로는 가위를 뻗어 반대편 실을 잡으려고 애를 씁니다.

대부분 잡으려고 하는 실의 끝이 가위에 싹뚝 잘려나갑니다.

이제 대부분의 학생들은 가위를 거꾸로 잡습니다.

위험하게도 날을 자신의 손으로 잡고

그 실을 잡아보려고 하는 겁니다.

이런 광경은 학생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 10분에서 20분 지속됩니다.

별의 별 학생들이 다 있습니다.

실을 빨아들이겠다면서 입을 사용하는 학생, 정전기를 이용한다며 손바닥으로 자신의 바지를 열심히 문지르는 학생 심지어 기도를 하겠다는 학생마저 나옵니다.

그런데 실험실 B안에 가위 대신 망치를 가져다 놓으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상당수의 학생은 그 망치를 어떻게 활용할까 생각하다가 망치를 한쪽 실 끝에다 묶습니다.

실에 묶인 망치는 시계추처럼 앞뒤로 왔다 갔다 하게 됩니다.

학생은 망치를 반대방향으로 던진 뒤 다른 실을 잡고 기다리다가 망치에 묶인 실이 가까이 왔을 때 낚아채서 두 실을 연결합니다.

미션을 완료하는 시간은 가위가 있는 방에 들어간 학생그룹보다 훨씬 더 짧게 걸립니다.

이 두 상황을 모두 본 사람들은 “아니 가위도 얼마든지 실에 묶을 수 있잖아” 맞습니다.

가위는 손잡이가 고리 모양이기 때문에 망치보다 더 쉽게 실에 묶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위를 사용한 대부분의 학생은 이 생각을 좀처럼 해내지 못합니다.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생겨났을까요?

일상생활에서 실과 가위는 주로 가위로 실을 자르는 관계인데요.

따라서 가위의 기능을 자르는 것으로 한정해버리기 때문에 가위를 묶는 용도로 활용할 생각 자체를 못합니다.

하지만 망치와 실은 어떨까요?

역할과 기능에서 별로 밀접한 관련성이 없죠.

그래서 망치의 기능인 때린다 혹은 박는다 등의 행위는 이 상황에서 실과의 관련성에 대해 굳이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망치에 실을 묶는다는 발상이 가위에서처럼 어렵지 않은 것이죠.

이건 다시 말해 무얼 말하느냐 익숙한 연결이나 상황일수록 새로운 아이디어나 혁신적인 해결책을 생각해내기가 더더욱 어렵다는 걸 말해줍니다.

익숙함이 우리에게 주는 함정은 바로 새로운 생각을 못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바로 불안 회피 고착 이 셋은 한통속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말로는 변화를 추구하고 변화하고자 애를 쓴다고 하지만 내심 굉장히 싫어하는 것입니다.

변화를 싫어하는 경향성은 실제 생활에서 과연 어떻게 나타날까요?

여러 가지 논의가 가능하지만 후회하지 않으려는 강한 성향과 연결이 됩니다.

무언가 변화를 주면 더욱더 모호한 상황으로 몰고 가는 경우가 더 많은데요.

그 모호함을 감수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좋지 못하면 그 상처가 2배가 되죠.

그렇다고 안주하는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안주하는 삶에서 벗어나 무언가 변화하고 또 그 속에서 성취하고 싶다면, 한 가지 팁을 드리겠습니다.

자주 산책을 하십시오. 생뚱맞게 들릴지도 모르겠는데요.

자신을 자꾸 낯선 상황에 두는 연습을 하게 되면 안주하려 하기보다는 변화를 모색하고 새로운 생각이 가능해집니다.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겠죠.

새로운 생각과 변화로 자신의 삶의 질을 올리고 싶다면 자주 산책을 하라는 말씀 다시 한번 드립니다.

지금까지 <아침에 특강-심리학편>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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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에 특강] “인간은 본능적으로 변화를 회피한다”
    • 입력 2016-10-12 08:52:34
    • 수정2016-10-12 09: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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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변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데요.

변화란 기존의 삶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 벗어남은 결국 익숙하고 확실하고 예측 가능한 무언가를 포기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불안을 동반하게 마련입니다.

안정에서 불안한 상태가 되니 변화를 좋아할 리 없는 것이죠.

그래서 인간은 본능적으로 변화를 회피하는데요.

이를 잘 보여주는 예가 하나 있습니다.

천장에 실이 두 개 매달려 있습니다.

실험실에 들어간 학생은 두 개의 실을 하나로 연결해야 합니다.

그런데 실험진이 사전에 학생들의 팔 길이를 대략 측정해 놓았기 때문에 한쪽 실을 잡고 다른 쪽 실을 향해 팔을 뻗어도 손이 닿지 않습니다.

A실험실 안에는 가위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가위를 사용해도 좋고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학생들은 어떻게 미션을 수행했을까요?

이제 재밌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대다수 학생은 가위를 종이 자를 때처럼 쥐고 한쪽 손으로 실을 잡고 다른 손으로는 가위를 뻗어 반대편 실을 잡으려고 애를 씁니다.

대부분 잡으려고 하는 실의 끝이 가위에 싹뚝 잘려나갑니다.

이제 대부분의 학생들은 가위를 거꾸로 잡습니다.

위험하게도 날을 자신의 손으로 잡고

그 실을 잡아보려고 하는 겁니다.

이런 광경은 학생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 10분에서 20분 지속됩니다.

별의 별 학생들이 다 있습니다.

실을 빨아들이겠다면서 입을 사용하는 학생, 정전기를 이용한다며 손바닥으로 자신의 바지를 열심히 문지르는 학생 심지어 기도를 하겠다는 학생마저 나옵니다.

그런데 실험실 B안에 가위 대신 망치를 가져다 놓으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상당수의 학생은 그 망치를 어떻게 활용할까 생각하다가 망치를 한쪽 실 끝에다 묶습니다.

실에 묶인 망치는 시계추처럼 앞뒤로 왔다 갔다 하게 됩니다.

학생은 망치를 반대방향으로 던진 뒤 다른 실을 잡고 기다리다가 망치에 묶인 실이 가까이 왔을 때 낚아채서 두 실을 연결합니다.

미션을 완료하는 시간은 가위가 있는 방에 들어간 학생그룹보다 훨씬 더 짧게 걸립니다.

이 두 상황을 모두 본 사람들은 “아니 가위도 얼마든지 실에 묶을 수 있잖아” 맞습니다.

가위는 손잡이가 고리 모양이기 때문에 망치보다 더 쉽게 실에 묶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위를 사용한 대부분의 학생은 이 생각을 좀처럼 해내지 못합니다.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생겨났을까요?

일상생활에서 실과 가위는 주로 가위로 실을 자르는 관계인데요.

따라서 가위의 기능을 자르는 것으로 한정해버리기 때문에 가위를 묶는 용도로 활용할 생각 자체를 못합니다.

하지만 망치와 실은 어떨까요?

역할과 기능에서 별로 밀접한 관련성이 없죠.

그래서 망치의 기능인 때린다 혹은 박는다 등의 행위는 이 상황에서 실과의 관련성에 대해 굳이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망치에 실을 묶는다는 발상이 가위에서처럼 어렵지 않은 것이죠.

이건 다시 말해 무얼 말하느냐 익숙한 연결이나 상황일수록 새로운 아이디어나 혁신적인 해결책을 생각해내기가 더더욱 어렵다는 걸 말해줍니다.

익숙함이 우리에게 주는 함정은 바로 새로운 생각을 못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바로 불안 회피 고착 이 셋은 한통속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말로는 변화를 추구하고 변화하고자 애를 쓴다고 하지만 내심 굉장히 싫어하는 것입니다.

변화를 싫어하는 경향성은 실제 생활에서 과연 어떻게 나타날까요?

여러 가지 논의가 가능하지만 후회하지 않으려는 강한 성향과 연결이 됩니다.

무언가 변화를 주면 더욱더 모호한 상황으로 몰고 가는 경우가 더 많은데요.

그 모호함을 감수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좋지 못하면 그 상처가 2배가 되죠.

그렇다고 안주하는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안주하는 삶에서 벗어나 무언가 변화하고 또 그 속에서 성취하고 싶다면, 한 가지 팁을 드리겠습니다.

자주 산책을 하십시오. 생뚱맞게 들릴지도 모르겠는데요.

자신을 자꾸 낯선 상황에 두는 연습을 하게 되면 안주하려 하기보다는 변화를 모색하고 새로운 생각이 가능해집니다.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겠죠.

새로운 생각과 변화로 자신의 삶의 질을 올리고 싶다면 자주 산책을 하라는 말씀 다시 한번 드립니다.

지금까지 <아침에 특강-심리학편>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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