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통에 비난까지…피의자 보다 못한 국감 증인

<앵커 멘트>

20대 국회 국정감사 일정이 막바지에 이르렀는데요, 의원들의 이른바 갑질 행태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높습니다.

증인을 마치 피고인 다루듯, 일방적으로 호통치거나 인격적으로 비하하는 구태가 반복됐습니다.

정연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감 증인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구태는 이번에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차분히 해도 될 말을 호통으로 대신합니다.

<녹취> 이은재(국회 교문위원/새누리당/지난6일) : "제가 묻는 것만 답변하세요. 제가 묻는 것에 답변하세요! 이 자리가 어느 자리인데!"

증인으로 나온 공무원을 상대로 반말까지 나옵니다.

<녹취> 신동근(국회 교문위원/더민주) : "알았어 알았어. 근데 언제까지 근무했어 여기? 국장이 알리바이 만들었어 이거?"

건강이 좋지 않아 기침을 계속하던 공무원은 국감장에서 나가라는 요구를 받습니다.

<녹취> 유성엽(국회 교문위원장/국민의당) : "도저히 기침을 하고 저러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국감 진행에 방해될 것 같습니다."

강력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형사 피의자에게도 묵비권이 허용되지만, 국감장에선 증언을 강요받습니다.

그래서 국감 증인은 피의자보다도 못한 신세라는 하소연까지 나옵니다.

<인터뷰> 홍금애(국감 NGO 모니터단 집행위원장) : "나아졌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감기관을 죄인시하면서 함부로 인격 모독하는 발언을 하는 의원들은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호통과 비난, 반말 대신 예의를 지켜가며 자료와 증거를 바탕으로 차분하게 진실을 가려내고, 정책을 제언하는 국감은 아직도 멀어 보입니다.

KBS 뉴스 정연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