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 만에 배달된 2차대전 포로의 엽서

입력 2016.10.26 (16:36) 수정 2016.10.26 (18:2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아주 잘 먹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전혀 걱정마세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수용소에 끌려간 이탈리아인 포로가 쓴 엽서가 72년 만에 가족에게 전달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탈리아 코모에서 이탈리아어 교사로 일하는 발렌티나 로마노(42)는 최근 길에 떨어진 엽서 한 장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가 사용한 독수리 소인이 찍혀있던 것이었다.

'사랑하는 부모님'으로 시작하는 엽서에는 자신의 생존 소식을 알려 부모를 안심시키려는 로베르토의 마음이 잘 드러났다.

로베르토는 엽서에 "긴 침묵 끝에 제가 육지에서 일하는 다른 현장에 있다는 것을 알려드려요"라며 "현재 시골의 농가에 살고 있고, 먹을 것도 많으니 전혀 걱정하지 마세요. 전 잘 있어요"라고 적었다.

발렌티나는 엽서를 읽자마자 로베르토의 가족에게 돌려줘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페이스북에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TV에도 출연한 끝에 로베르토의 가족과 연락이 닿을 수 있었고, 결국 엽서는 로베르토의 74살 사촌인 로만 비앙키에게 전달됐다.

발렌티나는 BBC방송에 "엽서를 건넸을 때 그들은 아주 고마워하고, 행복해했다"며 "오래된 문서들을 좋아해 중세 역사나 고서체를 공부하지만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 역사의 한 조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1924년생인 로베르토는 20세에 전장에 나섰다가 포로가 됐고 살아남아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 파게토 라리오에서 여생을 보내다 1999년 사망했다.

다른 친척 집에 보관됐던 이 엽서는 현 거주인이 가구나 책 등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바람에 날려 길 위에 떨어지면서 발렌티나의 눈에 띄게 됐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72년 만에 배달된 2차대전 포로의 엽서
    • 입력 2016-10-26 16:36:52
    • 수정2016-10-26 18:21:08
    국제
"아주 잘 먹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전혀 걱정마세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수용소에 끌려간 이탈리아인 포로가 쓴 엽서가 72년 만에 가족에게 전달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탈리아 코모에서 이탈리아어 교사로 일하는 발렌티나 로마노(42)는 최근 길에 떨어진 엽서 한 장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가 사용한 독수리 소인이 찍혀있던 것이었다.

'사랑하는 부모님'으로 시작하는 엽서에는 자신의 생존 소식을 알려 부모를 안심시키려는 로베르토의 마음이 잘 드러났다.

로베르토는 엽서에 "긴 침묵 끝에 제가 육지에서 일하는 다른 현장에 있다는 것을 알려드려요"라며 "현재 시골의 농가에 살고 있고, 먹을 것도 많으니 전혀 걱정하지 마세요. 전 잘 있어요"라고 적었다.

발렌티나는 엽서를 읽자마자 로베르토의 가족에게 돌려줘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페이스북에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TV에도 출연한 끝에 로베르토의 가족과 연락이 닿을 수 있었고, 결국 엽서는 로베르토의 74살 사촌인 로만 비앙키에게 전달됐다.

발렌티나는 BBC방송에 "엽서를 건넸을 때 그들은 아주 고마워하고, 행복해했다"며 "오래된 문서들을 좋아해 중세 역사나 고서체를 공부하지만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 역사의 한 조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1924년생인 로베르토는 20세에 전장에 나섰다가 포로가 됐고 살아남아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 파게토 라리오에서 여생을 보내다 1999년 사망했다.

다른 친척 집에 보관됐던 이 엽서는 현 거주인이 가구나 책 등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바람에 날려 길 위에 떨어지면서 발렌티나의 눈에 띄게 됐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