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무슬림 강경파 대규모 시위…韓대사관 “외출자제”

입력 2016.11.03 (16:54) 수정 2016.11.0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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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무슬림 강경파들이 주도하는 대규모 시위가 예고돼 관계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국영 안타라 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강경 무슬림 단체인 이슬람방어전선(FPI)은 4일 오후 시내 중심가에서 집회를 열고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일명 아혹) 자카르타 주지사의 처벌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번 집회에는 5만 명 이상의 무슬림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FPI 등 무슬림 강경파들이 아혹 주지사의 처벌을 요구하는 표면적 이유는 그가 지난 9월 플라우 스리부 리젠시(군·郡)에서 연설을 하면서 이슬람 경전인 코란 구절을 인용했다는 이유다. 아혹 주지사는 화교 출신 기독교도로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은 무슬림이 아닌 이가 코란을 암송하는 것이 '신성모독'이라고 본다.

현지 전문가들은 신성모독은 명분일 뿐 이번 집회의 기저에는 인도네시아 경제권을 장악해 온 화교가 정치권력까지 쥐려 한다는 반감이 깔렸다고 분석했다. 대통령으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지는 자카르타 주지사직을 놓고 아혹 주지사와 경쟁 중인 상대 후보들이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인도네시아 정계에서는 최근 자카르타 주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대통령의 아들 아구스 하리무트리 유도요노 측이 시위를 배후조종했다는 정보당국의 문건이 나와 논란이 일었다.

현지 화교 사회는 임시 휴교 등을 논의하는 등 이번 집회가 중국계 인도네시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1998년 전국적인 폭동이 일어나 2천 명 이상의 화교가 학살된 바 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은 교민과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시위 당일 외출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시위가 과격화해 큰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불필요하거나 야간의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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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6-11-03 17:27:49
    국제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무슬림 강경파들이 주도하는 대규모 시위가 예고돼 관계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국영 안타라 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강경 무슬림 단체인 이슬람방어전선(FPI)은 4일 오후 시내 중심가에서 집회를 열고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일명 아혹) 자카르타 주지사의 처벌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번 집회에는 5만 명 이상의 무슬림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FPI 등 무슬림 강경파들이 아혹 주지사의 처벌을 요구하는 표면적 이유는 그가 지난 9월 플라우 스리부 리젠시(군·郡)에서 연설을 하면서 이슬람 경전인 코란 구절을 인용했다는 이유다. 아혹 주지사는 화교 출신 기독교도로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은 무슬림이 아닌 이가 코란을 암송하는 것이 '신성모독'이라고 본다.

현지 전문가들은 신성모독은 명분일 뿐 이번 집회의 기저에는 인도네시아 경제권을 장악해 온 화교가 정치권력까지 쥐려 한다는 반감이 깔렸다고 분석했다. 대통령으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지는 자카르타 주지사직을 놓고 아혹 주지사와 경쟁 중인 상대 후보들이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인도네시아 정계에서는 최근 자카르타 주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대통령의 아들 아구스 하리무트리 유도요노 측이 시위를 배후조종했다는 정보당국의 문건이 나와 논란이 일었다.

현지 화교 사회는 임시 휴교 등을 논의하는 등 이번 집회가 중국계 인도네시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1998년 전국적인 폭동이 일어나 2천 명 이상의 화교가 학살된 바 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은 교민과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시위 당일 외출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시위가 과격화해 큰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불필요하거나 야간의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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