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눈 아프간 난민소녀’ 결국 파키스탄서 추방돼

입력 2016.11.05 (15:27) 수정 2016.11.0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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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초록색 눈으로 1985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표지를 장식했던 아프가니스탄 난민 여성이 결국 파키스탄에서 추방된다.

영국 BBC 방송 등은 아프가니스탄 국경과 가까운 파키스탄 페샤와르에 살고 있던 샤르바트 굴라(45)는 이날 불법 신분증을 소지 혐의로 15일간의 구금과 벌금 11만 루피(약 125만 원)를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굴라는 오는 7일 아프간으로 강제 추방될 것이라고 그의 변호인은 전했다.

C형 간염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있던 굴라는 추방 소식에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굴라는 "아프간은 내가 태어난 곳일 뿐, 파키스탄이 나의 고향이고 언제나 내 나라로 생각해 왔다"며 "파키스탄에서 살다 죽기로 마음먹었는데 그들이 최악의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초록눈 아프간 소녀'로 알려진 굴라는 12살이던 1984년 파키스탄 난민촌에서 소련군의 폭격에 부모를 잃었고, 당시 강렬한 초록색 눈동자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굴라를 담은 유명 사진작가 스티브 맥커리의 사진이 이듬해 내셔널 지오그래픽 표지에 실렸다.

이후 파키스탄에서 생활해 오던 굴라는 2014년 파키스탄 공무원의 도움을 받아 가짜 이름을 사용한 신분증을 발급받은 혐의로 지난달 23일 체포됐다.

파키스탄에서 신분증 위조는 14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중죄다.

굴라가 체포된 이후 맥커리가 석방을 요구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등 국제 사회의 관심이 커지자 파키스탄 내무장관은 지난달 말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사건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고, 굴라에 대한 보석 절차를 진행했지만 법원이 지난 3일 보석 신청을 기각했다.

파키스탄에는 등록한 140만 명의 아프간 난민 외에 100만 명의 비등록 난민이 머물고 있어, 최근 불법 신분증 등 난민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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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6-11-05 15:31:26
    국제
강렬한 초록색 눈으로 1985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표지를 장식했던 아프가니스탄 난민 여성이 결국 파키스탄에서 추방된다.

영국 BBC 방송 등은 아프가니스탄 국경과 가까운 파키스탄 페샤와르에 살고 있던 샤르바트 굴라(45)는 이날 불법 신분증을 소지 혐의로 15일간의 구금과 벌금 11만 루피(약 125만 원)를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굴라는 오는 7일 아프간으로 강제 추방될 것이라고 그의 변호인은 전했다.

C형 간염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있던 굴라는 추방 소식에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굴라는 "아프간은 내가 태어난 곳일 뿐, 파키스탄이 나의 고향이고 언제나 내 나라로 생각해 왔다"며 "파키스탄에서 살다 죽기로 마음먹었는데 그들이 최악의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초록눈 아프간 소녀'로 알려진 굴라는 12살이던 1984년 파키스탄 난민촌에서 소련군의 폭격에 부모를 잃었고, 당시 강렬한 초록색 눈동자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굴라를 담은 유명 사진작가 스티브 맥커리의 사진이 이듬해 내셔널 지오그래픽 표지에 실렸다.

이후 파키스탄에서 생활해 오던 굴라는 2014년 파키스탄 공무원의 도움을 받아 가짜 이름을 사용한 신분증을 발급받은 혐의로 지난달 23일 체포됐다.

파키스탄에서 신분증 위조는 14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중죄다.

굴라가 체포된 이후 맥커리가 석방을 요구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등 국제 사회의 관심이 커지자 파키스탄 내무장관은 지난달 말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사건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고, 굴라에 대한 보석 절차를 진행했지만 법원이 지난 3일 보석 신청을 기각했다.

파키스탄에는 등록한 140만 명의 아프간 난민 외에 100만 명의 비등록 난민이 머물고 있어, 최근 불법 신분증 등 난민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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