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가 김종 전 차관을 판다 아저씨라고 부른이유

입력 2016.11.08 (22:11) 수정 2016.11.08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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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 기사] ☞ [단독] 모른다더니…“김종·최순실 만났다” 증언

비선 실세인 최순실 씨와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최순실 측근들에게 문체부의 각종 사업권을 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종 전 문체부 차관. 김종 전 차관은 그동안 자신은 최순실 씨와 단 한 번도 따로 만난 적이 없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러나 그와 관련해서는 무성한 소문이 돌았고, 심지어 최순실 씨의 조카인 장시호 씨는 김종 전 차관을 '판다 아저씨'라고 불렀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습니다.


동계스포츠 영재센터를 설립해, 이를 토대로 이른바 최순실 사단이 평창올림픽의 각종 이권을 따내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이 동계스포츠 영재센터 설립단계를 목격했던 전 올림픽 국가대표 A 씨를 만났습니다. A 씨는 당시 상황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는데요, 최순실과 만난 적이 없다는 김종 전 차관의 말은 거짓이라고 폭로했습니다. 최순실 씨와 장시호 씨, 김종 차관은 여러 차례 만났고 실제로 장시호 씨가 김종 전 차관을 '판다 아저씨'라고 불렀다고 증언했습니다. 장시호 씨가 보기에 김종 전 차관의 눈 밑까지 다크 서클이 내려와 판다와 닮아서라는 이유를 덧붙였다고 말했습니다. 이 '판다 아저씨'라는 별명은 일종의 그들(최순실 씨와 장시호 씨) 사이의 은어라는 것. 다른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또는 술자리에서 이름을 있는 그대로 부를 수 없으니 자신들만의 암호를 만들었다는 내용입니다.

판다 아저씨라는 은어는 이들이 얼마나 비밀유지에 철저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실제로 전 국가대표 A 씨는 김종 전 차관이 최순실 씨 소유의 테스타 로사 카페에 오는 것을 몇 번 목격했지만, 초창기에는 소개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높은 자리의 사람이라는 것만 알려줬을 뿐, 문체부 차관이라는 것은 두 번째 봤을 때 장시호 씨가 귀띔해줬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전 국가대표 A 씨는 장시호 씨가 두 대의 대포폰을 가지고 있었는데, 전화기는 바꾸지 않았지만, 전화번호는 매번 바뀌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요즘은 보기 힘든 폴더폰을 사용하는 것이 이상해서 거기에 대해 질문을 했더니 "큰일을 하기 위해서는 이런 전화를 사용해야 한다."라는 답을 받았다고도 합니다. 심지어 이 국가대표 A 씨에게도 대포폰을 주면서 이걸로 연락하라는 얘기까지 전달했다고 합니다.

전 국가대표 A 씨와 김종 전 차관, 그리고 최순실 씨와 장시호 씨 이 네 명의 모임에서 나온 얘기는 동계스포츠 영재센터 설립과 관련된 내용이었지만, 전 국가대표 A 씨에게는 철저하게 실무와 관련된 부분만 상의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선수들을 모으고 서류작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 자신을 뺀 세 명이 먼저 모여서 얘기를 하고 한 시간 정도 뒤에 자신을 부른 것도 바로 그런 이유라고 회상하고 있습니다.


태릉선수촌에 있는 국내 유일의 국제규격 스피드 스케이팅장을 없애고, 이를 평창올림픽에서 사용되는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으로 대체할 것이라는 얘기가 문체부에서 흘러나온 건 지난해 중순. 그러나 전 국가대표 A 씨는 빙상계에서 아무도 모르던 이 소식을 네 명이 만난 지난해 초인 3월쯤 들었다고 기억합니다. 최순실 씨와 김종 전 차관이 만난 자리에서 그와 관련된 얘기가 나왔다는 사실은, 최순실 씨와 그 측근들이 평창 스피드스케이팅장을 통해 이권을 챙기려 했다는 의혹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실체를 알 수 없는 권력의 힘이 스포츠를 휘두르는 것이 옳지 못하다는 생각에 동계스포츠 영재센터 설립 단계에서 빠져나왔다는 A 씨. 그 권력의 힘을 좇아 한국 스포츠를 끝없는 혼돈에 휩싸이게 한 사람들과 비교해보니, A 씨의 결단이 더 대단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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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시호가 김종 전 차관을 판다 아저씨라고 부른이유
    • 입력 2016-11-08 22:11:02
    • 수정2016-11-08 22:12:12
    취재K

[연관 기사] ☞ [단독] 모른다더니…“김종·최순실 만났다” 증언

비선 실세인 최순실 씨와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최순실 측근들에게 문체부의 각종 사업권을 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종 전 문체부 차관. 김종 전 차관은 그동안 자신은 최순실 씨와 단 한 번도 따로 만난 적이 없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러나 그와 관련해서는 무성한 소문이 돌았고, 심지어 최순실 씨의 조카인 장시호 씨는 김종 전 차관을 '판다 아저씨'라고 불렀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습니다.


동계스포츠 영재센터를 설립해, 이를 토대로 이른바 최순실 사단이 평창올림픽의 각종 이권을 따내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이 동계스포츠 영재센터 설립단계를 목격했던 전 올림픽 국가대표 A 씨를 만났습니다. A 씨는 당시 상황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는데요, 최순실과 만난 적이 없다는 김종 전 차관의 말은 거짓이라고 폭로했습니다. 최순실 씨와 장시호 씨, 김종 차관은 여러 차례 만났고 실제로 장시호 씨가 김종 전 차관을 '판다 아저씨'라고 불렀다고 증언했습니다. 장시호 씨가 보기에 김종 전 차관의 눈 밑까지 다크 서클이 내려와 판다와 닮아서라는 이유를 덧붙였다고 말했습니다. 이 '판다 아저씨'라는 별명은 일종의 그들(최순실 씨와 장시호 씨) 사이의 은어라는 것. 다른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또는 술자리에서 이름을 있는 그대로 부를 수 없으니 자신들만의 암호를 만들었다는 내용입니다.

판다 아저씨라는 은어는 이들이 얼마나 비밀유지에 철저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실제로 전 국가대표 A 씨는 김종 전 차관이 최순실 씨 소유의 테스타 로사 카페에 오는 것을 몇 번 목격했지만, 초창기에는 소개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높은 자리의 사람이라는 것만 알려줬을 뿐, 문체부 차관이라는 것은 두 번째 봤을 때 장시호 씨가 귀띔해줬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전 국가대표 A 씨는 장시호 씨가 두 대의 대포폰을 가지고 있었는데, 전화기는 바꾸지 않았지만, 전화번호는 매번 바뀌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요즘은 보기 힘든 폴더폰을 사용하는 것이 이상해서 거기에 대해 질문을 했더니 "큰일을 하기 위해서는 이런 전화를 사용해야 한다."라는 답을 받았다고도 합니다. 심지어 이 국가대표 A 씨에게도 대포폰을 주면서 이걸로 연락하라는 얘기까지 전달했다고 합니다.

전 국가대표 A 씨와 김종 전 차관, 그리고 최순실 씨와 장시호 씨 이 네 명의 모임에서 나온 얘기는 동계스포츠 영재센터 설립과 관련된 내용이었지만, 전 국가대표 A 씨에게는 철저하게 실무와 관련된 부분만 상의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선수들을 모으고 서류작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 자신을 뺀 세 명이 먼저 모여서 얘기를 하고 한 시간 정도 뒤에 자신을 부른 것도 바로 그런 이유라고 회상하고 있습니다.


태릉선수촌에 있는 국내 유일의 국제규격 스피드 스케이팅장을 없애고, 이를 평창올림픽에서 사용되는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으로 대체할 것이라는 얘기가 문체부에서 흘러나온 건 지난해 중순. 그러나 전 국가대표 A 씨는 빙상계에서 아무도 모르던 이 소식을 네 명이 만난 지난해 초인 3월쯤 들었다고 기억합니다. 최순실 씨와 김종 전 차관이 만난 자리에서 그와 관련된 얘기가 나왔다는 사실은, 최순실 씨와 그 측근들이 평창 스피드스케이팅장을 통해 이권을 챙기려 했다는 의혹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실체를 알 수 없는 권력의 힘이 스포츠를 휘두르는 것이 옳지 못하다는 생각에 동계스포츠 영재센터 설립 단계에서 빠져나왔다는 A 씨. 그 권력의 힘을 좇아 한국 스포츠를 끝없는 혼돈에 휩싸이게 한 사람들과 비교해보니, A 씨의 결단이 더 대단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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