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논의 전무”…“미르 재무구조 비정상적”

입력 2016.11.09 (06:42) 수정 2016.11.09 (07:2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기업으로부터 5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받은 미르재단이 정작 출범한 뒤에는 제대로 된 사업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습니다.

또 기금 관리에 엄격한 다른 재단들과는 달리 기금 유용이 가능한 이상한 재무구조를 만든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특별취재팀, 손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0월 단 하루 만에 허가를 받아 초고속으로 출범한 미르 재단.

당시 재단 추천으로 이사로 합류했던 김영석 씨는 이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사업이 전혀 속도를 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김영석(전 미르재단 이사) : "새로운 안건들이 올라와 빨리 진행돼야 하는데 안 되니까 뭔가 잘못된 건 아닌가."

올해 7월까지 6차례 열린 이사회에서는 부실한 정관을 고치는 일만 반복했다고 증언합니다.

또 프랑스 요리학교인 에콜페랑디와의 업무 협약 등도 이사회에서는 전혀 논의되지 않았습니다.

<녹취> 김영석(전 미르재단 이사) : "이사장이 파리 갔다 왔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코리아에이드나 케이밀 사업 들어본 적 없으세요?) 없습니다."

재단의 일은 모두 이성한 전 사무총장과 이한선 전 상임이사 등 차은택 씨 측근 중심으로 진행됐습니다.

미르재단의 비정상적인 운영과 재무구조는 검찰 수사를 통해서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공익 법인은 보통 재단 기금의 유용을 막기 위해 일부를 '기본재산'으로 분류해 사용을 제한합니다.

그런데 미르재단은 기금의 20% 가량만 '기본재산'으로 분류하고 그나마 '일시적 제약'이란 단서를 달아서 유용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80% 돈은 제한 없이 사용 가능한 '보통재산'으로 분류해 얼마든지 빼쓸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대기업에서 받은 거액의 기부금으로 출범한 미르재단은 한 순간에 허물어질 수 있는 모래성 구조였습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사업 논의 전무”…“미르 재무구조 비정상적”
    • 입력 2016-11-09 06:49:14
    • 수정2016-11-09 07:25:54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기업으로부터 5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받은 미르재단이 정작 출범한 뒤에는 제대로 된 사업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습니다.

또 기금 관리에 엄격한 다른 재단들과는 달리 기금 유용이 가능한 이상한 재무구조를 만든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특별취재팀, 손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0월 단 하루 만에 허가를 받아 초고속으로 출범한 미르 재단.

당시 재단 추천으로 이사로 합류했던 김영석 씨는 이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사업이 전혀 속도를 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김영석(전 미르재단 이사) : "새로운 안건들이 올라와 빨리 진행돼야 하는데 안 되니까 뭔가 잘못된 건 아닌가."

올해 7월까지 6차례 열린 이사회에서는 부실한 정관을 고치는 일만 반복했다고 증언합니다.

또 프랑스 요리학교인 에콜페랑디와의 업무 협약 등도 이사회에서는 전혀 논의되지 않았습니다.

<녹취> 김영석(전 미르재단 이사) : "이사장이 파리 갔다 왔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코리아에이드나 케이밀 사업 들어본 적 없으세요?) 없습니다."

재단의 일은 모두 이성한 전 사무총장과 이한선 전 상임이사 등 차은택 씨 측근 중심으로 진행됐습니다.

미르재단의 비정상적인 운영과 재무구조는 검찰 수사를 통해서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공익 법인은 보통 재단 기금의 유용을 막기 위해 일부를 '기본재산'으로 분류해 사용을 제한합니다.

그런데 미르재단은 기금의 20% 가량만 '기본재산'으로 분류하고 그나마 '일시적 제약'이란 단서를 달아서 유용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80% 돈은 제한 없이 사용 가능한 '보통재산'으로 분류해 얼마든지 빼쓸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대기업에서 받은 거액의 기부금으로 출범한 미르재단은 한 순간에 허물어질 수 있는 모래성 구조였습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