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협, 8개월 만에 골맛…“황태자가 돌아왔다”

입력 2016.11.11 (21:07) 수정 2016.11.11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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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공격수 이정협(울산)은 '슈틸리케호의 황태자'라 불렸다. 무명선수에 가까웠던 이정협은 지난해 슈틸리케 감독의 등용을 받아 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우뚝 섰다.

그는 슈틸리케 감독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공을 향한 집념과 몸싸움을 마다치 않는 투지, 특유의 뒷공간을 파고드는 침투 능력을 선보이며 대표팀의 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정협은 지난해 말부터 고난의 길을 걸었다. 작년 하반기 K리그 경기 중 안면 복합 골절에 이어 오른발목 부상이 겹치면서 한없이 추락했다.

비시즌 동안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데다 이적한 울산 현대에서 극단적인 수비 축구 스타일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예전의 모습을 찾지 못했다.

결국, 이정협은 지난 3월 태국과 원정경기를 마지막으로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소속팀에서도 주로 교체 선수로 나왔다.

그 사이 대표팀도 위기를 겪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시리아전 무승부, 이란전 0-1 패배 등 고전을 면치 못하자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달 이정협을 전격적으로 발탁했다.

내부 경쟁을 도모하면서 그동안 칼을 갈았을 이정협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준 것이다.

이정협의 합류에 많은 이들은 걱정스러운 눈빛을 숨기지 않았다.

K리그에서도 활약하지 못한 이정협이 대표팀에서 예전 기량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냐는 비아냥도 잇따랐다.

이정협은 여론을 의식한 듯 캐나다전을 앞두고 "주변의 비판을 잘 새겨들었다"라며 "오랜만에 얻은 기회를 꼭 잡겠다"라고 이를 악물었다.

그에게 캐나다전은 매우 중요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캐나다전에서 25명의 선수를 뽑는데, 이 중 2명은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에서 뛸 수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캐나다전에서 이정협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의 출전 시간을 분배해 시험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1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캐나다와 친선경기에 당당히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계획대로라면, 이정협에게 주어진 시간은 전반전 45분뿐이었다.

그는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과 긴장감을 이기고 상대 골문을 쉴 새 없이 두드렸다.

전반 17분 상대 팀 뒷공간을 침투해 헤딩 패스로 김보경(전북)에게 슈팅 기회를 만들어줬고, 전반 22분엔 페널티 지역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날려 김창수의 슈팅을 도왔다.

1-0으로 앞선 전반 25분엔 기다리고 기다리던 골을 터뜨렸다.

그는 상대 수비가 공을 처리하지 못한 틈을 타 오른발 슛으로 호쾌하게 득점을 기록했다.

3월 24일 레바논과 월드컵 예선전에서 골을 넣은 뒤 약 8개월 만에 맛본 A매치 골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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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협, 8개월 만에 골맛…“황태자가 돌아왔다”
    • 입력 2016-11-11 21:07:43
    • 수정2016-11-11 21:37:10
    연합뉴스
축구대표팀 공격수 이정협(울산)은 '슈틸리케호의 황태자'라 불렸다. 무명선수에 가까웠던 이정협은 지난해 슈틸리케 감독의 등용을 받아 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우뚝 섰다.

그는 슈틸리케 감독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공을 향한 집념과 몸싸움을 마다치 않는 투지, 특유의 뒷공간을 파고드는 침투 능력을 선보이며 대표팀의 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정협은 지난해 말부터 고난의 길을 걸었다. 작년 하반기 K리그 경기 중 안면 복합 골절에 이어 오른발목 부상이 겹치면서 한없이 추락했다.

비시즌 동안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데다 이적한 울산 현대에서 극단적인 수비 축구 스타일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예전의 모습을 찾지 못했다.

결국, 이정협은 지난 3월 태국과 원정경기를 마지막으로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소속팀에서도 주로 교체 선수로 나왔다.

그 사이 대표팀도 위기를 겪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시리아전 무승부, 이란전 0-1 패배 등 고전을 면치 못하자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달 이정협을 전격적으로 발탁했다.

내부 경쟁을 도모하면서 그동안 칼을 갈았을 이정협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준 것이다.

이정협의 합류에 많은 이들은 걱정스러운 눈빛을 숨기지 않았다.

K리그에서도 활약하지 못한 이정협이 대표팀에서 예전 기량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냐는 비아냥도 잇따랐다.

이정협은 여론을 의식한 듯 캐나다전을 앞두고 "주변의 비판을 잘 새겨들었다"라며 "오랜만에 얻은 기회를 꼭 잡겠다"라고 이를 악물었다.

그에게 캐나다전은 매우 중요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캐나다전에서 25명의 선수를 뽑는데, 이 중 2명은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에서 뛸 수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캐나다전에서 이정협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의 출전 시간을 분배해 시험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1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캐나다와 친선경기에 당당히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계획대로라면, 이정협에게 주어진 시간은 전반전 45분뿐이었다.

그는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과 긴장감을 이기고 상대 골문을 쉴 새 없이 두드렸다.

전반 17분 상대 팀 뒷공간을 침투해 헤딩 패스로 김보경(전북)에게 슈팅 기회를 만들어줬고, 전반 22분엔 페널티 지역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날려 김창수의 슈팅을 도왔다.

1-0으로 앞선 전반 25분엔 기다리고 기다리던 골을 터뜨렸다.

그는 상대 수비가 공을 처리하지 못한 틈을 타 오른발 슛으로 호쾌하게 득점을 기록했다.

3월 24일 레바논과 월드컵 예선전에서 골을 넣은 뒤 약 8개월 만에 맛본 A매치 골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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