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도경수가 빚어낸 웃고 울리는 형제애…영화 ‘형’

입력 2016.11.15 (18:24) 수정 2016.11.1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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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전과 10범인 형 고두식(조정석)은 아픈 동생을 돌봐야 한다는 핑계로 가석방된다.

전직 유도 국가대표 선수였던 동생 고두영(도경수)은 경기 도중 불의의 사고를 당해 몸이 온전치 못한 상황.

15년 동안 단 한 번도 연락이 없던 형이 갑자기 보호자를 자처하며 집으로 들어오면서 이들 형제의 불안한 동거가 시작된다.

영화 '형'의 얼개는 단순하다. 서로 밑도 끝도 없이 미워하던 형제가 티격태격하다가 마침내 서로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진한 형제애를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도 두 시간 동안 웃음과 눈물을 쏙 빼놓는다. 초반에는 웃음 쪽에 힘을 싣고, 후반부는 최루성 강한 감동코드를 앞세워 눈물샘을 자극하는, 착한 코미디 영화의 전형적인 공식을 따른다. 그런 면에서 '7번 방의 선물'을 떠올리게 한다.

단순한 재료를 풍성한 상차림으로 바꿔놓은 것은 조경수, 도경수 두 배우의 연기 호흡이다.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팔색조 매력을 발산하며 대세 배우로 떠오른 조정석은 '형'에서 자신의 가장 큰 장기인 코믹 연기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약간의 욕설 대사를 빼고는 '무공해 영화'인 이 작품에 웃음 조미료를 치고, 간을 조절하는 것은 전적으로 조정석이 담당했다. 딱 맞는 타이밍에 순발력 있게 애드리브를 넣고 자연스럽게 웃음을 뽑아내는 연기가 탁월하다. 특히 동생에게 여자 '꼬시는' 법을 알려주는 장면에서는 그의 전작 '건축학개론' 속의 납득이를 연상케 해 색다른 재미를 준다.

아이돌그룹 엑소(EXO)의 멤버인 도경수도 존재감 면에서는 조정석에게 밀리지 않는다.

그의 모범생 이미지 그대로 '착하고 바른' 연기를 보여주는데, 조정석의 코믹 연기와 어우러지며 영화의 전체적인 균형추를 맞춰간다.

다만, 극 자체가 두 형제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고두영을 도와주는 유도 코치로 나오는 박신혜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형'은 처음부터 팍팍한 현실에 가족애를 앞세워 웃음과 감동을 주기 위해 만든 영화다. 그러다 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나치게 신파로 흘러간다. '딱 거기까지'라고 생각한 선을 넘으면서 감동은 차고 넘쳐 부담으로 다가온다.

최근 700만 돌파를 앞둔 코미디 영화 '럭키'가 신파로 흐르지 않고도 관객을 불러모았다는 점에서 '럭키'의 흥행 바통을 '형'이 이어받을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듯하다. 두 형제가 가까워지기 위해 목욕탕에 함께 가서 등을 밀어주는 장면 등 판에 박힌 클리셰가 많은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7번 방의 선물'을 각색한 유영아 작가가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썼고, '맨발의 기봉이'를 연출한 권수경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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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정석·도경수가 빚어낸 웃고 울리는 형제애…영화 ‘형’
    • 입력 2016-11-15 18:24:25
    • 수정2016-11-15 18:24:53
    연합뉴스
사기전과 10범인 형 고두식(조정석)은 아픈 동생을 돌봐야 한다는 핑계로 가석방된다.

전직 유도 국가대표 선수였던 동생 고두영(도경수)은 경기 도중 불의의 사고를 당해 몸이 온전치 못한 상황.

15년 동안 단 한 번도 연락이 없던 형이 갑자기 보호자를 자처하며 집으로 들어오면서 이들 형제의 불안한 동거가 시작된다.

영화 '형'의 얼개는 단순하다. 서로 밑도 끝도 없이 미워하던 형제가 티격태격하다가 마침내 서로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진한 형제애를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도 두 시간 동안 웃음과 눈물을 쏙 빼놓는다. 초반에는 웃음 쪽에 힘을 싣고, 후반부는 최루성 강한 감동코드를 앞세워 눈물샘을 자극하는, 착한 코미디 영화의 전형적인 공식을 따른다. 그런 면에서 '7번 방의 선물'을 떠올리게 한다.

단순한 재료를 풍성한 상차림으로 바꿔놓은 것은 조경수, 도경수 두 배우의 연기 호흡이다.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팔색조 매력을 발산하며 대세 배우로 떠오른 조정석은 '형'에서 자신의 가장 큰 장기인 코믹 연기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약간의 욕설 대사를 빼고는 '무공해 영화'인 이 작품에 웃음 조미료를 치고, 간을 조절하는 것은 전적으로 조정석이 담당했다. 딱 맞는 타이밍에 순발력 있게 애드리브를 넣고 자연스럽게 웃음을 뽑아내는 연기가 탁월하다. 특히 동생에게 여자 '꼬시는' 법을 알려주는 장면에서는 그의 전작 '건축학개론' 속의 납득이를 연상케 해 색다른 재미를 준다.

아이돌그룹 엑소(EXO)의 멤버인 도경수도 존재감 면에서는 조정석에게 밀리지 않는다.

그의 모범생 이미지 그대로 '착하고 바른' 연기를 보여주는데, 조정석의 코믹 연기와 어우러지며 영화의 전체적인 균형추를 맞춰간다.

다만, 극 자체가 두 형제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고두영을 도와주는 유도 코치로 나오는 박신혜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형'은 처음부터 팍팍한 현실에 가족애를 앞세워 웃음과 감동을 주기 위해 만든 영화다. 그러다 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나치게 신파로 흘러간다. '딱 거기까지'라고 생각한 선을 넘으면서 감동은 차고 넘쳐 부담으로 다가온다.

최근 700만 돌파를 앞둔 코미디 영화 '럭키'가 신파로 흐르지 않고도 관객을 불러모았다는 점에서 '럭키'의 흥행 바통을 '형'이 이어받을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듯하다. 두 형제가 가까워지기 위해 목욕탕에 함께 가서 등을 밀어주는 장면 등 판에 박힌 클리셰가 많은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7번 방의 선물'을 각색한 유영아 작가가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썼고, '맨발의 기봉이'를 연출한 권수경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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