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홍 “난 개그맨인데 25년간 아나운서인 척했다” ②

입력 2016.11.2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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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홍은 지난 25년간 꾸준히 활동했다.

좋게 말하면 별다른 부침 없이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일을 했다. 하지만 스타로서도, 개그맨으로서도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랬던 그가 뒤늦게 웃음의 아이콘이 됐다.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터지는 유쾌한 아저씨의 대명사가 됐다. 거침없이 터진 입담으로 그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 섭외 1순위로 떠올랐다.

박수홍은 "난 개그맨인데 그동안 아나운서인 척했다"고 토로했다.

-- 요즘 사람들이 박수홍 씨를 보면 웃음부터 터뜨린다.

▲ 실제로 느낀다. 날 굉장히 친근하게 받아들여 주시는 것 같다. 다가와서 말을 걸고 웃어주고 사진 찍자고 하는 게, 나를 자신들과 비슷한 사람으로 생각해주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요즘 사람들이 원하는 연예인은 거리감이 느껴지기보다는 친근함을 주는 연예인인 것 같다. 삶에서 직접 느끼고 체득한 이야기와 웃음을 주는, 자신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는 그런 연예인. '미운 우리 새끼' 덕에 내가 그런 연예인으로 다가가게 된 것 같다.

-- 뒤늦은 인기다.

▲ 다들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지만, 나는 직장생활 하듯, 공무원처럼 방송을 해왔다.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지만 고정 프로그램이 늘 서너 개씩 있었다. 교육, 어린이, 동물, 요리, 지역정보 등 장르를 불문하고 성실하고 꾸준히 방송을 해왔다. (그는 심지어 한식 조리가 자격증도 땄고, '요리는 개인기다'라는 책도 내면서 반득하고 준비된 이미지를 더욱 견고히 했다.)

일이 끊이지 않은 건 물론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너무 뻔한 모습만 보여드렸다. 나는 서서, 점잖게 진행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거야, 주병진 선배처럼 젠틀하고 반듯한 토크쇼 진행자가 될 거야 등 스스로 나 자신에게 틀을 많이 만들었다. 개그맨인데 아나운서인 척을 한 거다. 개그맨이 웃음을 줘야 하는데 그러진 못하고 정보를 전달했다.

그런데 지금 가식 없는 내 모습을 보여드리고 그것을 통해 웃음을 드리니 이보다 행복할 수 없다. 그동안은 수비만 하다가 처음으로 공격에 나선 느낌이다.

-- 방송에서 아버지도 "젊을 때 놀아"라고 하셔서 인상적이었다.

▲ 진심이셨던 것 같다.(웃음) 어느 아버지가 중년의 아들에게 젊을 때 놀라고 하시겠나. 그런데 우리 아버지는 진심 같았다.

놀면서 인기도 얻었고 이미지 변신도 했다. '연예계 대표 노총각'이라는 말 말고 내 캐릭터가 생긴 게 처음이다. 요즘 밖에 나가면 "엄마 속 썩이지 마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웃음)

연예계 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지금의 이 반응이 오래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에라도, 잠시라도 이런 인기를 누리는 게 어딘가. 어느 연예인이 이렇게 노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광고 섭외도 받고 하겠나.(웃음) (그는 구체적인 말은 피했지만 광고 섭외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 핼러윈 파티에서 여장을 했다. 어머니는 "우리 수홍이가 여장을 질색하는데…"라고 하시던데.

▲ 과거에는 내가 속이 좁았다. 여장을 평생 한 번도 못해보는 남자들이 대다수인데, 그걸 재미있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바보 같았다. 직업이 개그맨임에도 방송에서 여장을 해야 하는 게 너무 괴로웠다.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해? 라는 생각이었다. 자격지심이 있었던 것 같다. 그저 멋있게만 보이고 싶어 했다.

지금? 지금은 뭐를 한들 안 즐겁겠나.(웃음) 핼러윈 파티 때 스머페티 분장을 했는데 가슴에 축구양말을 구겨 넣은 것도 내 아이디어다. 이왕 하는 거 더 여자답게 보이고 싶었다. (박수홍은 스머페티 분장이 예뻤다고 하니 "그 소리를 듣고 싶었다"며 웃었다.)

-- 공무원처럼 성실하게 살아오는 동안 수없이 계획을 세우고 실천했을 것 같다. 인생의 꿈을 이뤘나.

▲ 꿈을 이뤘다. 어릴 때부터 TV에 나오는 게 꿈이었는데 어느 순간 내가 TV에 나왔다. 그다음에는 '나도 토크쇼를 진행해야지'라고 결심하면 어느 순간 토크쇼를 진행하게 되더라. 매사 계획을 세우며 일을 했고, 계획에 맞게 살아왔다.

재무적으로도 매니저인 친형과 가족들 덕분에 규모 있게, 방만하지 않게 살아와 안정적이다.

-- 그럼 빨리 결혼해 다둥이 아빠가 되기만 하면 되겠다. 그래서 '미운 우리 새끼'가 아니라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나가야 할 것 같다.

▲ 열심히 일한 덕분에 삼둥이, 사둥이, 오둥이도 키워 해외 유학까지 시킬 수 있을 만큼 재정적으로 튼튼하다.(웃음) (③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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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수홍 “난 개그맨인데 25년간 아나운서인 척했다” ②
    • 입력 2016-11-20 16:22:41
    연합뉴스
박수홍은 지난 25년간 꾸준히 활동했다.

좋게 말하면 별다른 부침 없이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일을 했다. 하지만 스타로서도, 개그맨으로서도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랬던 그가 뒤늦게 웃음의 아이콘이 됐다.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터지는 유쾌한 아저씨의 대명사가 됐다. 거침없이 터진 입담으로 그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 섭외 1순위로 떠올랐다.

박수홍은 "난 개그맨인데 그동안 아나운서인 척했다"고 토로했다.

-- 요즘 사람들이 박수홍 씨를 보면 웃음부터 터뜨린다.

▲ 실제로 느낀다. 날 굉장히 친근하게 받아들여 주시는 것 같다. 다가와서 말을 걸고 웃어주고 사진 찍자고 하는 게, 나를 자신들과 비슷한 사람으로 생각해주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요즘 사람들이 원하는 연예인은 거리감이 느껴지기보다는 친근함을 주는 연예인인 것 같다. 삶에서 직접 느끼고 체득한 이야기와 웃음을 주는, 자신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는 그런 연예인. '미운 우리 새끼' 덕에 내가 그런 연예인으로 다가가게 된 것 같다.

-- 뒤늦은 인기다.

▲ 다들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지만, 나는 직장생활 하듯, 공무원처럼 방송을 해왔다.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지만 고정 프로그램이 늘 서너 개씩 있었다. 교육, 어린이, 동물, 요리, 지역정보 등 장르를 불문하고 성실하고 꾸준히 방송을 해왔다. (그는 심지어 한식 조리가 자격증도 땄고, '요리는 개인기다'라는 책도 내면서 반득하고 준비된 이미지를 더욱 견고히 했다.)

일이 끊이지 않은 건 물론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너무 뻔한 모습만 보여드렸다. 나는 서서, 점잖게 진행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거야, 주병진 선배처럼 젠틀하고 반듯한 토크쇼 진행자가 될 거야 등 스스로 나 자신에게 틀을 많이 만들었다. 개그맨인데 아나운서인 척을 한 거다. 개그맨이 웃음을 줘야 하는데 그러진 못하고 정보를 전달했다.

그런데 지금 가식 없는 내 모습을 보여드리고 그것을 통해 웃음을 드리니 이보다 행복할 수 없다. 그동안은 수비만 하다가 처음으로 공격에 나선 느낌이다.

-- 방송에서 아버지도 "젊을 때 놀아"라고 하셔서 인상적이었다.

▲ 진심이셨던 것 같다.(웃음) 어느 아버지가 중년의 아들에게 젊을 때 놀라고 하시겠나. 그런데 우리 아버지는 진심 같았다.

놀면서 인기도 얻었고 이미지 변신도 했다. '연예계 대표 노총각'이라는 말 말고 내 캐릭터가 생긴 게 처음이다. 요즘 밖에 나가면 "엄마 속 썩이지 마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웃음)

연예계 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지금의 이 반응이 오래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에라도, 잠시라도 이런 인기를 누리는 게 어딘가. 어느 연예인이 이렇게 노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광고 섭외도 받고 하겠나.(웃음) (그는 구체적인 말은 피했지만 광고 섭외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 핼러윈 파티에서 여장을 했다. 어머니는 "우리 수홍이가 여장을 질색하는데…"라고 하시던데.

▲ 과거에는 내가 속이 좁았다. 여장을 평생 한 번도 못해보는 남자들이 대다수인데, 그걸 재미있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바보 같았다. 직업이 개그맨임에도 방송에서 여장을 해야 하는 게 너무 괴로웠다.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해? 라는 생각이었다. 자격지심이 있었던 것 같다. 그저 멋있게만 보이고 싶어 했다.

지금? 지금은 뭐를 한들 안 즐겁겠나.(웃음) 핼러윈 파티 때 스머페티 분장을 했는데 가슴에 축구양말을 구겨 넣은 것도 내 아이디어다. 이왕 하는 거 더 여자답게 보이고 싶었다. (박수홍은 스머페티 분장이 예뻤다고 하니 "그 소리를 듣고 싶었다"며 웃었다.)

-- 공무원처럼 성실하게 살아오는 동안 수없이 계획을 세우고 실천했을 것 같다. 인생의 꿈을 이뤘나.

▲ 꿈을 이뤘다. 어릴 때부터 TV에 나오는 게 꿈이었는데 어느 순간 내가 TV에 나왔다. 그다음에는 '나도 토크쇼를 진행해야지'라고 결심하면 어느 순간 토크쇼를 진행하게 되더라. 매사 계획을 세우며 일을 했고, 계획에 맞게 살아왔다.

재무적으로도 매니저인 친형과 가족들 덕분에 규모 있게, 방만하지 않게 살아와 안정적이다.

-- 그럼 빨리 결혼해 다둥이 아빠가 되기만 하면 되겠다. 그래서 '미운 우리 새끼'가 아니라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나가야 할 것 같다.

▲ 열심히 일한 덕분에 삼둥이, 사둥이, 오둥이도 키워 해외 유학까지 시킬 수 있을 만큼 재정적으로 튼튼하다.(웃음) (③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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