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4·3 서술’ 각계 비판 쏟아져

입력 2016.11.30 (14:40) 수정 2016.11.3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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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에 대해 제주도가 "4·3사건에 대한 서술이 미흡하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제주도는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 검토본 공개에 따른 도민에게 드리는 말씀'을 통해 "4·3의 진실과 그 과정에서 수많은 도민이 어떻게 무고하게 희생됐는지에 대해 알 수 없고, 희생자 대부분이 국가권력 남용에서 발생했다는 점도 설명되지 않았으며, 화해와 상생의 정신에 기초한 도민 노력도 빠져 있다"며 30일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의 정신과 정부에서 공식 채택한 '제주 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며 "앞으로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4·3희생자유족회도 이날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존 검정교과서보다 후퇴한 국정교과서가 그동안의 화해와 상생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시대에 역행하는데 분노한다"며 "제주 4.3을 왜곡·축소하는 국정교과서를 전면 폐기하고,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방침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유족회는 앞으로 교육부를 항의 방문하고 이번 주말 촛불집회에 참여해 박근혜 정권 퇴진과 국정교과서 반대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국정 역사교과서 공개 이후 제주에서는 반발과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검토본이 공개된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정교과서 내용으로는 전국의 학생들이 4·3사건을 이해하는 데 무리가 있다"며 "역사교사와 전문가 등으로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공개본을 자세히 분석하고 교육감협의회 차원에서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제주지부는 29일 성명을 통해 "국정 역사교과서는 친일·독재를 미화하고 4·3 역사를 왜곡했다"며 국정교과서 폐기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고, 제주4·3연구소도 "국정교과서의 4·3 내용은 면피성 서술에 불과하며 학생들의 알 권리 침해이자 역사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도 여야 모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강창일(제주갑)·오영훈(제주을)·위성곤(서귀포) 국회의원은 "8종의 검정교과서가 사진과 참고자료 등을 통해 4·3의 참혹한 실상을 고발하고 도민 희생을 기리고자 했지만, 국정교과서는 분량이 반절밖에 안 되고, 사진이나 참고자료는 없으며, 정부 진상조사보고서조차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제주도당도 "지난 20여 년간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 4·3 해결의 노력과 성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우려를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특별법 제정으로 만여 명의 유족 신고가 이뤄지고 국가추념일이 지정된 사실에 대한 서술은 보이지 않고, 4·3의 원인이 마치 남로당의 봉기에 의한 것으로만 적시되는 등 객관적 서술을 가장한 왜곡을 자행했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정의당 제주도당 역시 "현대사 부분의 집필진 중 대다수는 뉴라이트 성향이고, 제대로 된 역사전공자가 하나도 없었다"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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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교과서 4·3 서술’ 각계 비판 쏟아져
    • 입력 2016-11-30 14:40:57
    • 수정2016-11-30 14:50:18
    사회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에 대해 제주도가 "4·3사건에 대한 서술이 미흡하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제주도는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 검토본 공개에 따른 도민에게 드리는 말씀'을 통해 "4·3의 진실과 그 과정에서 수많은 도민이 어떻게 무고하게 희생됐는지에 대해 알 수 없고, 희생자 대부분이 국가권력 남용에서 발생했다는 점도 설명되지 않았으며, 화해와 상생의 정신에 기초한 도민 노력도 빠져 있다"며 30일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의 정신과 정부에서 공식 채택한 '제주 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며 "앞으로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4·3희생자유족회도 이날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존 검정교과서보다 후퇴한 국정교과서가 그동안의 화해와 상생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시대에 역행하는데 분노한다"며 "제주 4.3을 왜곡·축소하는 국정교과서를 전면 폐기하고,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방침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유족회는 앞으로 교육부를 항의 방문하고 이번 주말 촛불집회에 참여해 박근혜 정권 퇴진과 국정교과서 반대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국정 역사교과서 공개 이후 제주에서는 반발과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검토본이 공개된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정교과서 내용으로는 전국의 학생들이 4·3사건을 이해하는 데 무리가 있다"며 "역사교사와 전문가 등으로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공개본을 자세히 분석하고 교육감협의회 차원에서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제주지부는 29일 성명을 통해 "국정 역사교과서는 친일·독재를 미화하고 4·3 역사를 왜곡했다"며 국정교과서 폐기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고, 제주4·3연구소도 "국정교과서의 4·3 내용은 면피성 서술에 불과하며 학생들의 알 권리 침해이자 역사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도 여야 모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강창일(제주갑)·오영훈(제주을)·위성곤(서귀포) 국회의원은 "8종의 검정교과서가 사진과 참고자료 등을 통해 4·3의 참혹한 실상을 고발하고 도민 희생을 기리고자 했지만, 국정교과서는 분량이 반절밖에 안 되고, 사진이나 참고자료는 없으며, 정부 진상조사보고서조차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제주도당도 "지난 20여 년간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 4·3 해결의 노력과 성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우려를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특별법 제정으로 만여 명의 유족 신고가 이뤄지고 국가추념일이 지정된 사실에 대한 서술은 보이지 않고, 4·3의 원인이 마치 남로당의 봉기에 의한 것으로만 적시되는 등 객관적 서술을 가장한 왜곡을 자행했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정의당 제주도당 역시 "현대사 부분의 집필진 중 대다수는 뉴라이트 성향이고, 제대로 된 역사전공자가 하나도 없었다"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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