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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전쟁터가 된 서해에 가다”
입력 2016.11.30 (15:58) 사회


지난 10일 전남 목포항. 저녁 7시가 넘어 캄캄해진 먼 바다에서 불 밝힌 배 한 척이 서서히 다가옵니다. 비를 맞으며 종일 훈련을 마친 서해 해안경비안전본부 소속 1,500톤급 함정인 1508호입니다.

접안의 첫 단계는 밧줄을 던져 배를 고정하는 것입니다. 항해용어로 '홋줄'이라고 합니다. 접안은 늘 충돌의 위험을 동반하기 때문에 갑판은 금세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 찹니다.




고된 해상 훈련을 마치고 하선하는 해경 대원들. 하지만, 불과 8시간 뒤면 같은 배를 타고 일주일간의 긴 항해에 다시 나서야 합니다.


목포항에 접안한 1508 함정에서 만난 서현수 경장은 집에 갈 채비를 서두르고 있었습니다. 집에서 자신을 기다릴 두 아들을 생각 때문입니다. 서 경장은 "집에 5살, 3살 아들이 둘 있는데 3살짜리 아들이 모레 생일이라며, 내일 다시 출동이라 함께하지 못해서 오늘 저녁에 생일 축하시간을 갖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서 경장은 "아이들이 어려서 그런지 자신이 출동을 나가면 아버지를 엄청 찾는다"면서 "지금도 너무 보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다음날 새벽 6시, 어둠을 헤치며 서해 북단으로 향하는 1508함. 항로를 결정하는 조타실이 분주합니다. 1508 함정은 함정 4척으로 이뤄진 6 기동전단 소속으로 일주일간 서해 상에 머물며 불법조업 단속활동을 벌이게 됩니다.

이번 작전에서 1508 함정이 맡게 된 구역은 NLL과 인접한 서해 최북단 북위 37도 선 부근입니다. 조업이 원천적으로 금지된 특정 금지구역과 제한된 소수의 어선들만 조업이 가능한 특정 구역으로 이뤄진 지역입니다.

목포항에서 작전구역까지는 전속인 20노트 남짓으로 항해해도 한나절이 넘게 걸리는 거리. 이동 중에도 장비 점검과 훈련으로 쉴 틈이 없습니다.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지난 8일 개정된 '무기사용 매뉴얼'에 대한 교육이 이뤄집니다. 최종집 함장(경정)이 직접 나섰습니다. 최 함장의 이야기입니다. "지난 10월 10일 날 인천에서 고속 단정을 중국 어선이 충돌 침몰시킨 그런 사례가 있어요. 그 이후에 총기사용에 관한 문제가 대두가 됐습니다. 그래서 총기라도 사용을 해서 그런 것을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된다 해서, 무기를 공용화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그렇게 분위기를 잡아갔죠."

"전에는 총기 사용을 하려면 조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보고를 하고 지시를 따르기까지 의사결정하는데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지금은 선조치 후보고입니다. 선조치 후보고, 가장 달라진 부분이 그거에요." "급박한 상황에서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저지를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 전개가 됐을 때는 보고를 하고 하는 게 아니고 단정에서 바로 사격이 가능하도록 그렇게 권한을 부여한다는 겁니다."



해경이 실전에서 사용하는 개인 화기는 K5 권총과 비살상용 스펀지탄을 쓰는 단발 40mm 고속유탄발사기, 6연발 40mm 다목적 발사기 등이 있고, 공용화기로는 M60 기관총이 있습니다. 사용하는 총기는 예전과 같지만 무기사용 매뉴얼의 개정으로 실전에서 총구를 겨누게 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훈련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예전과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실전에서 필요한 건 총기뿐만이 아닙니다. 중국어선에 진입할 때 장애물을 부수기 위한 대형해머부터 불법조업의 증거를 기록하기 위해 몸에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액션캠코더까지. 챙겨야 할 장비가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특수기동대원인 김종진 순경은 피곤한 와중에도 M 60기관 총 정비에 땀을 뻘뻘 흘리며 열을 올리는 모습이었습니다.

김 순경은 어제 마지막 훈련을 받고 오늘 또 새벽부터 출동이라 출동준비도 해야 하고 여러 가지 장비를 챙기느라 못 쉬었지만 수시로 변하는 출동 일정에 이제 익숙해졌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특수기동대원인 정우진 순경은 총기를 만지면 과거 단속현장에서 아찔했던 경험이 떠오른다고 합니다.

"거의 100명이 가까운 (중국) 선원들한테 둘러 쌓여있는 상황이어서 저도 공중으로 위협사격을 했고 더 이상 넘어오지 말라고 경고사격을 했고, 그 경고사격에도 불구하고 저희 직원들이 더 위험한 상황이 왔기 때문에 팀장이 바닥에 경고사격 쐈는데요. 해상에서는 이게 많이 흔들리다 보니까 그게 명중이 돼서 중국어선 선장이 죽게 되는 상황까지 갔었습니다. 만약에 그때 그런 식으로 결단해서 팀장이 총을 쏘지 않았다면 저희 팀원들은 생명을 보장받을 수 없었을 겁니다."




단속이든 훈련이든 끼니를 든든하게 챙겨야 할 수 있는 법. 조리실에서는 식사준비가 한창입니다. 그런데 배식판 옆에 쌓여있는 과자상자. 11월 11일을 맞아 조리장이 특별히 준비한 막대과자 간식입니다.

함내에서 유일한 '민간인'인 이동석 조리장은 "대다수가 남자들이다 보니 함정생할이 아무래도 좀 건조하다면서 조금이나마 재미를 주고자 낸 반짝 아이디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특별 간식까지 준비했지만, 배멀미가 심해 밥을 먹으러 나오지 못한 해경도 있습니다. 아무리 선상생활을 오래해도 배멀미가 익숙해지지 않는 해경도 있나봅니다.

해경 대원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일까. 일주일 동안 바다에서 짠내를 맡다 보니 해경 대원들이 선호하는 음식은 주로 육식이라고 합니다. 이동석 조리장은 "아무래도 떨어져서 바다 생활을 하다 보니까 고기에 많이 식단이 치우치는 편이라서 육고기 즉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이런 고기 위주의 식단이 제일 많이 선호한다"고 말했습니다.


훈련을 마치고 샤워를 한 정우진 순경. 머리를 말릴 틈도 없이 당직근무에 투입됐습니다. 선상에서는 항해, 기관, 통신 등으로 나뉜 각 영역마다 4시간씩 당직근무가 24시간 돌아갑니다. 항해 업무에 속한 정 순경은 조타실에서 해상을 감시합니다.

어느덧 밤이 찾아오고, 정 순경은 야간 함정 순찰에 나섭니다. 야간 순찰을 하며 침문을 닫고 커튼을 칩니다. 불빛이 새어나가지 않게 등화관제를 하는 겁니다. 불빛이 새어나가면 중국 어선이 함정을 알게 되기 때문에 최대한 은밀하게 작전하기 위해서 등화관제를 한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전면이 노출된 조타실도 캄캄한 어둠에 휩싸입니다.

요즘 들어 정우진 순경은 거친 밤바다가 새삼 두려워졌습니다. 거제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친숙한 바다이지만, 바다를 계속 접하면 접할수록 가장 무서운 곳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는 겁니다. 정 순경은 특히 얼마 전 해경 동기의 순직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지난 8일 강원도 삼척 앞바다에서 구조활동 중에 숨진 고 박권병 경장의 소식이었습니다.


정우진 순경은 그때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동기가 사망했다.'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누군지는 몰라서 저희들도 동기들끼리 단톡방에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박권병 선배가 그렇게 됐다고 안타까운 소식을 들어서..."

숨진 박 경장은 정 순경의 해경 동기이자 육군 특전사 선배이기도 했습니다. "저랑 동기이긴 한데 제 군 선배이기도 하고 저는 육군특전사 나왔고 선배는 육군특전사 나와서 저보다 기수가 높은 선배이기도 하고 최근에 봤을 때도 제가 응급구조사 교육 들어갔을 때 그때 얼굴 보고 반갑게 인사하고 했는데 막상 그렇게 됐다니까 믿기지는 않더라고요."



조타실에서는 긴박한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30척이 넘는 중국 어선이 레이더에 잡힌 겁니다. 레이더를 감시 중인 임정한 경사는 함정이 지금 퇴거작전을 위해 이동 중이라면서 중국 어선 중에는 무허가 선박들이 많아서 담보금 자체도 벌금이 세기 때문에 중국어선들이 거의 죽기 살기로 불법조업을 시도한다고 전했습니다.

드디어 전방에 나타난 중국어선 선단. 중국어선 30여 척이 조업이 원천적으로 금지된 특정해역에 집단으로 침입을 시도합니다. 대규모 선단이지만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밤바다의 짙은 어둠에 묻혀있는 탓에 서치라이트로 살핍니다.

"더 왼쪽으로 비춰봐 이게 지금 서치 비추는 건 뭐야. 키 왼편 15도. 양현(엔진) 하나(올려). 서치 어디로 비추나? 서치! 선수하란 말이야. 선수!" 조타실에서 고함을 치는 최종집 함장의 목소리에서 다급함이 묻어납니다.

중국어선에게 중국어로 경고방송을 해보지만 말을 듣지 않자 1508함정의 실질적인 주무기라고 할수 있는 소화포, 이른바 물대포의 배치가 결정됩니다. 함정의 양 측면에는 M60 기관총이 모두 4정 배치됐습니다.



중국 어선의 양편에는 등선 방지를 위한 철조망이, 선미에는 고속단정의 접근을 막는 그물이 내려져 있습니다. 모두 단속에 대비한 장비들입니다.

"꼬챙이가 선수부터 선미까지 다 꽂혀있습니다. 단속 방해용으로 보유하고 있다가 조업할 때는 철거하고 경비병력이 접근하면 설치하는 그런 형태로 조업을 하죠." 이상수 경위의 설명입니다.

소화포가 물을 뿜어보지만 강한 맞바람 탓에 중국 어선에 닿지 않습니다. 소화포가 빗겨가면서 대담하게 갑판에 나와 장비를 점검하는 중국 어민의 모습도 보입니다. 마침내 적중하기 시작하는 소화포. 그런데 소화포를 피하기 위해 사각지대인 함정 안쪽으로 중국 어선이 파고듭니다. 자칫 선박과 선박이 충돌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입니다.

최종집 함장의 목소리가 다시 급박해집니다. "빨리빨리 나가라고 해. 전속으로 나가라고 해. 14노트로 안 나오는 놈들은 총 쏴가지고 침몰시킨다고 해."

2시간에 걸친 쫓고 쫓기는 공방전이 이어진 끝에 중국어선들이 특정 금지구역 밖으로 물러납니다.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최종집 함장의 목소리에도 다시 여유가 돌아왔습니다. "보다시피 많은 선박들이 함께 엉켜있는 사태에서 좁은 수역 범위내에서 기동을 하면서 소화포를 가동하고, 작전 임무를 수행하는 데는 상당히 고도의 주의가 필요함을 확인하셨죠?"




긴 밤을 보내고 맞이한 다음 날 아침. 1508함정이 속한 6기동전단의 전체 회의가 예정돼 있습니다. 같은 기동전단 소속 함정이 시야에 들어올 무렵, 갑자기 울리는 함내방송. "중국어선 방위 345도 거리 4.3마일, 현재 침로 160도, 속력 9노트로 현재 들어오고 있습니다." 또 다른 중국어선 선단이 특정 금지 구역 침범을 시작한 겁니다.

짙은 안개를 틈타 특정구역에 침입하는 중국어선들을 차단하기 위해 함정이 급선회를 합니다. 정유진 순경도 M60 기관총을 잡았습니다.


보이는 중국어선마다 선미에 그물을 달고 있는데, 이 그물은 조업을 위하 것이 아니라고 최문석 경위는 설명합니다. "해경의 고속단정이 접근 못 하게 등선 방해용 그물입니다. 저 그물이 있으면 선미 쪽으로 접근이 어렵죠. 단정 스크류가 어망에 감기니까.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 쟤네들은 설치하고 있는 거죠. 현측에다가는 쇠창살을 꽂아놓고 작심하고 들어온 거죠."

"키 바로(키 원위치)! 키바로(키 원위치)!" "우현 중국어선 접근 중! 키바로 써! 키바로 써!"

조타실에 울려펴지는 낯선 항해용어들. 선장이 지시하면 해경 대원들은 바로 복창합니다.


함정에서 발사하는 소화포가 중국어선 조타실을 집중 타격합니다. 우리 측 함정 4척의 차단기동과 소화포 타격이 2시간 넘게 계속되자 견디지 못한 중국어선 40여 척이 특정구역 밖인 경도 124도선 서편으로 물러납니다.

중국어선의 퇴거를 확인하고 집결지인 북쪽으로 다시 향하는 1508함. 뒤따라오던 같은 기동전단 소속 1002함과 516함에서 잇따라 지원요청에 들어옵니다.


무슨 일일까? 같은 시각 1002함. 쇠창살로 무장한 중국 어선들이 1002 함을 에워쌉니다. 우리 경비정을 향해 집단으로 돌진하며 선체 충돌 위협을 계속하는 겁니다. 결국, 해경이 공용화기인 M60 기관총으로 경고 사격을 가합니다. 90여 발을 쏘고 나서야 중국어선 30여 척은 도주했습니다.



주간 퇴거작전을 마치고 쉴 틈도 없이 특수기동대 출동 명령이 떨어집니다. 중국어선 검문검색을 위한 출동입니다. 특수기동대의 팀장인 서현수 경장 역시 장비착용을 서두릅니다. 1508함에는 고속단정이 두 정 배치돼 있는데, 한 단정에 보통 9명에서 10명의 특수기동대원들이 탑승합니다.

작전의 첫 번째 단계는 고속단정이 검색 대상인 중국 어선을 에워싸며 내부 상황을 파악하는 겁니다. 단정 한대가 엄호를 맡고 나머지 한대가 중국어선에 접근해 등선을 시도합니다. 오징어를 잡는 중국어선입니다.


조타실에 진입한 해경, 조업허가를 받은 어선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래도 조업일지가 제대로 작성됐는지 허가 조건을 준수했는지 꼼꼼하게 점검합니다. 조업허가나 조업일지를 위조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입니다.

그물망의 크기도 주요 점검 대상입니다. 그물코를 작게 해서 치어까지 싹 다 잡아가는 중국어선을 단속하기 위해섭니다. 삼각자 모양으로 된 측정기구를 그물코에 찔러넣어 크기를 잽니다.

말끔해 보이는 중국 어선의 선장과 달리 초췌해 보이는 선원들. 선원들이 생활하는 선내 공간은 좁고 더럽습니다. 악취가 코를 찔러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중국어민의 불법조업은 중국 내에서 수산물의 소비가 늘어나고 주변 연안 어족자원의 고갈이 맞물려 빚어지는 현상입니다. 중국어선은 2010년 말 기준으로 100만 척까지 숫자가 늘었고, 어민 수 역시 3천만이나 된다고 합니다.

이번 검문검색은 조업 허가를 지키고 있는 어선이어서 안전하게 끝났지만 늘 이렇게 운이 좋은 건 아닙니다.



10대 이상의 중국 어선들이 선체를 서로 연결한 채 계류 중입니다. 일종의 '연환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상에는 수백 명의 중국 선원이 해경을 위협하며 조직적으로 저항합니다. 해경대원들이 탑승해있는 배의 선체를 들이받기도 합니다. 모두 해경 대원들의 생명이 위태로웠던 순간들입니다.

고된 작전을 마친 함내에서는 또 다른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화장실 전쟁입니다. 오수 배관이 막혀서 화장실 사용이 금지된 겁니다. 한정된 공간에서 생활하는 해경 대원들에게는 꽤나 심각한 사안입니다. 간부부터 의경까지 모두 배관 수리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습니다. 조타실에서 레이더를 감시하던 이상수 경위가 직접 공구를 잡았습니다.

이상수 경위는 "오랫동안 고립된 함정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자체적으로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어려운 점 가운데 하나라고 털어놨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야간 출동이 잦다 보니 피로도가 높은 것도 힘든 점 가운데 하나입니다. 야간 작전 중이던 최병욱 순경은 "작전이 대부분 야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창 성수기일 때는 하루에 2, 3시간도 못 자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금 정도면 양반"이라고 미소를 지어보였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해경 대원들을 힘들게 하는 건 소중한 사람과 떨어져 지낸다는 겁니다. 먼바다에 나가면 스마트폰의 모바일 인터넷은 물론이고, 전화마저 터지지 않습니다.

이동석 조리장의 이야기입니다. "가족과 떨어져 지낸다는 것, 그게 아마 제일 힘들지 싶어요. 누구나 다. 7박 8일 나오면 지금처럼 이렇게 전화도 안 터지고 집에 어떤 일이 있는지 알 수도 없고. 단지 그냥 건강하게 잘 있어만 달라는 희망만 가지고 살아갑니다"

김종진 순경은 내년에 결혼할 여자친구가 가장 걱정입니다. "저도 좀 있으면 여자친구랑 내년에 결혼하고 이렇게 하니까 되게 걱정이 많이 됩니다. 제 몸을 국가를 위해서 우리나라도 지키고 해야겠지만, 바다를 지키는 게 저희 임무이긴 하지만 제 목숨도 같이 지키면서 해야 하니까 그게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



늘 흔들리고, 바다 날씨처럼 순간마다 급변하는 선상생활. 단속과 훈련은 쉼 없이 반복됩니다. 단속은 단속대로 훈련은 훈련대로 뭐 하나 쉬운 일이 없는 바다 위에서의 24시간. 24시간을 매일 반복해서 사는 해경의 고단한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 [르포] “전쟁터가 된 서해에 가다”
    • 입력 2016-11-30 15:58:43
    사회


지난 10일 전남 목포항. 저녁 7시가 넘어 캄캄해진 먼 바다에서 불 밝힌 배 한 척이 서서히 다가옵니다. 비를 맞으며 종일 훈련을 마친 서해 해안경비안전본부 소속 1,500톤급 함정인 1508호입니다.

접안의 첫 단계는 밧줄을 던져 배를 고정하는 것입니다. 항해용어로 '홋줄'이라고 합니다. 접안은 늘 충돌의 위험을 동반하기 때문에 갑판은 금세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 찹니다.




고된 해상 훈련을 마치고 하선하는 해경 대원들. 하지만, 불과 8시간 뒤면 같은 배를 타고 일주일간의 긴 항해에 다시 나서야 합니다.


목포항에 접안한 1508 함정에서 만난 서현수 경장은 집에 갈 채비를 서두르고 있었습니다. 집에서 자신을 기다릴 두 아들을 생각 때문입니다. 서 경장은 "집에 5살, 3살 아들이 둘 있는데 3살짜리 아들이 모레 생일이라며, 내일 다시 출동이라 함께하지 못해서 오늘 저녁에 생일 축하시간을 갖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서 경장은 "아이들이 어려서 그런지 자신이 출동을 나가면 아버지를 엄청 찾는다"면서 "지금도 너무 보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다음날 새벽 6시, 어둠을 헤치며 서해 북단으로 향하는 1508함. 항로를 결정하는 조타실이 분주합니다. 1508 함정은 함정 4척으로 이뤄진 6 기동전단 소속으로 일주일간 서해 상에 머물며 불법조업 단속활동을 벌이게 됩니다.

이번 작전에서 1508 함정이 맡게 된 구역은 NLL과 인접한 서해 최북단 북위 37도 선 부근입니다. 조업이 원천적으로 금지된 특정 금지구역과 제한된 소수의 어선들만 조업이 가능한 특정 구역으로 이뤄진 지역입니다.

목포항에서 작전구역까지는 전속인 20노트 남짓으로 항해해도 한나절이 넘게 걸리는 거리. 이동 중에도 장비 점검과 훈련으로 쉴 틈이 없습니다.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지난 8일 개정된 '무기사용 매뉴얼'에 대한 교육이 이뤄집니다. 최종집 함장(경정)이 직접 나섰습니다. 최 함장의 이야기입니다. "지난 10월 10일 날 인천에서 고속 단정을 중국 어선이 충돌 침몰시킨 그런 사례가 있어요. 그 이후에 총기사용에 관한 문제가 대두가 됐습니다. 그래서 총기라도 사용을 해서 그런 것을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된다 해서, 무기를 공용화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그렇게 분위기를 잡아갔죠."

"전에는 총기 사용을 하려면 조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보고를 하고 지시를 따르기까지 의사결정하는데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지금은 선조치 후보고입니다. 선조치 후보고, 가장 달라진 부분이 그거에요." "급박한 상황에서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저지를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 전개가 됐을 때는 보고를 하고 하는 게 아니고 단정에서 바로 사격이 가능하도록 그렇게 권한을 부여한다는 겁니다."



해경이 실전에서 사용하는 개인 화기는 K5 권총과 비살상용 스펀지탄을 쓰는 단발 40mm 고속유탄발사기, 6연발 40mm 다목적 발사기 등이 있고, 공용화기로는 M60 기관총이 있습니다. 사용하는 총기는 예전과 같지만 무기사용 매뉴얼의 개정으로 실전에서 총구를 겨누게 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훈련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예전과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실전에서 필요한 건 총기뿐만이 아닙니다. 중국어선에 진입할 때 장애물을 부수기 위한 대형해머부터 불법조업의 증거를 기록하기 위해 몸에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액션캠코더까지. 챙겨야 할 장비가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특수기동대원인 김종진 순경은 피곤한 와중에도 M 60기관 총 정비에 땀을 뻘뻘 흘리며 열을 올리는 모습이었습니다.

김 순경은 어제 마지막 훈련을 받고 오늘 또 새벽부터 출동이라 출동준비도 해야 하고 여러 가지 장비를 챙기느라 못 쉬었지만 수시로 변하는 출동 일정에 이제 익숙해졌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특수기동대원인 정우진 순경은 총기를 만지면 과거 단속현장에서 아찔했던 경험이 떠오른다고 합니다.

"거의 100명이 가까운 (중국) 선원들한테 둘러 쌓여있는 상황이어서 저도 공중으로 위협사격을 했고 더 이상 넘어오지 말라고 경고사격을 했고, 그 경고사격에도 불구하고 저희 직원들이 더 위험한 상황이 왔기 때문에 팀장이 바닥에 경고사격 쐈는데요. 해상에서는 이게 많이 흔들리다 보니까 그게 명중이 돼서 중국어선 선장이 죽게 되는 상황까지 갔었습니다. 만약에 그때 그런 식으로 결단해서 팀장이 총을 쏘지 않았다면 저희 팀원들은 생명을 보장받을 수 없었을 겁니다."




단속이든 훈련이든 끼니를 든든하게 챙겨야 할 수 있는 법. 조리실에서는 식사준비가 한창입니다. 그런데 배식판 옆에 쌓여있는 과자상자. 11월 11일을 맞아 조리장이 특별히 준비한 막대과자 간식입니다.

함내에서 유일한 '민간인'인 이동석 조리장은 "대다수가 남자들이다 보니 함정생할이 아무래도 좀 건조하다면서 조금이나마 재미를 주고자 낸 반짝 아이디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특별 간식까지 준비했지만, 배멀미가 심해 밥을 먹으러 나오지 못한 해경도 있습니다. 아무리 선상생활을 오래해도 배멀미가 익숙해지지 않는 해경도 있나봅니다.

해경 대원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일까. 일주일 동안 바다에서 짠내를 맡다 보니 해경 대원들이 선호하는 음식은 주로 육식이라고 합니다. 이동석 조리장은 "아무래도 떨어져서 바다 생활을 하다 보니까 고기에 많이 식단이 치우치는 편이라서 육고기 즉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이런 고기 위주의 식단이 제일 많이 선호한다"고 말했습니다.


훈련을 마치고 샤워를 한 정우진 순경. 머리를 말릴 틈도 없이 당직근무에 투입됐습니다. 선상에서는 항해, 기관, 통신 등으로 나뉜 각 영역마다 4시간씩 당직근무가 24시간 돌아갑니다. 항해 업무에 속한 정 순경은 조타실에서 해상을 감시합니다.

어느덧 밤이 찾아오고, 정 순경은 야간 함정 순찰에 나섭니다. 야간 순찰을 하며 침문을 닫고 커튼을 칩니다. 불빛이 새어나가지 않게 등화관제를 하는 겁니다. 불빛이 새어나가면 중국 어선이 함정을 알게 되기 때문에 최대한 은밀하게 작전하기 위해서 등화관제를 한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전면이 노출된 조타실도 캄캄한 어둠에 휩싸입니다.

요즘 들어 정우진 순경은 거친 밤바다가 새삼 두려워졌습니다. 거제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친숙한 바다이지만, 바다를 계속 접하면 접할수록 가장 무서운 곳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는 겁니다. 정 순경은 특히 얼마 전 해경 동기의 순직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지난 8일 강원도 삼척 앞바다에서 구조활동 중에 숨진 고 박권병 경장의 소식이었습니다.


정우진 순경은 그때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동기가 사망했다.'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누군지는 몰라서 저희들도 동기들끼리 단톡방에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박권병 선배가 그렇게 됐다고 안타까운 소식을 들어서..."

숨진 박 경장은 정 순경의 해경 동기이자 육군 특전사 선배이기도 했습니다. "저랑 동기이긴 한데 제 군 선배이기도 하고 저는 육군특전사 나왔고 선배는 육군특전사 나와서 저보다 기수가 높은 선배이기도 하고 최근에 봤을 때도 제가 응급구조사 교육 들어갔을 때 그때 얼굴 보고 반갑게 인사하고 했는데 막상 그렇게 됐다니까 믿기지는 않더라고요."



조타실에서는 긴박한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30척이 넘는 중국 어선이 레이더에 잡힌 겁니다. 레이더를 감시 중인 임정한 경사는 함정이 지금 퇴거작전을 위해 이동 중이라면서 중국 어선 중에는 무허가 선박들이 많아서 담보금 자체도 벌금이 세기 때문에 중국어선들이 거의 죽기 살기로 불법조업을 시도한다고 전했습니다.

드디어 전방에 나타난 중국어선 선단. 중국어선 30여 척이 조업이 원천적으로 금지된 특정해역에 집단으로 침입을 시도합니다. 대규모 선단이지만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밤바다의 짙은 어둠에 묻혀있는 탓에 서치라이트로 살핍니다.

"더 왼쪽으로 비춰봐 이게 지금 서치 비추는 건 뭐야. 키 왼편 15도. 양현(엔진) 하나(올려). 서치 어디로 비추나? 서치! 선수하란 말이야. 선수!" 조타실에서 고함을 치는 최종집 함장의 목소리에서 다급함이 묻어납니다.

중국어선에게 중국어로 경고방송을 해보지만 말을 듣지 않자 1508함정의 실질적인 주무기라고 할수 있는 소화포, 이른바 물대포의 배치가 결정됩니다. 함정의 양 측면에는 M60 기관총이 모두 4정 배치됐습니다.



중국 어선의 양편에는 등선 방지를 위한 철조망이, 선미에는 고속단정의 접근을 막는 그물이 내려져 있습니다. 모두 단속에 대비한 장비들입니다.

"꼬챙이가 선수부터 선미까지 다 꽂혀있습니다. 단속 방해용으로 보유하고 있다가 조업할 때는 철거하고 경비병력이 접근하면 설치하는 그런 형태로 조업을 하죠." 이상수 경위의 설명입니다.

소화포가 물을 뿜어보지만 강한 맞바람 탓에 중국 어선에 닿지 않습니다. 소화포가 빗겨가면서 대담하게 갑판에 나와 장비를 점검하는 중국 어민의 모습도 보입니다. 마침내 적중하기 시작하는 소화포. 그런데 소화포를 피하기 위해 사각지대인 함정 안쪽으로 중국 어선이 파고듭니다. 자칫 선박과 선박이 충돌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입니다.

최종집 함장의 목소리가 다시 급박해집니다. "빨리빨리 나가라고 해. 전속으로 나가라고 해. 14노트로 안 나오는 놈들은 총 쏴가지고 침몰시킨다고 해."

2시간에 걸친 쫓고 쫓기는 공방전이 이어진 끝에 중국어선들이 특정 금지구역 밖으로 물러납니다.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최종집 함장의 목소리에도 다시 여유가 돌아왔습니다. "보다시피 많은 선박들이 함께 엉켜있는 사태에서 좁은 수역 범위내에서 기동을 하면서 소화포를 가동하고, 작전 임무를 수행하는 데는 상당히 고도의 주의가 필요함을 확인하셨죠?"




긴 밤을 보내고 맞이한 다음 날 아침. 1508함정이 속한 6기동전단의 전체 회의가 예정돼 있습니다. 같은 기동전단 소속 함정이 시야에 들어올 무렵, 갑자기 울리는 함내방송. "중국어선 방위 345도 거리 4.3마일, 현재 침로 160도, 속력 9노트로 현재 들어오고 있습니다." 또 다른 중국어선 선단이 특정 금지 구역 침범을 시작한 겁니다.

짙은 안개를 틈타 특정구역에 침입하는 중국어선들을 차단하기 위해 함정이 급선회를 합니다. 정유진 순경도 M60 기관총을 잡았습니다.


보이는 중국어선마다 선미에 그물을 달고 있는데, 이 그물은 조업을 위하 것이 아니라고 최문석 경위는 설명합니다. "해경의 고속단정이 접근 못 하게 등선 방해용 그물입니다. 저 그물이 있으면 선미 쪽으로 접근이 어렵죠. 단정 스크류가 어망에 감기니까.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 쟤네들은 설치하고 있는 거죠. 현측에다가는 쇠창살을 꽂아놓고 작심하고 들어온 거죠."

"키 바로(키 원위치)! 키바로(키 원위치)!" "우현 중국어선 접근 중! 키바로 써! 키바로 써!"

조타실에 울려펴지는 낯선 항해용어들. 선장이 지시하면 해경 대원들은 바로 복창합니다.


함정에서 발사하는 소화포가 중국어선 조타실을 집중 타격합니다. 우리 측 함정 4척의 차단기동과 소화포 타격이 2시간 넘게 계속되자 견디지 못한 중국어선 40여 척이 특정구역 밖인 경도 124도선 서편으로 물러납니다.

중국어선의 퇴거를 확인하고 집결지인 북쪽으로 다시 향하는 1508함. 뒤따라오던 같은 기동전단 소속 1002함과 516함에서 잇따라 지원요청에 들어옵니다.


무슨 일일까? 같은 시각 1002함. 쇠창살로 무장한 중국 어선들이 1002 함을 에워쌉니다. 우리 경비정을 향해 집단으로 돌진하며 선체 충돌 위협을 계속하는 겁니다. 결국, 해경이 공용화기인 M60 기관총으로 경고 사격을 가합니다. 90여 발을 쏘고 나서야 중국어선 30여 척은 도주했습니다.



주간 퇴거작전을 마치고 쉴 틈도 없이 특수기동대 출동 명령이 떨어집니다. 중국어선 검문검색을 위한 출동입니다. 특수기동대의 팀장인 서현수 경장 역시 장비착용을 서두릅니다. 1508함에는 고속단정이 두 정 배치돼 있는데, 한 단정에 보통 9명에서 10명의 특수기동대원들이 탑승합니다.

작전의 첫 번째 단계는 고속단정이 검색 대상인 중국 어선을 에워싸며 내부 상황을 파악하는 겁니다. 단정 한대가 엄호를 맡고 나머지 한대가 중국어선에 접근해 등선을 시도합니다. 오징어를 잡는 중국어선입니다.


조타실에 진입한 해경, 조업허가를 받은 어선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래도 조업일지가 제대로 작성됐는지 허가 조건을 준수했는지 꼼꼼하게 점검합니다. 조업허가나 조업일지를 위조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입니다.

그물망의 크기도 주요 점검 대상입니다. 그물코를 작게 해서 치어까지 싹 다 잡아가는 중국어선을 단속하기 위해섭니다. 삼각자 모양으로 된 측정기구를 그물코에 찔러넣어 크기를 잽니다.

말끔해 보이는 중국 어선의 선장과 달리 초췌해 보이는 선원들. 선원들이 생활하는 선내 공간은 좁고 더럽습니다. 악취가 코를 찔러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중국어민의 불법조업은 중국 내에서 수산물의 소비가 늘어나고 주변 연안 어족자원의 고갈이 맞물려 빚어지는 현상입니다. 중국어선은 2010년 말 기준으로 100만 척까지 숫자가 늘었고, 어민 수 역시 3천만이나 된다고 합니다.

이번 검문검색은 조업 허가를 지키고 있는 어선이어서 안전하게 끝났지만 늘 이렇게 운이 좋은 건 아닙니다.



10대 이상의 중국 어선들이 선체를 서로 연결한 채 계류 중입니다. 일종의 '연환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상에는 수백 명의 중국 선원이 해경을 위협하며 조직적으로 저항합니다. 해경대원들이 탑승해있는 배의 선체를 들이받기도 합니다. 모두 해경 대원들의 생명이 위태로웠던 순간들입니다.

고된 작전을 마친 함내에서는 또 다른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화장실 전쟁입니다. 오수 배관이 막혀서 화장실 사용이 금지된 겁니다. 한정된 공간에서 생활하는 해경 대원들에게는 꽤나 심각한 사안입니다. 간부부터 의경까지 모두 배관 수리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습니다. 조타실에서 레이더를 감시하던 이상수 경위가 직접 공구를 잡았습니다.

이상수 경위는 "오랫동안 고립된 함정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자체적으로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어려운 점 가운데 하나라고 털어놨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야간 출동이 잦다 보니 피로도가 높은 것도 힘든 점 가운데 하나입니다. 야간 작전 중이던 최병욱 순경은 "작전이 대부분 야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창 성수기일 때는 하루에 2, 3시간도 못 자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금 정도면 양반"이라고 미소를 지어보였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해경 대원들을 힘들게 하는 건 소중한 사람과 떨어져 지낸다는 겁니다. 먼바다에 나가면 스마트폰의 모바일 인터넷은 물론이고, 전화마저 터지지 않습니다.

이동석 조리장의 이야기입니다. "가족과 떨어져 지낸다는 것, 그게 아마 제일 힘들지 싶어요. 누구나 다. 7박 8일 나오면 지금처럼 이렇게 전화도 안 터지고 집에 어떤 일이 있는지 알 수도 없고. 단지 그냥 건강하게 잘 있어만 달라는 희망만 가지고 살아갑니다"

김종진 순경은 내년에 결혼할 여자친구가 가장 걱정입니다. "저도 좀 있으면 여자친구랑 내년에 결혼하고 이렇게 하니까 되게 걱정이 많이 됩니다. 제 몸을 국가를 위해서 우리나라도 지키고 해야겠지만, 바다를 지키는 게 저희 임무이긴 하지만 제 목숨도 같이 지키면서 해야 하니까 그게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



늘 흔들리고, 바다 날씨처럼 순간마다 급변하는 선상생활. 단속과 훈련은 쉼 없이 반복됩니다. 단속은 단속대로 훈련은 훈련대로 뭐 하나 쉬운 일이 없는 바다 위에서의 24시간. 24시간을 매일 반복해서 사는 해경의 고단한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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