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무항생제”…알고 보니 폐기용 소뼈

입력 2016.11.30 (23:31) 수정 2016.12.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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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유기농이다, 100% 무항생제다, 비싼 값을 치르고 유기농 업체를 따로 찾아 식품을 살 때는 그만큼 업체를 믿기 때문인데요, 폐기용 소뼈를 재사용해 만든 사골 곰탕이 초록마을과 올가 등 내로라하는 유명 유기농업체를 통해 3년 가까이 팔려나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다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갈비탕용 육수를 끊이는 솥에서 소뼈를 꺼내 상자에 담습니다.

상자가 향한 곳은 공장 뒤편의 창고.

갈비탕 육수를 내고 난 소뼈는 바로 폐기해야하지만 곰탕을 만들기 위해 빼돌린 겁니다.

<녹취> 식약처 직원 : "(공장) 안에서 별도 보관 안 하시고, 바로바로 내놓는다고(버린다고) 했잖아요."

폐기용 소뼈는 이후 무항생제 소뼈와 섞여 사골 곰탕을 만드는 데 쓰였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곰탕은 '100% 무항생제' 고급제품으로 둔갑해 유명 유기농 전문판매점에 납품됐습니다.

초록마을과 올가, 쿱의 전국 매장을 통해 최근 2년 10개월 동안 팔린 양만 약 30만 개.

33억 원어치가 넘습니다.

<녹취> 가짜 무항생제 곰탕 구매자 : "판매점의 이름을 믿고 사는 거기 때문에 너무 황당해요. 친환경, 유기농이라고 해서 먹였는데, 어떻게 관리가 하나도 안 되고 있었는지..."

유기농 업체들은 3년 가까이나 식품을 판매하면서도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녹취> 유기농 전문판매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1년에 기본 3번 정도는 (제조공장에) 나가고요. 제조공정 속에서 혼입이 될 수 있는지 여부를 다 점검했는데 그땐 아무 이상이 없었어요."

식약처는 곰탕 제조업자를 구속했지만, 판매업체에 대해서는 경고에 그쳤습니다.

판매업체들은 뒤늦게 문제의 사골 곰탕을 전량 회수하고 이미 팔린 제품은 환불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다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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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1-30 23:46:34
    • 수정2016-12-20 17: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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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유기농이다, 100% 무항생제다, 비싼 값을 치르고 유기농 업체를 따로 찾아 식품을 살 때는 그만큼 업체를 믿기 때문인데요, 폐기용 소뼈를 재사용해 만든 사골 곰탕이 초록마을과 올가 등 내로라하는 유명 유기농업체를 통해 3년 가까이 팔려나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다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갈비탕용 육수를 끊이는 솥에서 소뼈를 꺼내 상자에 담습니다. 상자가 향한 곳은 공장 뒤편의 창고. 갈비탕 육수를 내고 난 소뼈는 바로 폐기해야하지만 곰탕을 만들기 위해 빼돌린 겁니다. <녹취> 식약처 직원 : "(공장) 안에서 별도 보관 안 하시고, 바로바로 내놓는다고(버린다고) 했잖아요." 폐기용 소뼈는 이후 무항생제 소뼈와 섞여 사골 곰탕을 만드는 데 쓰였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곰탕은 '100% 무항생제' 고급제품으로 둔갑해 유명 유기농 전문판매점에 납품됐습니다. 초록마을과 올가, 쿱의 전국 매장을 통해 최근 2년 10개월 동안 팔린 양만 약 30만 개. 33억 원어치가 넘습니다. <녹취> 가짜 무항생제 곰탕 구매자 : "판매점의 이름을 믿고 사는 거기 때문에 너무 황당해요. 친환경, 유기농이라고 해서 먹였는데, 어떻게 관리가 하나도 안 되고 있었는지..." 유기농 업체들은 3년 가까이나 식품을 판매하면서도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녹취> 유기농 전문판매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1년에 기본 3번 정도는 (제조공장에) 나가고요. 제조공정 속에서 혼입이 될 수 있는지 여부를 다 점검했는데 그땐 아무 이상이 없었어요." 식약처는 곰탕 제조업자를 구속했지만, 판매업체에 대해서는 경고에 그쳤습니다. 판매업체들은 뒤늦게 문제의 사골 곰탕을 전량 회수하고 이미 팔린 제품은 환불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다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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