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신축야구장, ‘돔 vs 개방형’ 팽팽한 토론

입력 2016.12.02 (17:0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2025년 서울시 송파구 잠실 일대에 들어설 신축 야구장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국민 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맞아 제대로 된 돔구장이 필요하다"라고 주장과 "개방형 구장을 잘 짓는 게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서울시는 2일 서울시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 프로구단, 야구 해설위원 등 야구계 전문가, 학계 인사 100여 명이 참여하는 전문가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홍보 자료를 통해 "잠실종합운구장 일대를 2025년까지 스포츠·문화가 복합된 글로벌 마이스 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잠실야구장 또한 한강을 배경으로 야구 관람을 즐길 수 있도록 한강 변으로 자리를 옮기고 관람석도 국내 최대 규모인 3만5천석 이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히며 "구장 형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어서 의견을 모으는 과정을 거치려 한다"고 토론회 개최 이유를 알렸다.

김도균 경희대 교수가 '돔구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교수는 "대한민국을 대표할 돔구장이 필요하다"며 "야구장을 찾는 팬들이 원하는 건 조망이 아닌, 편안한 공간에서 경기를 보는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상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올해 잠실야구장을 두 개 팀이 쓰면서도 152일을 사용했는데, 돔구장을 건설하면 다른 문화 공연 등으로 300일 이상을 사용할 수 있다"며 "경제적인 면을 봐도 돔구장 건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건설비와 운영비, 투자 주체는 쟁점이 됐다.

서울시는 "돔구장을 지으면 건립비 약 4천억원, 연간 운영비 75억원 정도가 들 것이다. 개방형 구장은 건립비 약 2천500억원, 운영비 약 35억원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더구나 서울시는 잠실신축야구장을 민자유치로 건설하려 한다.

김 교수는 "서울시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다. 주변 상권도 살아난다"며 "민간투자자본을 유치하는 것뿐 아니라 정부 보조금까지 유도해야 한다. 서울시도 더 투자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훈 서강대 교수는 "개방형 구장이 현실적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와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를 새로 지을 때 모기업이 건립비의 30% 정도를 부담했다"고 과거 사례를 들며 "민간자본유치로 경기장을 지으면 결국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산과 LG가 상당한 부담을 가질 수 있다. 비용 문제를 고려하면 연간 활용도를 생각해도 개방형 구장이 훨씬 효율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미국에서는 100년이 넘은 야구장도 있다. 사실 현재 잠실구장을 개보수해서 활용하는 게 가장 좋을 수도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패널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인제 서울시 의원과 김찬석 청주대 교수, 정성훈 로세티 이사, 강민호 KBO 기획팀장, 정택기 잠실 구장관리팀장, 최경주 서울시 동남권사업단장, 민훈기 해설위원, 이재국 한국야구기자협회장이 패널로 나섰다.

이들 모두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야구장을 지어야 한다"는 대의는 공감했으나 돔구장과 개방형 구장을 놓고는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국외 경기장 건설에 자주 참여한 건축가 정성훈 로세티 이사는 "아직 확실한 데이터가 없는 상태에서 너무 다양한 논의가 오간다. 비용에 대한 문제부터 확실히 해야 한다. 야구장 건설에 얼마가 들고,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에 대한 계획부터 세워야 한다"며 "운영 면에서도 '돔구장이 생기면 정말 콘서트를 돔구장이 얼마나 유치할 수 있는가'라는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돔구장 종류에 따라 운영비도 달라진다. 이런 부분에 대한 데이터가 쌓이지 않은 상황에서는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기 어렵다"는 원칙적인 부분의 지적도 했다.

서울시는 온라인을 통해 신축구장 형태를 놓고 시민과 야구팬의 설문 조사와 의견 수렴을 한다. 팬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패널 중 상당수가 "비용 조달 문제 등 여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팬들의 의견부터 묻는 것도 의아하다. 투표로 야구장 형태를 결정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최경주 서울시 동남권사업단장은 "일반 시민, 팬들, 선수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우리 사회 전체의 합의점을 찾아가야 하는 과정이 필요해 온라인 설문을 하는 것이다. 선거처럼 결정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분명한 원칙을 세우고, 폭넓게 접근하겠다. 로드맵을 다시 한 번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잠실신축야구장, ‘돔 vs 개방형’ 팽팽한 토론
    • 입력 2016-12-02 17:05:51
    연합뉴스
2025년 서울시 송파구 잠실 일대에 들어설 신축 야구장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국민 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맞아 제대로 된 돔구장이 필요하다"라고 주장과 "개방형 구장을 잘 짓는 게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서울시는 2일 서울시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 프로구단, 야구 해설위원 등 야구계 전문가, 학계 인사 100여 명이 참여하는 전문가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홍보 자료를 통해 "잠실종합운구장 일대를 2025년까지 스포츠·문화가 복합된 글로벌 마이스 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잠실야구장 또한 한강을 배경으로 야구 관람을 즐길 수 있도록 한강 변으로 자리를 옮기고 관람석도 국내 최대 규모인 3만5천석 이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히며 "구장 형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어서 의견을 모으는 과정을 거치려 한다"고 토론회 개최 이유를 알렸다.

김도균 경희대 교수가 '돔구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교수는 "대한민국을 대표할 돔구장이 필요하다"며 "야구장을 찾는 팬들이 원하는 건 조망이 아닌, 편안한 공간에서 경기를 보는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상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올해 잠실야구장을 두 개 팀이 쓰면서도 152일을 사용했는데, 돔구장을 건설하면 다른 문화 공연 등으로 300일 이상을 사용할 수 있다"며 "경제적인 면을 봐도 돔구장 건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건설비와 운영비, 투자 주체는 쟁점이 됐다.

서울시는 "돔구장을 지으면 건립비 약 4천억원, 연간 운영비 75억원 정도가 들 것이다. 개방형 구장은 건립비 약 2천500억원, 운영비 약 35억원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더구나 서울시는 잠실신축야구장을 민자유치로 건설하려 한다.

김 교수는 "서울시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다. 주변 상권도 살아난다"며 "민간투자자본을 유치하는 것뿐 아니라 정부 보조금까지 유도해야 한다. 서울시도 더 투자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훈 서강대 교수는 "개방형 구장이 현실적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와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를 새로 지을 때 모기업이 건립비의 30% 정도를 부담했다"고 과거 사례를 들며 "민간자본유치로 경기장을 지으면 결국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산과 LG가 상당한 부담을 가질 수 있다. 비용 문제를 고려하면 연간 활용도를 생각해도 개방형 구장이 훨씬 효율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미국에서는 100년이 넘은 야구장도 있다. 사실 현재 잠실구장을 개보수해서 활용하는 게 가장 좋을 수도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패널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인제 서울시 의원과 김찬석 청주대 교수, 정성훈 로세티 이사, 강민호 KBO 기획팀장, 정택기 잠실 구장관리팀장, 최경주 서울시 동남권사업단장, 민훈기 해설위원, 이재국 한국야구기자협회장이 패널로 나섰다.

이들 모두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야구장을 지어야 한다"는 대의는 공감했으나 돔구장과 개방형 구장을 놓고는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국외 경기장 건설에 자주 참여한 건축가 정성훈 로세티 이사는 "아직 확실한 데이터가 없는 상태에서 너무 다양한 논의가 오간다. 비용에 대한 문제부터 확실히 해야 한다. 야구장 건설에 얼마가 들고,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에 대한 계획부터 세워야 한다"며 "운영 면에서도 '돔구장이 생기면 정말 콘서트를 돔구장이 얼마나 유치할 수 있는가'라는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돔구장 종류에 따라 운영비도 달라진다. 이런 부분에 대한 데이터가 쌓이지 않은 상황에서는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기 어렵다"는 원칙적인 부분의 지적도 했다.

서울시는 온라인을 통해 신축구장 형태를 놓고 시민과 야구팬의 설문 조사와 의견 수렴을 한다. 팬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패널 중 상당수가 "비용 조달 문제 등 여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팬들의 의견부터 묻는 것도 의아하다. 투표로 야구장 형태를 결정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최경주 서울시 동남권사업단장은 "일반 시민, 팬들, 선수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우리 사회 전체의 합의점을 찾아가야 하는 과정이 필요해 온라인 설문을 하는 것이다. 선거처럼 결정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분명한 원칙을 세우고, 폭넓게 접근하겠다. 로드맵을 다시 한 번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