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내부망도 해킹, 까맣게 몰랐다니…

[윤제춘 해설위원]

우리 군이 인터넷뿐만 아니라 내부 전용망인 국방망까지 해킹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외부와 차단돼 있어서 안전하다고 당국이 호언장담했던 전용 국방망인데요. 북한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하니, 국가 안보에 엄청난 구멍이 뚫린 셈입니다.

북한 추정 해커가 공격한 곳은 군 정보망이 집결하는 국방통합데이터센터였습니다. 군 당국은 두 달이 지나서야 이걸 발견했습니다. 그 후에 국회에서 이 문제가 지적되자 국방부는 인터넷과 국방망이 분리돼 있어서 정보 유출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과 내부 국방망은 랜카드로 연결돼 있었습니다. 2년 전에 민간업자들이 서버를 설치할 때 꽂아놓았던 랜카드였습니다. 최근에야 이걸 발견해서 조치할 때까지 북한 해커들은 적어도 두세 달 동안 군사비밀을 마구 빼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우리 군의 보안 의식과 대처 능력입니다. 민간업자가 설치한 장비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습니다. 해킹을 감지해 대응하는데도 오랜 시일이 걸렸습니다. 규정상 비밀 작업은 망에서 분리하고 자료는 이동식 저장 장치에 보관해야 했지만 컴퓨터에 그대로 남겨둬서 유출을 자초했습니다. 악성코드에 감염된 컴퓨터가 3천 대를 넘고, 국방장관 컴퓨터까지 감염됐다고 합니다. 얼마나 많은 군사비밀이 북한에 넘어갔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러고서 어떻게 사이버전에서 북한을 상대할 수 있을까요?

북한 해커들은 민간뿐만 아니라 정부 기관의 전산시스템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계속해 왔습니다. 그동안 대비할 기회는 충분히 있었습니다. 그렇게 당하고도 막지 못한 책임자들에 대한 엄정한 문책이 필요합니다. 국민은 그 많은 국방예산으로 뭘 하는지 묻고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