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승강기의 공포 “갑자기 꼭대기 층으로 솟아”

입력 2016.12.1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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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만 건이 넘는 승강기 사고가 발생한다. 기계 오작동으로 승강기 안에 사람이 갇히거나 승강기가 갑자기 솟아 오르는 등의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주민들의 생명과 직결된 승강기 안전! KBS '소비자리포트'가 승강기 안전 사고 실태를 점검했다.

30년 된 노후 승강기의 공포

일반적으로 승강기의 내구 연한은 설치 후 15년 정도로 본다. 하지만 전국에 설치된 승강기 가운데 31%는 내구 연한을 넘긴 채 그대로 운행되고 있다.

실제로 입주한 지 30년 된 서울 마포의 한 아파트에서는 최근 위험한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승강기가 1층에서 꼭대기 층까지 돌발 상승하는 사고가 각각 다른 동에서 2번이나 발생한 것이다. 주민들은 얼마 전 부품을 교체한 승강기에서 사고가 났다며 이해가 안간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리포트' 제작진이 한국승강기안전공단과 함께 점검한 결과 해당 승강기의 브레이크 제어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해당 유지보수업체는 승강기 노후화가 워낙 심각해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신축 아파트 새 승강기도 고장?

경남 거제의 한 신축 아파트 입주민들은 승강기의 크고 작은 문제로 새 집에 대한 기대가 물거품이 됐다. 입주 초기부터 승강기 갇힘 사고가 빈번히 발생한 것은 물론 지속되는 소음과 진동 때문에 엘리베이터 타는 것이 불안하다는 것이다.


점검 결과, 무게 추를 지탱하는 로프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다. 5개의 로프 중 한 로프의 힘, 즉 장력이 느슨해져 승강기 운행 시 진동이 발생할 수 있고 장기간 방치할 경우 로프 파손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태였다. 실제 해당 승강기의 진동 수치는 43gal까지 치솟아 권장 수치의 2배가 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승강기 설치 업체는 설치 당시 사용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저가 수주 경쟁’으로 사고 악순환

제작진은 현직 승강기 기술자를 만나 허술한 승강기 유지 보수 실태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승강기 1대 당 월 1회 표준 점검 시간인 60분을 지키기는커녕 점검 자체를 제대로 하지않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밝혔다. 이런 부실 점검의 원인으로 그는 유지보수 업체들의 과당경쟁을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경남의 한 업체는 아파트 승강기 1대 당 1원에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표준보수료로 권고하고 있는 금액은 18만 원 정도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터무니 없는 계약을 하는 것일까.

제보자는 업체들이 손해를 보더라도 일단 저가로 유지보수 계약을 따낸 뒤 부품 교체 비용을 비싸게 청구해 이익을 남기는 일들이 많다고 밝혔다. 저가 수주 경쟁이 유지 보수의 질을 낮춰 결국 승강기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승강기 관리의 구조적 문제점! 16일 저녁 7시 35분, KBS 1TV에서 방송되는 '똑똑한 소비자 리포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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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후 승강기의 공포 “갑자기 꼭대기 층으로 솟아”
    • 입력 2016-12-15 14:09:37
    방송·연예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만 건이 넘는 승강기 사고가 발생한다. 기계 오작동으로 승강기 안에 사람이 갇히거나 승강기가 갑자기 솟아 오르는 등의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주민들의 생명과 직결된 승강기 안전! KBS '소비자리포트'가 승강기 안전 사고 실태를 점검했다.

30년 된 노후 승강기의 공포

일반적으로 승강기의 내구 연한은 설치 후 15년 정도로 본다. 하지만 전국에 설치된 승강기 가운데 31%는 내구 연한을 넘긴 채 그대로 운행되고 있다.

실제로 입주한 지 30년 된 서울 마포의 한 아파트에서는 최근 위험한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승강기가 1층에서 꼭대기 층까지 돌발 상승하는 사고가 각각 다른 동에서 2번이나 발생한 것이다. 주민들은 얼마 전 부품을 교체한 승강기에서 사고가 났다며 이해가 안간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리포트' 제작진이 한국승강기안전공단과 함께 점검한 결과 해당 승강기의 브레이크 제어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해당 유지보수업체는 승강기 노후화가 워낙 심각해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신축 아파트 새 승강기도 고장?

경남 거제의 한 신축 아파트 입주민들은 승강기의 크고 작은 문제로 새 집에 대한 기대가 물거품이 됐다. 입주 초기부터 승강기 갇힘 사고가 빈번히 발생한 것은 물론 지속되는 소음과 진동 때문에 엘리베이터 타는 것이 불안하다는 것이다.


점검 결과, 무게 추를 지탱하는 로프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다. 5개의 로프 중 한 로프의 힘, 즉 장력이 느슨해져 승강기 운행 시 진동이 발생할 수 있고 장기간 방치할 경우 로프 파손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태였다. 실제 해당 승강기의 진동 수치는 43gal까지 치솟아 권장 수치의 2배가 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승강기 설치 업체는 설치 당시 사용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저가 수주 경쟁’으로 사고 악순환

제작진은 현직 승강기 기술자를 만나 허술한 승강기 유지 보수 실태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승강기 1대 당 월 1회 표준 점검 시간인 60분을 지키기는커녕 점검 자체를 제대로 하지않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밝혔다. 이런 부실 점검의 원인으로 그는 유지보수 업체들의 과당경쟁을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경남의 한 업체는 아파트 승강기 1대 당 1원에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표준보수료로 권고하고 있는 금액은 18만 원 정도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터무니 없는 계약을 하는 것일까.

제보자는 업체들이 손해를 보더라도 일단 저가로 유지보수 계약을 따낸 뒤 부품 교체 비용을 비싸게 청구해 이익을 남기는 일들이 많다고 밝혔다. 저가 수주 경쟁이 유지 보수의 질을 낮춰 결국 승강기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승강기 관리의 구조적 문제점! 16일 저녁 7시 35분, KBS 1TV에서 방송되는 '똑똑한 소비자 리포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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