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5㎏ 찌우고 연기·춤 힘들어도 뮤지컬 도전 설레요”

입력 2016.12.22 (15:43) 수정 2016.12.2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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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트니 휴스턴 노래만 하기도 힘든데 춤추고 연기까지 하느라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에요. 하지만 20년 전 어린 '양파'의 마음으로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눈떠가는 과정이 즐거워요."

가수 양파(본명 이은진·37)가 지난 15일 막을 올린 '보디가드'를 통해 성공적으로 뮤지컬 신고식을 치렀다.

가수 데뷔 20주년을 앞두고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그는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에서 여주인공 '레이첼 마론' 역을 맡아 폭발적인 성량과 안정적인 연기로 양파의 또 다른 '한 겹'을 보여줬다.

양파는 22일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뮤지컬 도전 과정에 대해 "유격 훈련을 받는 것 같았다. 배우와 제작진들 사이에서는 '휘트니 휴스턴이 와도 해내기 힘들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전에 '지킬 앤 하이드'나 '드림걸스' 같은 작품에 출연 제의를 받기도 했는데 소속사 문제에다 노래·춤·연기를 같이해야 한다는 부담에 용기를 내지 못했다"며 "그러다 결국 '제일 센' 작품으로 제대로 신고식을 치르게 됐다"며 웃었다.

그의 말처럼 뮤지컬 '보디가드'는 주연 여배우 입장에서는 가장 힘든 작품에 속한다. 세계적 팝스타로 설정된 여주인공 '레이첼 마론'역이 원톱으로 극을 이끌며 대부분의 넘버를 소화하는데, 그 노래들이 시대를 풍미한 '팝 디바' 휴스턴의 히트곡들이라 하나하나가 만만치 않은 난이도를 지녔다.

양파는 "공연을 끝까지 이어나가기 위해 체력을 기르느라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트레이닝을 받았다. TV와 달리 무대에서는 볼륨감이 있어야 한다고 해서 살도 5㎏이나 찌웠다"며 "특히 난생처음 해보는 춤과 연기를 연습하느라 매일 저녁 남아서 나머지 공부를 해야 했다"고 돌아봤다.

정확한 발음의 연기가 뮤지컬 데뷔 배우의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에 그는 "'이렇게 열심히 사는 건 고3 때 이후로 처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끝없이 반복해서 연기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양파는 "성격 강한 디바인 레이첼 역을 연구하느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같은 영화를 찾아보고,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로맨스 연기에 힌트를 얻기도 했다"며 "'외화 더빙하는 것 같다'는 지적 등 고칠 부분도 많지만 그래도 '발연기'라는 이야기는 듣지 않아 다행"이라고 했다.

가수 시절에도 해보지 않은 '격한 춤'을 춰야 하는 데에는 "연습 시작하고 3주쯤 됐을 때였나,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엉엉 울면서 하차할 생각마저 했다"고 털어놨다.

"저는 '좌우 분간'도 잘 못 하는 사람이거든요. 빠르게 흘러가는 동작들을 소화하면서 정해진 동선을 지켜야 하는데 정말 죽겠더라고요. 앙상블 동료들 도움으로 동작을 익히고, '악바리같이 달려들어 보라'는 연출가의 말에 이를 악물고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해내고 나니 그나마 좀 나아지더라고요."

양파는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도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떠가는 게 즐겁다고 했다. 특히 여러 동료 배우·스태프들과 함께 무대를 꾸미는 과정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어가고 있다.

"힘들지만 늘 즐기며 무대에 오르는 앙상블 동료들을 보면서 뮤지컬 배우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걸 느껴요. 같이 주연을 맡은 정선아와 손승연에게도 많이 배우죠. 선아는 베테랑 배우다운 자연스러운 연기에 가수 못지않은 가창력을 겸비했고 승연이는 제가 본 가수 중에 최고의 파워와 에너지를 지녔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어린 시절 우상인 휴스턴의 노래를 마음속 깊이 공감하면서 무대에서 부를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했다.

가수 오디션에서 '아이 윌 올웨이즈 러브 유'(I Will Always Love You)를 불렀던 중학교 3학년 꼬마에서 데뷔 20년을 앞둔 베테랑 가수가 되면서 휴스턴과 극 중 레이첼 같은 '디바'로서의 삶에도 감정이입이 됐다.

"휴스턴의 노래를 따라부르며 가수를 꿈꾸던 '어린 양파'로 돌아가 초심을 되새기고 있어요. 아픔과 시련을 이겨내고 꿈꾸던 순간을 맞이한다는 내용의 넘버 '원 모멘트 인 타임'(One Moment In Time)에서는 외롭고 힘들지만 고고해야 하는 여가수의 모습에 공감돼 부를 때마다 울컥해요."

가수 데뷔 20주년인 내년 계획을 묻자 선후배·동료 여가수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작은 프로젝트를 진행해보고 싶다고 했다.

"여가수의 삶이 녹록하지 않잖아요. 제가 인터뷰어로 나서서 양희은, 이선희 등 선배나 동료이자 절친한 친구인 옥주현 등을 만나 '한국에서 여가수로 살아온' 궤적을 묻고 조언도 구하고 싶어요. 그 내용을 팟캐스트 같은 형식으로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앨범과 콘서트도 계획하고 있다. 소속사 문제 등 음악 외적인 면에서 부침을 겪은 탓에 꾸준히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던 것을 채우기 위해서라도 내년에는 정규음반을 내고 가수로서 더 활발하게 나서려 한다.

뮤지컬 배우로서의 미래에 대해서는 "아직은 '보디가드'를 무사히 끝내는 게 먼저"라고 몸을 낮추면서도 계속 도전해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뮤지컬로 배우고 얻는 것들이 너무나 많아서 좋은 작품과 기회가 주어지면 민폐가 되지 않는 선에서 계속해보고 싶어요.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미스 사이공'인데 주현이는 일단 자기가 하는 '마타하리'랑 '레베카'부터 보라고 하네요. 여러 작품을 챙겨보다 보면 또 인연이 닿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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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파 “5㎏ 찌우고 연기·춤 힘들어도 뮤지컬 도전 설레요”
    • 입력 2016-12-22 15:43:05
    • 수정2016-12-22 15:43:35
    연합뉴스
"휘트니 휴스턴 노래만 하기도 힘든데 춤추고 연기까지 하느라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에요. 하지만 20년 전 어린 '양파'의 마음으로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눈떠가는 과정이 즐거워요."

가수 양파(본명 이은진·37)가 지난 15일 막을 올린 '보디가드'를 통해 성공적으로 뮤지컬 신고식을 치렀다.

가수 데뷔 20주년을 앞두고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그는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에서 여주인공 '레이첼 마론' 역을 맡아 폭발적인 성량과 안정적인 연기로 양파의 또 다른 '한 겹'을 보여줬다.

양파는 22일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뮤지컬 도전 과정에 대해 "유격 훈련을 받는 것 같았다. 배우와 제작진들 사이에서는 '휘트니 휴스턴이 와도 해내기 힘들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전에 '지킬 앤 하이드'나 '드림걸스' 같은 작품에 출연 제의를 받기도 했는데 소속사 문제에다 노래·춤·연기를 같이해야 한다는 부담에 용기를 내지 못했다"며 "그러다 결국 '제일 센' 작품으로 제대로 신고식을 치르게 됐다"며 웃었다.

그의 말처럼 뮤지컬 '보디가드'는 주연 여배우 입장에서는 가장 힘든 작품에 속한다. 세계적 팝스타로 설정된 여주인공 '레이첼 마론'역이 원톱으로 극을 이끌며 대부분의 넘버를 소화하는데, 그 노래들이 시대를 풍미한 '팝 디바' 휴스턴의 히트곡들이라 하나하나가 만만치 않은 난이도를 지녔다.

양파는 "공연을 끝까지 이어나가기 위해 체력을 기르느라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트레이닝을 받았다. TV와 달리 무대에서는 볼륨감이 있어야 한다고 해서 살도 5㎏이나 찌웠다"며 "특히 난생처음 해보는 춤과 연기를 연습하느라 매일 저녁 남아서 나머지 공부를 해야 했다"고 돌아봤다.

정확한 발음의 연기가 뮤지컬 데뷔 배우의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에 그는 "'이렇게 열심히 사는 건 고3 때 이후로 처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끝없이 반복해서 연기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양파는 "성격 강한 디바인 레이첼 역을 연구하느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같은 영화를 찾아보고,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로맨스 연기에 힌트를 얻기도 했다"며 "'외화 더빙하는 것 같다'는 지적 등 고칠 부분도 많지만 그래도 '발연기'라는 이야기는 듣지 않아 다행"이라고 했다.

가수 시절에도 해보지 않은 '격한 춤'을 춰야 하는 데에는 "연습 시작하고 3주쯤 됐을 때였나,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엉엉 울면서 하차할 생각마저 했다"고 털어놨다.

"저는 '좌우 분간'도 잘 못 하는 사람이거든요. 빠르게 흘러가는 동작들을 소화하면서 정해진 동선을 지켜야 하는데 정말 죽겠더라고요. 앙상블 동료들 도움으로 동작을 익히고, '악바리같이 달려들어 보라'는 연출가의 말에 이를 악물고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해내고 나니 그나마 좀 나아지더라고요."

양파는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도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떠가는 게 즐겁다고 했다. 특히 여러 동료 배우·스태프들과 함께 무대를 꾸미는 과정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어가고 있다.

"힘들지만 늘 즐기며 무대에 오르는 앙상블 동료들을 보면서 뮤지컬 배우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걸 느껴요. 같이 주연을 맡은 정선아와 손승연에게도 많이 배우죠. 선아는 베테랑 배우다운 자연스러운 연기에 가수 못지않은 가창력을 겸비했고 승연이는 제가 본 가수 중에 최고의 파워와 에너지를 지녔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어린 시절 우상인 휴스턴의 노래를 마음속 깊이 공감하면서 무대에서 부를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했다.

가수 오디션에서 '아이 윌 올웨이즈 러브 유'(I Will Always Love You)를 불렀던 중학교 3학년 꼬마에서 데뷔 20년을 앞둔 베테랑 가수가 되면서 휴스턴과 극 중 레이첼 같은 '디바'로서의 삶에도 감정이입이 됐다.

"휴스턴의 노래를 따라부르며 가수를 꿈꾸던 '어린 양파'로 돌아가 초심을 되새기고 있어요. 아픔과 시련을 이겨내고 꿈꾸던 순간을 맞이한다는 내용의 넘버 '원 모멘트 인 타임'(One Moment In Time)에서는 외롭고 힘들지만 고고해야 하는 여가수의 모습에 공감돼 부를 때마다 울컥해요."

가수 데뷔 20주년인 내년 계획을 묻자 선후배·동료 여가수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작은 프로젝트를 진행해보고 싶다고 했다.

"여가수의 삶이 녹록하지 않잖아요. 제가 인터뷰어로 나서서 양희은, 이선희 등 선배나 동료이자 절친한 친구인 옥주현 등을 만나 '한국에서 여가수로 살아온' 궤적을 묻고 조언도 구하고 싶어요. 그 내용을 팟캐스트 같은 형식으로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앨범과 콘서트도 계획하고 있다. 소속사 문제 등 음악 외적인 면에서 부침을 겪은 탓에 꾸준히 활동을 이어오지 못했던 것을 채우기 위해서라도 내년에는 정규음반을 내고 가수로서 더 활발하게 나서려 한다.

뮤지컬 배우로서의 미래에 대해서는 "아직은 '보디가드'를 무사히 끝내는 게 먼저"라고 몸을 낮추면서도 계속 도전해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뮤지컬로 배우고 얻는 것들이 너무나 많아서 좋은 작품과 기회가 주어지면 민폐가 되지 않는 선에서 계속해보고 싶어요.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미스 사이공'인데 주현이는 일단 자기가 하는 '마타하리'랑 '레베카'부터 보라고 하네요. 여러 작품을 챙겨보다 보면 또 인연이 닿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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