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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 슈바이처’ 요셉의원이 만든 기적
입력 2016.12.24 (09:00) 수정 2016.12.24 (17:02) 방송·연예
몸 하나 겨우 누일 공간에 각자 외로이 지내는 영등포 쪽방촌 사람들. 고된 일이 끝나도 갈 곳이라고는 한 칸짜리 방 밖에 없는 이들을 위한 치유의 공간이 있다. 바로 '요셉의원'이다.


세워진 지 20년 째인 '요셉의원'은 진료비에 드는 비용은 0원, 하루 60여 명의 봉사자들과 20여 명의 의료진이 대가 없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료병원이다. '요셉'이라는 병원 명은 선우경식 초대원장의 세례명 '요셉'에서 따왔다.

의료보험의 혜택조차 받지 못하던 쪽방촌 주민들의 일상을 환하게 비춰준 '요셉의원'은환자 뿐만 아니라 봉사자들에게도 '기적'같은 곳이다.




쪽방촌에 찾아 온 기적, '나눔'

8천 여 명의 후원자, 29년 간 60만 여 건의 무료 진료는 나눔의 기적이 만든 요셉의원만의 진기록이다.


요셉의원은 1987년, 선우경식 원장이 신림동 시장 2층 건물에 열었던 낡은 병원으로 시작했다. 열악한 환경 탓에 약은 해외에서 구해야 했고, 한 번 쓴 주사바늘은 매번 소독해서 써야 할 만큼 병원 살림은 어려웠다. 그런데 그때마다 기적이 찾아왔다.

누군가로부터 라면후원이 들어왔고, 환자를 치료할 의료도구가 없을 때면 어디선가 도움의 손길이 찾아왔다. 위기의 순간마다 익명의 소액기부와 봉사가 이어지면서 요셉의원은 기적 같은 29년을 일궈왔다. 요셉의원의 직원들은 "언제나 부족했지만, 언제나 채워져 있었다"고 말했다.


참인술로 환자 돌보는 봉사자들

요셉의원에 출근하는 일반·의료 봉사자들은 하루 27여 명. 낮부터 밤까지 열리는 진료과목은 총 23개. 가뜩이나 사람들로 붐비는 요셉의원은 밤 진료 시간인 7시부터 저녁 9시까지는 병원을 퇴근하고 봉사하러 오는 의사들로 더욱 붐빈다. 봉사자들은 무급으로 일하면서도 힘든 줄 모르고 일한다.


여의도성모병원 감염내과 과장이었던 신완식(66) 원장은 2009년 정년퇴직을 6년 남기고 요셉의원으로 왔다. 요셉의원의 초대원장인 고 선우경식 박사의 타계 소식이 앞만 보고 살던 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무급 봉사직이지만 신 원장은 "요셉의원에 와서야 비로소 웃음을 찾았다"고 말했다. "교수 적에는 딴 사람들한테 '고맙습니다'란 말을 별로 못 해봤다. 여기 오게 되면 항상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입에 붙어 다닌다"는 신 원장은 "얼굴도 부쩍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도 털어놨다.


요셉의원 설립 초기부터 고 선우경식 원장과 '가난한 이웃들을 돕겠다'는 뜻을 함께 해왔던 최동식(81) 씨는 영상의학과 봉사자다. 술을 먹고 막무가내로 행패를 부리는 환자를 대할 때마다 수도 없이 그만 둘 궁리를 했다는 그가 이곳을 떠나지 못했던 이유는 초대 원장 선우경식 원장이 입버릇처럼 한 말 때문이다. "우리가 아니면 이 환자들이 어디 가서 하소연을 하겠나. 환자를 이해해야 된다". 최 씨는 "선우경식 원장이 세상을나자 동네 사람들이 다 나와서 '영등포 슈바이처가 돌아가셨다'"고 말하며 선우 전 원장과의 기억을 떠올렸다.

요셉의원을 찾는 우리네 이웃들


한두 달 전부터 몸이 안 좋던 신유병(55) 씨는 금전적 여유가 없어 치료를 미루다가 뒤늦게 요셉의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배에 복수가 찬 그는 종합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이었다.

병원비 걱정으로 잠시 안색이 어두워진 신 씨는 "요셉의원을 찾는 환자들은 전원을 하게 돼도 무료"라는 말에 그제야 얼굴이 펴졌다. 요셉의원에서는 서울시 병원과 연계해 의원 내에서 해결되지 않은 응급상황 시 무료로 병원에 입원 및 수술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렇게까지 전문적으로 해주실 줄은 몰랐다"는 신 씨는 "봉사로 운영되니까 대충 피 검사나 하는 줄 알았는데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치아가 다 빠지고 2개만 남은 상태로 10년을 생활했던 환자 박용모 씨는 비싼 치료비 탓에 10년을 그 상태로 살았다. 그런 그가 5년 전 요셉의원에서 틀니치료를 받았다. 음식을 자유자재로 먹을 수 있게 된 건 물론 사람들과 대화하는 기쁨을 되찾은 박 씨. "사람과 대화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고 박 씨는 요셉의원에 고마움을 표했다. "요셉의원은 아기가 엄마 품에 안기듯이 아픈 사람들을 안아주는 곳"이라고 말한 피부과 환자 송병구(57) 씨는 "요셉의원이야말로 제 2의 슈바이처"라고 치켜세웠다.

허름한 골목길에 위치한 낡은 병원이지만 의사는 일상에서 잊고 살던 감사를, 환자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는 '요셉의원'.

 


12월 25일 (일) 밤 10시 40분 KBS 2TV의 '다큐3일-쪽방촌의 기적- 요셉의원 72시간'에서 요셉의원 사람들의 따뜻한 72시간을 만나볼 수 있다.




최정윤 kbs.choijy@kbs.co.kr
  • ‘영등포 슈바이처’ 요셉의원이 만든 기적
    • 입력 2016-12-24 09:00:41
    • 수정2016-12-24 17:02:12
    방송·연예
몸 하나 겨우 누일 공간에 각자 외로이 지내는 영등포 쪽방촌 사람들. 고된 일이 끝나도 갈 곳이라고는 한 칸짜리 방 밖에 없는 이들을 위한 치유의 공간이 있다. 바로 '요셉의원'이다.


세워진 지 20년 째인 '요셉의원'은 진료비에 드는 비용은 0원, 하루 60여 명의 봉사자들과 20여 명의 의료진이 대가 없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료병원이다. '요셉'이라는 병원 명은 선우경식 초대원장의 세례명 '요셉'에서 따왔다.

의료보험의 혜택조차 받지 못하던 쪽방촌 주민들의 일상을 환하게 비춰준 '요셉의원'은환자 뿐만 아니라 봉사자들에게도 '기적'같은 곳이다.




쪽방촌에 찾아 온 기적, '나눔'

8천 여 명의 후원자, 29년 간 60만 여 건의 무료 진료는 나눔의 기적이 만든 요셉의원만의 진기록이다.


요셉의원은 1987년, 선우경식 원장이 신림동 시장 2층 건물에 열었던 낡은 병원으로 시작했다. 열악한 환경 탓에 약은 해외에서 구해야 했고, 한 번 쓴 주사바늘은 매번 소독해서 써야 할 만큼 병원 살림은 어려웠다. 그런데 그때마다 기적이 찾아왔다.

누군가로부터 라면후원이 들어왔고, 환자를 치료할 의료도구가 없을 때면 어디선가 도움의 손길이 찾아왔다. 위기의 순간마다 익명의 소액기부와 봉사가 이어지면서 요셉의원은 기적 같은 29년을 일궈왔다. 요셉의원의 직원들은 "언제나 부족했지만, 언제나 채워져 있었다"고 말했다.


참인술로 환자 돌보는 봉사자들

요셉의원에 출근하는 일반·의료 봉사자들은 하루 27여 명. 낮부터 밤까지 열리는 진료과목은 총 23개. 가뜩이나 사람들로 붐비는 요셉의원은 밤 진료 시간인 7시부터 저녁 9시까지는 병원을 퇴근하고 봉사하러 오는 의사들로 더욱 붐빈다. 봉사자들은 무급으로 일하면서도 힘든 줄 모르고 일한다.


여의도성모병원 감염내과 과장이었던 신완식(66) 원장은 2009년 정년퇴직을 6년 남기고 요셉의원으로 왔다. 요셉의원의 초대원장인 고 선우경식 박사의 타계 소식이 앞만 보고 살던 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무급 봉사직이지만 신 원장은 "요셉의원에 와서야 비로소 웃음을 찾았다"고 말했다. "교수 적에는 딴 사람들한테 '고맙습니다'란 말을 별로 못 해봤다. 여기 오게 되면 항상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입에 붙어 다닌다"는 신 원장은 "얼굴도 부쩍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도 털어놨다.


요셉의원 설립 초기부터 고 선우경식 원장과 '가난한 이웃들을 돕겠다'는 뜻을 함께 해왔던 최동식(81) 씨는 영상의학과 봉사자다. 술을 먹고 막무가내로 행패를 부리는 환자를 대할 때마다 수도 없이 그만 둘 궁리를 했다는 그가 이곳을 떠나지 못했던 이유는 초대 원장 선우경식 원장이 입버릇처럼 한 말 때문이다. "우리가 아니면 이 환자들이 어디 가서 하소연을 하겠나. 환자를 이해해야 된다". 최 씨는 "선우경식 원장이 세상을나자 동네 사람들이 다 나와서 '영등포 슈바이처가 돌아가셨다'"고 말하며 선우 전 원장과의 기억을 떠올렸다.

요셉의원을 찾는 우리네 이웃들


한두 달 전부터 몸이 안 좋던 신유병(55) 씨는 금전적 여유가 없어 치료를 미루다가 뒤늦게 요셉의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배에 복수가 찬 그는 종합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이었다.

병원비 걱정으로 잠시 안색이 어두워진 신 씨는 "요셉의원을 찾는 환자들은 전원을 하게 돼도 무료"라는 말에 그제야 얼굴이 펴졌다. 요셉의원에서는 서울시 병원과 연계해 의원 내에서 해결되지 않은 응급상황 시 무료로 병원에 입원 및 수술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렇게까지 전문적으로 해주실 줄은 몰랐다"는 신 씨는 "봉사로 운영되니까 대충 피 검사나 하는 줄 알았는데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치아가 다 빠지고 2개만 남은 상태로 10년을 생활했던 환자 박용모 씨는 비싼 치료비 탓에 10년을 그 상태로 살았다. 그런 그가 5년 전 요셉의원에서 틀니치료를 받았다. 음식을 자유자재로 먹을 수 있게 된 건 물론 사람들과 대화하는 기쁨을 되찾은 박 씨. "사람과 대화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고 박 씨는 요셉의원에 고마움을 표했다. "요셉의원은 아기가 엄마 품에 안기듯이 아픈 사람들을 안아주는 곳"이라고 말한 피부과 환자 송병구(57) 씨는 "요셉의원이야말로 제 2의 슈바이처"라고 치켜세웠다.

허름한 골목길에 위치한 낡은 병원이지만 의사는 일상에서 잊고 살던 감사를, 환자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는 '요셉의원'.

 


12월 25일 (일) 밤 10시 40분 KBS 2TV의 '다큐3일-쪽방촌의 기적- 요셉의원 72시간'에서 요셉의원 사람들의 따뜻한 72시간을 만나볼 수 있다.




최정윤 kbs.choi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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