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핵경쟁’ 발언으로 미국서 핵강화 논쟁

입력 2016.12.24 (14:53) 수정 2016.12.24 (15:2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미국의 핵전력을 강화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실제로 핵 증강에 나서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미국 내에서 치열해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에 따르면 매튜 번 하버드대 공공정책대학원 핵무기 전문가는, 러시아가 미국의 군 현대화와 미사일 방어(MD)시스템 등을 이미 핵 억지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트럼프의 주장이 현실화할 경우 이는 양국간 군비경쟁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가 현재 유럽이나 중동에서 무력시위를 하고 있지만 그것이 미국이 핵무기를 늘려야 하는 이유는 아니라고 일축했다.

제임스 카네기재단 핵 정책프로그램의 제임스 액턴 부책임자도 "수십 년간 미국 핵전략의 핵심은 핵무기 보유를 줄이는 데 있었다"며 핵증강 필요성을 반박했다.

심지어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사령관도 핵무기 증강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티스는 지난해 1월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미국의 핵 억지 전략의 핵심인 '핵 3원체제'(Nuclear Triad)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뺀 '이원체제(dyad)로 축소·재편해야할 때인지 물어야할 시기라고 말하면서 이 같은 입장을 드러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미국은 소련과 대치한 냉전 시대부터 핵전략 폭격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잠수함으로 구성된 '핵 3원체제'를 통해 핵 억지 전략을 구사해왔다.

하지만 중국, 러시아, 북한으로부터의 핵위협에 대응해 미국도 핵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에 팽팽히 맞서고 있다.

매튜 크로닉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에 트럼프의 발언에 무조건 화를 내기보다는 그를 증가하는 핵 위협에 대항해 나라를 실제로 지킬 수 있는 대통령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중국이 지난 10년간 미국 본토까지 공격할 수 있는 핵탄두를 3배 이상 늘리고, 북한이 핵무기나 미사일 능력을 강화해 미국과 한국 등에 위협을 제기하는 상황을 언급하며 "핵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는 트럼프는 맞았다"고 주장했다.

크로닉 교수는 이러한 적국들의 공격을 억지하기 위해서라도 탄탄한 핵전력이 필요하다며 미국이 국제의무에 상충하지 않는 선에서 핵탄두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1년 발효한 새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는 2018년까지 장거리 배치용 핵탄두 수를 각각 1천550개 이내로 줄이기로 합의했지만 러시아는 이로부터도250개가 넘는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트럼프의 ‘핵경쟁’ 발언으로 미국서 핵강화 논쟁
    • 입력 2016-12-24 14:53:40
    • 수정2016-12-24 15:27:42
    국제
미국의 핵전력을 강화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실제로 핵 증강에 나서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미국 내에서 치열해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에 따르면 매튜 번 하버드대 공공정책대학원 핵무기 전문가는, 러시아가 미국의 군 현대화와 미사일 방어(MD)시스템 등을 이미 핵 억지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트럼프의 주장이 현실화할 경우 이는 양국간 군비경쟁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가 현재 유럽이나 중동에서 무력시위를 하고 있지만 그것이 미국이 핵무기를 늘려야 하는 이유는 아니라고 일축했다.

제임스 카네기재단 핵 정책프로그램의 제임스 액턴 부책임자도 "수십 년간 미국 핵전략의 핵심은 핵무기 보유를 줄이는 데 있었다"며 핵증강 필요성을 반박했다.

심지어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사령관도 핵무기 증강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티스는 지난해 1월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미국의 핵 억지 전략의 핵심인 '핵 3원체제'(Nuclear Triad)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뺀 '이원체제(dyad)로 축소·재편해야할 때인지 물어야할 시기라고 말하면서 이 같은 입장을 드러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미국은 소련과 대치한 냉전 시대부터 핵전략 폭격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잠수함으로 구성된 '핵 3원체제'를 통해 핵 억지 전략을 구사해왔다.

하지만 중국, 러시아, 북한으로부터의 핵위협에 대응해 미국도 핵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에 팽팽히 맞서고 있다.

매튜 크로닉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에 트럼프의 발언에 무조건 화를 내기보다는 그를 증가하는 핵 위협에 대항해 나라를 실제로 지킬 수 있는 대통령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중국이 지난 10년간 미국 본토까지 공격할 수 있는 핵탄두를 3배 이상 늘리고, 북한이 핵무기나 미사일 능력을 강화해 미국과 한국 등에 위협을 제기하는 상황을 언급하며 "핵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는 트럼프는 맞았다"고 주장했다.

크로닉 교수는 이러한 적국들의 공격을 억지하기 위해서라도 탄탄한 핵전력이 필요하다며 미국이 국제의무에 상충하지 않는 선에서 핵탄두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1년 발효한 새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는 2018년까지 장거리 배치용 핵탄두 수를 각각 1천550개 이내로 줄이기로 합의했지만 러시아는 이로부터도250개가 넘는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