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항공기 추락 원인 미궁…테러설은 거듭 부인

입력 2016.12.26 (17:35) 수정 2016.12.2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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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로 향하다 추락한 러시아군 항공기의 사고 원인을 규명할 단서가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당국은 테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견해를 다시 강조했다.

하지만 기내에 반입된 폭발물 등에 의한 테러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서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AP, 타스 통신 등은 막심 소콜로프 교통부 장관 겸 사고조사위원장이 26일(현지시간) "우리가 알기로 테러 가능성은 추락 원인과 관련한 주요 가설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소콜로프 장관은 "기체 결함이나 조종사의 과실을 사고의 원인으로 가정하고 있다"며 "거듭 강조하지만 추락 원인은 조사관이나 러시아 국방부 특별기술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보안기관 관계자도 타스 통신에 "현재까지 테러를 뒷받침할 만한 어떤 정보도 없다. 보안기관과 수사 당국은 테러를 주요 가설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고기가 처음 출발한 모스크바 인근 츠칼롭스키 공항에서 승객과 화물을 철저히 검사했고 중간 급유지였던 소치 아들레르 공항에서도 항공기에 대한 경비가 취해졌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원래 북오세티야의 모즈독에서 연료를 재급유할 예정이었으나 기상 상황 때문에 아들레르로 바꿨다"면서 "소치에서 중간급유가 있을 것이란 정보는 사전에 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아들레르 공항에선 기내로 2명의 국경수비대원과 1명의 세관원만이 들어왔으며 기내에선 항법사 1명만이 급유 상황 점검을 위해내렸다"면서 "급유는 정규 직원에 의해 이루어졌고 음식은 기내로 반입되지 않았다"면서 위험 물질 반입 가능성을 부인했다.

당국이 사고 직후부터 테러 가능성을 부인하는 것이 오히려 테러와 관련한 증거를 숨기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이 나왔다.

수사 당국 고위관계자는 현지 일간 '코메르산트'에 "시리아로 가는 모든 러시아 항공기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그 동맹국들의 집중 감시 대상이며 그들의 감시 장비가 터키, 조지아, 우크라이나 등에 설치돼 있다"면서 "우리가 테러 증거를 숨기려 해도 그들이 증거를 포착해 공개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고 조사 관계자는 인테르팍스 통신에 "사고기가 고도를 높이던 중 치명적인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과 소셜 미디어 등에서는 테러 가능성에 대한 주장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일부 민간 전문가들은 사고기가 이륙 후 상승 단계에서 갑자기 레이더에서 사라진 점, 승무원들이 조난 신고를 하지 않은 점, 기체 잔해가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는 점 등을 테러 가능성의 근거로 들었다.

전문가들은 특히 기체 잔해와 수화물이 출발지인 소치 해안에서 12~14km나 떨어진 넓은 지역에서도 발견되고 있는 데 이는 폭발 등으로 기체가 공중 분해됐을 때 생기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소콜로프 교통부 장관은 잔해가 널리 퍼진 것은 사고 해역의 강한 조류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러시아 국방부 소속의 투폴례프(Tu)-154 항공기는 전날 새벽 러시아 소치를 출발해 시리아 라타키아의 흐메이임 공군기지로 향하던중 흑해 상공에서 추락했다.

이륙 2분 만에 발생한 이 사고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러시아군의 공식 합창단 '알렉산드로프 앙상블' 단원 64명을 포함한 92명의 탑승객 전원이 숨졌다.

특히 이번 사고는 러시아의 시리아 내전 개입에 대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보복이 예상되던 시점에 일어나 사고 직후부터 테러 가능성이 제기됐다.

러시아 국방부와 비상사태부 등은 현장에서 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국방부는 135명의 잠수전문가를 포함, 3천500여 명의 인력과 39척의 함정 및 경비정, 심해 장비 등을 투입해 쉼 없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26일 오전까지 11구의 시신을 인양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6일을 '국민 애도의 날'로 선포함에 따라 여러 도시에서 애도 행사가 열릴 예정이며 오락 행사나 연주회 등은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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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26 17:35:36
    • 수정2016-12-26 17:38:21
    국제
시리아로 향하다 추락한 러시아군 항공기의 사고 원인을 규명할 단서가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당국은 테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견해를 다시 강조했다.

하지만 기내에 반입된 폭발물 등에 의한 테러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서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AP, 타스 통신 등은 막심 소콜로프 교통부 장관 겸 사고조사위원장이 26일(현지시간) "우리가 알기로 테러 가능성은 추락 원인과 관련한 주요 가설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소콜로프 장관은 "기체 결함이나 조종사의 과실을 사고의 원인으로 가정하고 있다"며 "거듭 강조하지만 추락 원인은 조사관이나 러시아 국방부 특별기술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보안기관 관계자도 타스 통신에 "현재까지 테러를 뒷받침할 만한 어떤 정보도 없다. 보안기관과 수사 당국은 테러를 주요 가설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고기가 처음 출발한 모스크바 인근 츠칼롭스키 공항에서 승객과 화물을 철저히 검사했고 중간 급유지였던 소치 아들레르 공항에서도 항공기에 대한 경비가 취해졌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원래 북오세티야의 모즈독에서 연료를 재급유할 예정이었으나 기상 상황 때문에 아들레르로 바꿨다"면서 "소치에서 중간급유가 있을 것이란 정보는 사전에 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아들레르 공항에선 기내로 2명의 국경수비대원과 1명의 세관원만이 들어왔으며 기내에선 항법사 1명만이 급유 상황 점검을 위해내렸다"면서 "급유는 정규 직원에 의해 이루어졌고 음식은 기내로 반입되지 않았다"면서 위험 물질 반입 가능성을 부인했다.

당국이 사고 직후부터 테러 가능성을 부인하는 것이 오히려 테러와 관련한 증거를 숨기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이 나왔다.

수사 당국 고위관계자는 현지 일간 '코메르산트'에 "시리아로 가는 모든 러시아 항공기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그 동맹국들의 집중 감시 대상이며 그들의 감시 장비가 터키, 조지아, 우크라이나 등에 설치돼 있다"면서 "우리가 테러 증거를 숨기려 해도 그들이 증거를 포착해 공개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고 조사 관계자는 인테르팍스 통신에 "사고기가 고도를 높이던 중 치명적인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과 소셜 미디어 등에서는 테러 가능성에 대한 주장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일부 민간 전문가들은 사고기가 이륙 후 상승 단계에서 갑자기 레이더에서 사라진 점, 승무원들이 조난 신고를 하지 않은 점, 기체 잔해가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는 점 등을 테러 가능성의 근거로 들었다.

전문가들은 특히 기체 잔해와 수화물이 출발지인 소치 해안에서 12~14km나 떨어진 넓은 지역에서도 발견되고 있는 데 이는 폭발 등으로 기체가 공중 분해됐을 때 생기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소콜로프 교통부 장관은 잔해가 널리 퍼진 것은 사고 해역의 강한 조류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러시아 국방부 소속의 투폴례프(Tu)-154 항공기는 전날 새벽 러시아 소치를 출발해 시리아 라타키아의 흐메이임 공군기지로 향하던중 흑해 상공에서 추락했다.

이륙 2분 만에 발생한 이 사고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러시아군의 공식 합창단 '알렉산드로프 앙상블' 단원 64명을 포함한 92명의 탑승객 전원이 숨졌다.

특히 이번 사고는 러시아의 시리아 내전 개입에 대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보복이 예상되던 시점에 일어나 사고 직후부터 테러 가능성이 제기됐다.

러시아 국방부와 비상사태부 등은 현장에서 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국방부는 135명의 잠수전문가를 포함, 3천500여 명의 인력과 39척의 함정 및 경비정, 심해 장비 등을 투입해 쉼 없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26일 오전까지 11구의 시신을 인양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6일을 '국민 애도의 날'로 선포함에 따라 여러 도시에서 애도 행사가 열릴 예정이며 오락 행사나 연주회 등은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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