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폴란드 대사관, 20여 년째 불법 임대사업

입력 2016.12.26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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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뱌르샤바 문화과학궁전에서 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인공기가 내걸린 북한 대사관이 있습니다.

만 5천 5백 제곱미터로 축구장 두 개 정도의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6층짜리 1개동과 지상 2층짜리 회색건물에 또 다른 지상 2층의 노란색 건물까지, 모두 3개동으로 이뤄진 대단지입니다.

북한 대사관이 지어질 당시 이 건물은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사용하던 중앙 건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지금은 10여개 업체가 이 곳을 빌려 사용하고 있습니다.

밖에는 부동산과 카드 회사 등 상업용 간판들이 걸려 있습니다.

대사관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안내 데스크를 지나자 커피와 샌드위치 등을 판매하는 식당이 나타납니다.

<녹취> ‘北 대사관 건물 내 임대’ 식당 관계자 : "((북한) 대사관 부지를 불법으로 대여해주고 있다는 정보가 있어요.) 몰랐네요. 저도 여기서 임대로 들어온건데요. 제 회사도 아니고 저는 그냥 일하는 거라 정확히 모릅니다."

또 다른 대사관 건물에도 가봤습니다.

초인종을 누르자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조명을 끄더니 북한 대사관측에 물어보라고 말합니다.

<녹취> ‘北 대사관 건물 내 임대’ 업체 관계자 : "(당신이 무슨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지 그걸 묻고 싶은거에요.) 북한 대사관에 연락해보세요 그럼."

북한 대사관과 거래하는 부동산 업체와 접촉해봤습니다.

빈 사무실이 있어 지금이라도 당장 빌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北 대사관 대행’ 부동산업체 관계자 : "크지는 않지만 3-4개의 사무실을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좋아요. 언제쯤 가 볼 수 있을까요?) 제가 내일은 사무실에 있으니까, 전화하셔서 오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주변 다른 건물보다 임대료가 싸다고 말합니다.

<녹취> ‘北 대사관 대행’ 부동산업체 관계자 : "조건은 굉장히 좋아요. 부엌도 화장실도 있고요. 제곱미터당 16달러에다가 추가로 25즈위티가(한화 7100원) 관리비로 나올 거예요."

세금 문제도 걱정없다며 임대를 적극 권합니다.

<녹취> ‘北 대사관 대행’ 부동산업체 관계자 : "당신은 저희가 발행한 명세서에 대한 것만 지불하면 됩니다. (대사관측에 돈을 더 내거나 하는 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아니에요. 걱정 안하셔도 돼요."

북한은 1966년 폴란드 정부와 협정을 맺고 대사관 부지를 무상제공받았습니다.

북한 대사관은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던 즈음인 1992년부터 불법 임대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후 바르샤바 대사관에서만 해마다 미화 30만 달러의 수익을 내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외교 공관의 상업적 이용을 금지한 비엔나 협약과 또 외교나 영사 활동 외에 공관 건물 사용을 금지한 유엔 결의 2321호에도 위배됩니다.

하지만 북한은 국제법과 유엔 결의를 비웃기라도 하듯 지금도 폴란드 수도 한복판 치외법권 지역에서 버젓이 불법임대업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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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폴란드 대사관, 20여 년째 불법 임대사업
    • 입력 2016-12-26 21:33:38
    정치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뱌르샤바 문화과학궁전에서 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인공기가 내걸린 북한 대사관이 있습니다.

만 5천 5백 제곱미터로 축구장 두 개 정도의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6층짜리 1개동과 지상 2층짜리 회색건물에 또 다른 지상 2층의 노란색 건물까지, 모두 3개동으로 이뤄진 대단지입니다.

북한 대사관이 지어질 당시 이 건물은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사용하던 중앙 건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지금은 10여개 업체가 이 곳을 빌려 사용하고 있습니다.

밖에는 부동산과 카드 회사 등 상업용 간판들이 걸려 있습니다.

대사관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안내 데스크를 지나자 커피와 샌드위치 등을 판매하는 식당이 나타납니다.

<녹취> ‘北 대사관 건물 내 임대’ 식당 관계자 : "((북한) 대사관 부지를 불법으로 대여해주고 있다는 정보가 있어요.) 몰랐네요. 저도 여기서 임대로 들어온건데요. 제 회사도 아니고 저는 그냥 일하는 거라 정확히 모릅니다."

또 다른 대사관 건물에도 가봤습니다.

초인종을 누르자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조명을 끄더니 북한 대사관측에 물어보라고 말합니다.

<녹취> ‘北 대사관 건물 내 임대’ 업체 관계자 : "(당신이 무슨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지 그걸 묻고 싶은거에요.) 북한 대사관에 연락해보세요 그럼."

북한 대사관과 거래하는 부동산 업체와 접촉해봤습니다.

빈 사무실이 있어 지금이라도 당장 빌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北 대사관 대행’ 부동산업체 관계자 : "크지는 않지만 3-4개의 사무실을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좋아요. 언제쯤 가 볼 수 있을까요?) 제가 내일은 사무실에 있으니까, 전화하셔서 오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주변 다른 건물보다 임대료가 싸다고 말합니다.

<녹취> ‘北 대사관 대행’ 부동산업체 관계자 : "조건은 굉장히 좋아요. 부엌도 화장실도 있고요. 제곱미터당 16달러에다가 추가로 25즈위티가(한화 7100원) 관리비로 나올 거예요."

세금 문제도 걱정없다며 임대를 적극 권합니다.

<녹취> ‘北 대사관 대행’ 부동산업체 관계자 : "당신은 저희가 발행한 명세서에 대한 것만 지불하면 됩니다. (대사관측에 돈을 더 내거나 하는 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아니에요. 걱정 안하셔도 돼요."

북한은 1966년 폴란드 정부와 협정을 맺고 대사관 부지를 무상제공받았습니다.

북한 대사관은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던 즈음인 1992년부터 불법 임대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후 바르샤바 대사관에서만 해마다 미화 30만 달러의 수익을 내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외교 공관의 상업적 이용을 금지한 비엔나 협약과 또 외교나 영사 활동 외에 공관 건물 사용을 금지한 유엔 결의 2321호에도 위배됩니다.

하지만 북한은 국제법과 유엔 결의를 비웃기라도 하듯 지금도 폴란드 수도 한복판 치외법권 지역에서 버젓이 불법임대업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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