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여교사’ 이원근 “절실함이 원동력”

입력 2016.12.27 (08:58) 수정 2016.12.2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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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이원근(25)은 어떤 그림이라도 그려낼 수 있을 것 같은 하얀 도화지 같은 배우다.

눈웃음을 치며 해맑은 미소를 지을 때는 영락없는 미소년 같다가도, 때로는 여자들이 기대고 싶은 남자다운 매력을 뽐내기도 한다. 그래서 그를 두고 '분위기가 묘하다'는 평이 많다.

이원근과 대화하다 보면 반전에 놀란다.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면서도 조금 편안해지면 '폭풍 수다'를 늘어놓기 때문이다. 이때는 이웃집 아줌마 같기도 하다.

김태용 감독의 영화 '여교사'(1월4일 개봉)에서 두 여교사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남고생 재하로 출연한 이원근을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여교사'는 그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이 영화 이후 찍은 다양한 작품들이 '여교사'보다 앞서 개봉하거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여교사' 오디션을 볼 때 김태용 감독님과 두 시간가량을 수다를 떨고 대화했어요. 감독님이 저라는 사람이 어떻게 자랐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하시더라고요. 저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재하라는 인물이 사랑받고 싶어하는 캐릭터, 그리고 사랑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죠. 사랑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실제 제 모습과 비슷하다고 말씀드렸죠."

극 중 무용지망생이기도 한 재하는 두 여자의 사랑과 질투의 대상이 된다. 두 여성이 벌이는 감정싸움의 희생양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제가 선생님 애인이 돼드릴까요?"라며 교사를 농락하기도 하는 영악한 학생이다.

김 감독은 최근 시사회 이후 간담회에서 "이원근의 눈빛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재하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듯한 매력 때문에 그를 캐스팅했다고 했다.

'여교사'는 자존감이 낮은 한 여교사(김하늘)가 모든 것을 다 가진 후배(유인영)에게 깊은 열등감과 질투를 느끼고 그가 가진 소중한 것을 빼앗으려고 하는 이야기다. 질투와 열등감이 어떤 파국으로까지 치달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원근에게 열등감을 느낄 때가 있는지 물었다.

"사람이 누군가에 열등감을 느끼면 그 테두리 안에 갇힌다고 생각해요. 자꾸 비교하고 자책하고, 괴로워하니까요. 저는 남들이 가진 좋은 신발 혹은 좋은 옷을 언젠가는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최대한 열등감을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이원근은 이 작품에서 영화계 대선배인 김하늘, 유인영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이상형이나 멋진 사람을 보면 마치 시간이 정지된 듯 느린 화면처럼 보일 때가 있는데, 김하늘 선배를 처음 봤을 때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유인영에 대해서는 "밝은 성격이어서 굉장히 편안하게 대해줬다"고 떠올렸다.

이원근은 두 배우와 베드신도 선보였다. 노출 수위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남고생과 여교사의 정사신이라는 설정 자체가 파격적이다.

"(베드신 촬영 때) 제가 수줍어하거나 긴장하면 여자 선배들이 힘들어할까 봐 제가 자신감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베드신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2012년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송재림의 아역으로 데뷔한 이원근은 그동안 TV와 스크린을 넘나들며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드라마 '발칙하게 고고'(2015)와 '굿 와이프'(2016)에 출연해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그물'에서는 탈북자를 감시하는 국정원 직원, 이동은 감독의 '환절기'에서는 동성애 연기를 펼쳤다.

모두 평범하지 않은 배역이다. 개성 있는 감독들의 선택을 받는 이유도 궁금했다.

"통상 오디션을 볼 때 남들보다 조금 더 절실함을 보여줬던 것 같아요. 제 목표는 조금씩 성장하는 배우가 되는 겁니다. 어떤 직업이든 늘 정점만 찍을 수는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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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27 08:58:37
    • 수정2016-12-27 09:05:36
    연합뉴스
신인 이원근(25)은 어떤 그림이라도 그려낼 수 있을 것 같은 하얀 도화지 같은 배우다.

눈웃음을 치며 해맑은 미소를 지을 때는 영락없는 미소년 같다가도, 때로는 여자들이 기대고 싶은 남자다운 매력을 뽐내기도 한다. 그래서 그를 두고 '분위기가 묘하다'는 평이 많다.

이원근과 대화하다 보면 반전에 놀란다.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면서도 조금 편안해지면 '폭풍 수다'를 늘어놓기 때문이다. 이때는 이웃집 아줌마 같기도 하다.

김태용 감독의 영화 '여교사'(1월4일 개봉)에서 두 여교사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남고생 재하로 출연한 이원근을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여교사'는 그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이 영화 이후 찍은 다양한 작품들이 '여교사'보다 앞서 개봉하거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여교사' 오디션을 볼 때 김태용 감독님과 두 시간가량을 수다를 떨고 대화했어요. 감독님이 저라는 사람이 어떻게 자랐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하시더라고요. 저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재하라는 인물이 사랑받고 싶어하는 캐릭터, 그리고 사랑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죠. 사랑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실제 제 모습과 비슷하다고 말씀드렸죠."

극 중 무용지망생이기도 한 재하는 두 여자의 사랑과 질투의 대상이 된다. 두 여성이 벌이는 감정싸움의 희생양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제가 선생님 애인이 돼드릴까요?"라며 교사를 농락하기도 하는 영악한 학생이다.

김 감독은 최근 시사회 이후 간담회에서 "이원근의 눈빛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재하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듯한 매력 때문에 그를 캐스팅했다고 했다.

'여교사'는 자존감이 낮은 한 여교사(김하늘)가 모든 것을 다 가진 후배(유인영)에게 깊은 열등감과 질투를 느끼고 그가 가진 소중한 것을 빼앗으려고 하는 이야기다. 질투와 열등감이 어떤 파국으로까지 치달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원근에게 열등감을 느낄 때가 있는지 물었다.

"사람이 누군가에 열등감을 느끼면 그 테두리 안에 갇힌다고 생각해요. 자꾸 비교하고 자책하고, 괴로워하니까요. 저는 남들이 가진 좋은 신발 혹은 좋은 옷을 언젠가는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최대한 열등감을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이원근은 이 작품에서 영화계 대선배인 김하늘, 유인영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이상형이나 멋진 사람을 보면 마치 시간이 정지된 듯 느린 화면처럼 보일 때가 있는데, 김하늘 선배를 처음 봤을 때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유인영에 대해서는 "밝은 성격이어서 굉장히 편안하게 대해줬다"고 떠올렸다.

이원근은 두 배우와 베드신도 선보였다. 노출 수위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남고생과 여교사의 정사신이라는 설정 자체가 파격적이다.

"(베드신 촬영 때) 제가 수줍어하거나 긴장하면 여자 선배들이 힘들어할까 봐 제가 자신감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베드신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2012년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송재림의 아역으로 데뷔한 이원근은 그동안 TV와 스크린을 넘나들며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드라마 '발칙하게 고고'(2015)와 '굿 와이프'(2016)에 출연해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그물'에서는 탈북자를 감시하는 국정원 직원, 이동은 감독의 '환절기'에서는 동성애 연기를 펼쳤다.

모두 평범하지 않은 배역이다. 개성 있는 감독들의 선택을 받는 이유도 궁금했다.

"통상 오디션을 볼 때 남들보다 조금 더 절실함을 보여줬던 것 같아요. 제 목표는 조금씩 성장하는 배우가 되는 겁니다. 어떤 직업이든 늘 정점만 찍을 수는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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