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전쟁 사죄 없이 반전 강조…오바마 “미일동맹 굳건”

입력 2016.12.28 (08:39) 수정 2016.12.28 (13:3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 정상으로서 75년 만에 제2차대전 당시 일본군의 공습지인 진주만을 찾아 희생자를 추모하고 반전 메시지를 밝혔지만 일본이 전쟁을 일으킨 데 대한 사죄는 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27일(현지시간) 오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호놀룰루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함께 진주만에 있는 애리조나 기념관을 공식 방문해 헌화하며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숨진 미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두 정상은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힌 위문 벽 앞에 다가가 헌화하고 나란히 묵념했다.

애리조나 기념관은 1941년 12월 7일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으로 침몰한 미군 함정 애리조나 함 위에 세워진 당시 희생자 추도 시설로 아베 총리는 역대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이곳을 방문했다.

아베 총리는 전쟁에서 싸우던 두 나라가 이제 희망의 동맹이 됐다면서 전쟁의 참화가 두 번 다시 되풀이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진주만이 세계인에게 화해의 상징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예상대로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죄는 물론 반성도 하지 않았다. 대신 '희망의 동맹'이라는 미·일 관계, 과거 적이었던 미·일 간의 '화해의 힘'을 역설하는 데 그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쟁의 상처가 우애로 바뀔 수 있고, 과거의 적이 동맹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미·일 관계는 세계 평화의 주춧돌이며 두 나라의 동맹은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고 선언했다.

양국 정상은 이 같은 내용의 '진주만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아베 총리가 전쟁 사죄는커녕 반성조차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본의 침략으로 인한 아시아 내 피해국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은 지난 5월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히로시마 방문의 답방 성격이 짙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원자폭탄을 투하한 히로시마를 찾아 원폭 희생자들을 애도했지만 원폭 투하 책임에 대해 사과하지는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아베 총리가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진주만을 방문한 것은 그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두 정상에게는 "상징적인 최고의 업적"이지만 다음 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하면 양국관계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아베, 전쟁 사죄 없이 반전 강조…오바마 “미일동맹 굳건”
    • 입력 2016-12-28 08:39:40
    • 수정2016-12-28 13:36:21
    국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 정상으로서 75년 만에 제2차대전 당시 일본군의 공습지인 진주만을 찾아 희생자를 추모하고 반전 메시지를 밝혔지만 일본이 전쟁을 일으킨 데 대한 사죄는 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27일(현지시간) 오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호놀룰루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함께 진주만에 있는 애리조나 기념관을 공식 방문해 헌화하며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숨진 미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두 정상은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힌 위문 벽 앞에 다가가 헌화하고 나란히 묵념했다.

애리조나 기념관은 1941년 12월 7일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으로 침몰한 미군 함정 애리조나 함 위에 세워진 당시 희생자 추도 시설로 아베 총리는 역대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이곳을 방문했다.

아베 총리는 전쟁에서 싸우던 두 나라가 이제 희망의 동맹이 됐다면서 전쟁의 참화가 두 번 다시 되풀이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진주만이 세계인에게 화해의 상징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예상대로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죄는 물론 반성도 하지 않았다. 대신 '희망의 동맹'이라는 미·일 관계, 과거 적이었던 미·일 간의 '화해의 힘'을 역설하는 데 그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쟁의 상처가 우애로 바뀔 수 있고, 과거의 적이 동맹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미·일 관계는 세계 평화의 주춧돌이며 두 나라의 동맹은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고 선언했다.

양국 정상은 이 같은 내용의 '진주만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아베 총리가 전쟁 사죄는커녕 반성조차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본의 침략으로 인한 아시아 내 피해국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은 지난 5월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히로시마 방문의 답방 성격이 짙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원자폭탄을 투하한 히로시마를 찾아 원폭 희생자들을 애도했지만 원폭 투하 책임에 대해 사과하지는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아베 총리가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진주만을 방문한 것은 그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두 정상에게는 "상징적인 최고의 업적"이지만 다음 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하면 양국관계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