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2016 리뷰] ③ 유로2016 ‘테러와 관중폭동, 포르투갈과 호날두’

입력 2016.12.28 (11:10) 수정 2016.12.2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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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우려 그래도 축제는 열린다

유럽은 테러와 전쟁 중이었다. 2015년부터 빈번하게 발생한 테러 사건은 올해 3월 벨기에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세계 축구팬들의 축제라는 유럽축구 대항전 유로 2016 개막을 두 달여 앞두고 일어난 사건이었다. 게다가 유로 2016이 열리는 프랑스 인접국인 벨기에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불안함은 더 커졌다. 프랑스는 지난해 11월 대규모 인명 피해를 가져온 파리 테러가 발생했던 곳이어서 대회 개최에 대한 우려 목소리는 더욱 높았다. 그러나 테러 우려에도 대회는 예정대로 열렸다. 파리 에펠탑은 어둠 속에서 환하게 빛났고 그라운드엔 세계적인 수준의 축구 경기가 수놓아졌다. 유로 2016은 최고 수준의 보안 속에 테러 사건 없이 무사히 대회를 마쳤다.


유럽 축구 잔치 최대 적 '관중 폭동'

그러나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테러 대신 관중 폭동이 대회 초반 위험 변수로 떠올랐다. 개막부터 러시아와 잉글랜드 훌리건의 난동으로 대회가 얼룩졌다. 경기 전부터 잉글랜드 극성 팬들이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경찰, 다른 국가 팬과 충돌했다. 경기장 근처에 모여 술을 마시고 국기를 흔들고 노래를 불러댔다. 경찰이 이들을 해산하려고 최루가스를 발사할 정도였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관중석에 있던 러시아 팬들이 옆에 있던 잉글랜드 응원단 쪽으로 침입해 집단 난투극이 일어났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관중들의 폭력이 재발할 경우 러시아와 잉글랜드를 이번 대회 실격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을 정도였다.


포르투갈의 사상 첫 유로 우승

우승컵을 품에 들어 올린 건 포르투갈이었다. 개최국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4분에 터진 에데르의 골로 1대 0으로 이겼다. 포르투갈 사상 첫 유로 대회 우승이었다. 그동안 한처럼 그들의 가슴을 짓눌러왔던 메이저대회 무관의 아픔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호날두 '오! 캡틴!'

세계적인 스타 호날두는 더없이 기쁨을 만끽했다. 조국의 사상 첫 유로 우승을 위해 결승전에 선발 출전해 적극적으로 뛰었다. 그러나 호날두는 전반 25분 무릎 부상 통증으로 들것에 실려 그라운드 밖으로 나왔다. 뛰고 싶은 마음이 굴뚝인데 몸이 따라주지 않자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이 모습을 지켜본 포르투갈 원정 팬들은 물론 상대 팀인 프랑스 관중까지 기립해 호날두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 스포츠에도 이런 아름다운 장면은 나온다. 라커룸에서 치료를 받고 호날두는 벤치로 다시 나왔다. 격정적으로 동료를 응원했다. 득점 기회가 무산됐을 때는 누구보다 아쉬워했고 상대 반칙에 동료가 넘어지면 누구보다 흥분했다. 연장 후반 4분 에데르의 결승 골이 터지고 남은 시간 동안 호날두는 조국의 한이었던 메이저대회 우승을 지켜내기 위해 마치 코치처럼 테크니컬지역을 넘나들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캡틴의 마지막 의무를 다한 것이다. 그리고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호날두는 만세를 부르며 그대로 드러누웠다. 호날두에겐 잊지 못할 감격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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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28 11:10:50
    • 수정2016-12-28 11:12:50
    취재K
테러 우려 그래도 축제는 열린다

유럽은 테러와 전쟁 중이었다. 2015년부터 빈번하게 발생한 테러 사건은 올해 3월 벨기에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세계 축구팬들의 축제라는 유럽축구 대항전 유로 2016 개막을 두 달여 앞두고 일어난 사건이었다. 게다가 유로 2016이 열리는 프랑스 인접국인 벨기에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불안함은 더 커졌다. 프랑스는 지난해 11월 대규모 인명 피해를 가져온 파리 테러가 발생했던 곳이어서 대회 개최에 대한 우려 목소리는 더욱 높았다. 그러나 테러 우려에도 대회는 예정대로 열렸다. 파리 에펠탑은 어둠 속에서 환하게 빛났고 그라운드엔 세계적인 수준의 축구 경기가 수놓아졌다. 유로 2016은 최고 수준의 보안 속에 테러 사건 없이 무사히 대회를 마쳤다.


유럽 축구 잔치 최대 적 '관중 폭동'

그러나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테러 대신 관중 폭동이 대회 초반 위험 변수로 떠올랐다. 개막부터 러시아와 잉글랜드 훌리건의 난동으로 대회가 얼룩졌다. 경기 전부터 잉글랜드 극성 팬들이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경찰, 다른 국가 팬과 충돌했다. 경기장 근처에 모여 술을 마시고 국기를 흔들고 노래를 불러댔다. 경찰이 이들을 해산하려고 최루가스를 발사할 정도였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관중석에 있던 러시아 팬들이 옆에 있던 잉글랜드 응원단 쪽으로 침입해 집단 난투극이 일어났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관중들의 폭력이 재발할 경우 러시아와 잉글랜드를 이번 대회 실격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을 정도였다.


포르투갈의 사상 첫 유로 우승

우승컵을 품에 들어 올린 건 포르투갈이었다. 개최국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4분에 터진 에데르의 골로 1대 0으로 이겼다. 포르투갈 사상 첫 유로 대회 우승이었다. 그동안 한처럼 그들의 가슴을 짓눌러왔던 메이저대회 무관의 아픔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호날두 '오! 캡틴!'

세계적인 스타 호날두는 더없이 기쁨을 만끽했다. 조국의 사상 첫 유로 우승을 위해 결승전에 선발 출전해 적극적으로 뛰었다. 그러나 호날두는 전반 25분 무릎 부상 통증으로 들것에 실려 그라운드 밖으로 나왔다. 뛰고 싶은 마음이 굴뚝인데 몸이 따라주지 않자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이 모습을 지켜본 포르투갈 원정 팬들은 물론 상대 팀인 프랑스 관중까지 기립해 호날두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 스포츠에도 이런 아름다운 장면은 나온다. 라커룸에서 치료를 받고 호날두는 벤치로 다시 나왔다. 격정적으로 동료를 응원했다. 득점 기회가 무산됐을 때는 누구보다 아쉬워했고 상대 반칙에 동료가 넘어지면 누구보다 흥분했다. 연장 후반 4분 에데르의 결승 골이 터지고 남은 시간 동안 호날두는 조국의 한이었던 메이저대회 우승을 지켜내기 위해 마치 코치처럼 테크니컬지역을 넘나들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캡틴의 마지막 의무를 다한 것이다. 그리고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호날두는 만세를 부르며 그대로 드러누웠다. 호날두에겐 잊지 못할 감격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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