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대우조선 세계 1위 경쟁력 지켜야…조선3사 빅딜없다”

입력 2016.12.28 (19:19) 수정 2016.12.28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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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대우조선해양이 지닌 특수선·방산·대형 컨테이너선의 세계 1위 경쟁력을 지키고,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가 모두 몸집을 줄이기 위한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만큼 대우조선을 해체하기보다는 더 탄탄한 회사로 만드는 게 우선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지난 27일 열린 기자단과의 송년회에서 조선업 구조조정의 방향을 이같이 밝혔다.

임 위원장은 "대우조선은 그간 관리가 부실했지만, 세계 1위 경쟁력만큼은 간직하고 유지해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세계 1위를 하는 산업을 포기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대우조선을 구조조정 하더라도 연구·개발(R&D) 인력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며 "회사가 없어지면서 세계 제일 수준의 인력이 경쟁국으로 가면 순식간에 우리 조선 산업이 와해된다"고 말했다.

당분간 '조선 빅3'를 '빅2'로 재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도 재차 밝혔다. 임 위원장은 "빅3가 모두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상황에선 대우조선을 더 단단하고 생존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3개 회사가 모두 구조조정 중인데 빅딜을 한다면 2개 회사가 망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우조선 구조조정 과정을 풍선에서 서서히 바람을 빼는 과정에 비유했다. 인력 구조조정, 자구 노력 등으로 몸집을 줄여가면서 조선업에 어느 정도 볕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2018년까지 버터야 한다는 것이다.

임 위원장은 "빅 사이클(big cycle·대호황)은 아니더라도 스몰 사이클(small cycle·준호황)이 올 때까지 버티는 게 첫 번째 과제고, 투자해 놓은 선박들을 인도해 투입 비용을 회수하는 게 두 번째"라고 말했다.

해운업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2000년 해체된 대우그룹 계열사들이 살아나기까지 7∼8년이 걸렸다"며 "시간을 갖고 봐달라"고 말했다.

한진해운을 유지하려면 2019년까지 4조∼4조6천억원을 투입해야 하는데, 한진그룹 측에서 5천억원만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법정관리가 불가피했다는 점도 설명했다. 한진해운의 외형은 세계 7위였지만 막상 들여다보니 껍데기에 불과했고, 해운업황이 언제쯤 나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불투명했다는 것이다.

임 위원장은 "한진해운이 보유한 선박 155척 가운데 95척은 시세보다 평균 80% 비싼 값에 용선한 것이었고, 나머지 60척 중에서도 빚이 없는 순수한 사선(한진해운 소유 선박)은 5척에 불과했다"며 "사선 55척이 진 빚은 2조5천억원이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선 자영업자 대출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주택담보대출에는 가수요가 있지만, 생계와 직접 관련된 자영업자 대출엔 가수요가 없다"며 "자영업자 대출 리스크 관리와 연착륙 유도는 금융위에서 잘 살펴봐야 할 테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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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28 19:19:43
    • 수정2016-12-28 19:40:18
    경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대우조선해양이 지닌 특수선·방산·대형 컨테이너선의 세계 1위 경쟁력을 지키고,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가 모두 몸집을 줄이기 위한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만큼 대우조선을 해체하기보다는 더 탄탄한 회사로 만드는 게 우선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지난 27일 열린 기자단과의 송년회에서 조선업 구조조정의 방향을 이같이 밝혔다.

임 위원장은 "대우조선은 그간 관리가 부실했지만, 세계 1위 경쟁력만큼은 간직하고 유지해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세계 1위를 하는 산업을 포기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대우조선을 구조조정 하더라도 연구·개발(R&D) 인력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며 "회사가 없어지면서 세계 제일 수준의 인력이 경쟁국으로 가면 순식간에 우리 조선 산업이 와해된다"고 말했다.

당분간 '조선 빅3'를 '빅2'로 재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도 재차 밝혔다. 임 위원장은 "빅3가 모두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상황에선 대우조선을 더 단단하고 생존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3개 회사가 모두 구조조정 중인데 빅딜을 한다면 2개 회사가 망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우조선 구조조정 과정을 풍선에서 서서히 바람을 빼는 과정에 비유했다. 인력 구조조정, 자구 노력 등으로 몸집을 줄여가면서 조선업에 어느 정도 볕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2018년까지 버터야 한다는 것이다.

임 위원장은 "빅 사이클(big cycle·대호황)은 아니더라도 스몰 사이클(small cycle·준호황)이 올 때까지 버티는 게 첫 번째 과제고, 투자해 놓은 선박들을 인도해 투입 비용을 회수하는 게 두 번째"라고 말했다.

해운업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2000년 해체된 대우그룹 계열사들이 살아나기까지 7∼8년이 걸렸다"며 "시간을 갖고 봐달라"고 말했다.

한진해운을 유지하려면 2019년까지 4조∼4조6천억원을 투입해야 하는데, 한진그룹 측에서 5천억원만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법정관리가 불가피했다는 점도 설명했다. 한진해운의 외형은 세계 7위였지만 막상 들여다보니 껍데기에 불과했고, 해운업황이 언제쯤 나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불투명했다는 것이다.

임 위원장은 "한진해운이 보유한 선박 155척 가운데 95척은 시세보다 평균 80% 비싼 값에 용선한 것이었고, 나머지 60척 중에서도 빚이 없는 순수한 사선(한진해운 소유 선박)은 5척에 불과했다"며 "사선 55척이 진 빚은 2조5천억원이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선 자영업자 대출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주택담보대출에는 가수요가 있지만, 생계와 직접 관련된 자영업자 대출엔 가수요가 없다"며 "자영업자 대출 리스크 관리와 연착륙 유도는 금융위에서 잘 살펴봐야 할 테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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