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 ‘빅사이즈 패션계’에서 핫한 TOP 모델3

입력 2017.01.09 (15:47) 수정 2017.01.1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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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365일 핫한 주제가 있다면 다이어트가 아닐까.

연예인의 다이어트 비결은 항상 기사가 되고, 우리들은 뻔한 내용일 걸 알면서도 기사를 클릭한다.

요즘 유행하는 외국 광고의 문구 "이너 뷰티(내면의 아름다움)", "모든 몸매는 아름답다"는 공허하게 다가올 뿐이다.

이런 세상에 돌직구를 날리는 사람들이 있다.

'날씬하다≠아름답다'라고 외치는 플러스사이즈 모델들이다.

김지양


김지양(32)은 165cm에 70kg, 신체사이즈가 39-32-38인 한국 최초의 플러스사이즈 모델이다.


그도 학창시절엔 165cm에 50kg 정도 나가는 날씬한 학생이었다. 살이 찐 건 우송대학교 외식조리학과에 입학한 후 자취를 하면서부터다.

25살의 어느날, 그는 '당신이 주인공입니다'라는 CF 문구에 홀려 모델을 뽑는 방송 프로그램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에 지원했지만 2차 비키니 사진 테스트에서 고배를 마셨다. 보통모델이라면 살을 빼고 다시 도전할 텐데 그는 살을 빼지 않았다. 대신 플러스사이즈 모델에 도전했다. 그는 살찐 여성도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는 자기의 바람대로 미국의 최대 플러스 사이즈 모델 패션쇼인 'FFF 위크(Full Figure Fashion Week)'로 데뷔했고, 여러 모델 콘테스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아메리칸 어패럴'의 플러스 사이즈 모델 투표에서는 전 세계 991명 중 8위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고국인 한국에선 모델로 활동할 수 없었다. 아직 한국에선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찾는 디자이너나 패션쇼가 없다.


2013년, 그는 날씬한 것만이 미의 기준이라는 인식을 바꿔보고자 잡지「66100(여자 66사이즈, 남자 100사이즈 이상)」을 창간했다. 그는「66100」를 통해 '날씬하다≠아름답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그는 "우리나라에선 아직 아름다움의 형태가 다양할 수 있다는 담론이 싹트지 않았다. 다양성이 존중될수록 우리는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라며 그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설명했다.

요새 그가 가장 기쁜 순간은 잡지 독자들로부터 "잡지를 읽고 스스로를 사랑하게 됐다", "인식 변화에 앞장서 줘서 고맙다"는 메시지를 받을 때다.

이은비


이은비(30)씨는 165cm에 67kg, 신체사이즈가 37-30-37인 플러스사이즈 모델이다.


이은비씨도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까지 몸무게가 50kg을 넘지 않았다. 그러다 24살 때, 특별한 이유가 없이 살이 찌기 시작했다. 더 살이 찌기 전에 젊을 때의 모습을 남기고 싶어 스튜디오에서 전신촬영을 했다. 모델이 되기로 한 건 그 순간이었다. "'포샵'이 전혀 되지 않은 사진이었는데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포즈도 자연스럽고 통통한 모습도 괜찮아 보였어요"

우리나라에서 다이어트는 자기관리의 척도이기도 하다. 살이 찌면 자기 관리를 못 하는 사람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이은비는 이런 편견에 반박했다. 그는 "똑같이 뚱뚱해도 '게으른 살'이 있고, '부지런한 살'이 있어요. 부지런하게 보이려면 근력운동을 통해 몸을 탄력있게 만들어야 해요. 저는 세 끼를 골고루 먹고 야식은 먹지 않아요. 요가와 필라테스로 주 3회 이상 운동하고요"

그도 처음엔 사람들의 편견에 부딪혔다. 남자 동료들은 살을 빼라며 압박했고, 부모님은 "돼지 같다. 다이어트 해라"고 하셨다. 하지만 모델 일을 시작한 후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그녀는 작년 6월부터 한 인터넷 쇼핑몰 모델에서 전속모델로 활동하고 있고, 유튜브 콘텐츠 제작업체와 계약을 맺고 스타일링 방법을 보여주는 동영상도 촬영한다. "월수입이 많게는 300만 원 정도 돼요. 저를 보고 '나도 모델 일 하고 싶다'는 친구들도 많아요"

이국주


이국주는 '쭈당당'이라는 빅사이즈 쇼핑몰을 운영하며 모델로 활동 중이다.


그가 방송에 쭈당당 제품을 입고 나오면 방송 직후 주문 문의가 쇄도하는 등 '빅사이즈 완판녀'로 불리고 있다. 한번은 KBS '1박 2일'에 분홍색 야구 점퍼를 입고 나왔는데, 그 후 주문이 폭주하면서 재고가 완판됐다. 그가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이국주가 입은 옷에 대한 질문이 자주 올라오기도 한다.

그는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뚱뚱한 여성들을 위한 뷰티 프로그램의 MC가 되고 싶다고 밝힌 적 있다. 그는 "저도 워낙 패션에 관심이 많고 특히 저처럼 뚱뚱한 여성들도 예쁘게 변신하고 꾸밀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뚱뚱한 여성들의 진짜 워너비 모델이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아름다움의 기준은 각자의 몫이다. 다만 이들의 말처럼 '아름다움=날씬함'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건 아닌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K스타 강지수 kbs.kangj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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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09 15:47:49
    • 수정2017-01-11 14:51:16
    K-STAR
우리나라에서 365일 핫한 주제가 있다면 다이어트가 아닐까.

연예인의 다이어트 비결은 항상 기사가 되고, 우리들은 뻔한 내용일 걸 알면서도 기사를 클릭한다.

요즘 유행하는 외국 광고의 문구 "이너 뷰티(내면의 아름다움)", "모든 몸매는 아름답다"는 공허하게 다가올 뿐이다.

이런 세상에 돌직구를 날리는 사람들이 있다.

'날씬하다≠아름답다'라고 외치는 플러스사이즈 모델들이다.

김지양


김지양(32)은 165cm에 70kg, 신체사이즈가 39-32-38인 한국 최초의 플러스사이즈 모델이다.


그도 학창시절엔 165cm에 50kg 정도 나가는 날씬한 학생이었다. 살이 찐 건 우송대학교 외식조리학과에 입학한 후 자취를 하면서부터다.

25살의 어느날, 그는 '당신이 주인공입니다'라는 CF 문구에 홀려 모델을 뽑는 방송 프로그램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에 지원했지만 2차 비키니 사진 테스트에서 고배를 마셨다. 보통모델이라면 살을 빼고 다시 도전할 텐데 그는 살을 빼지 않았다. 대신 플러스사이즈 모델에 도전했다. 그는 살찐 여성도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는 자기의 바람대로 미국의 최대 플러스 사이즈 모델 패션쇼인 'FFF 위크(Full Figure Fashion Week)'로 데뷔했고, 여러 모델 콘테스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아메리칸 어패럴'의 플러스 사이즈 모델 투표에서는 전 세계 991명 중 8위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고국인 한국에선 모델로 활동할 수 없었다. 아직 한국에선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찾는 디자이너나 패션쇼가 없다.


2013년, 그는 날씬한 것만이 미의 기준이라는 인식을 바꿔보고자 잡지「66100(여자 66사이즈, 남자 100사이즈 이상)」을 창간했다. 그는「66100」를 통해 '날씬하다≠아름답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그는 "우리나라에선 아직 아름다움의 형태가 다양할 수 있다는 담론이 싹트지 않았다. 다양성이 존중될수록 우리는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라며 그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설명했다.

요새 그가 가장 기쁜 순간은 잡지 독자들로부터 "잡지를 읽고 스스로를 사랑하게 됐다", "인식 변화에 앞장서 줘서 고맙다"는 메시지를 받을 때다.

이은비


이은비(30)씨는 165cm에 67kg, 신체사이즈가 37-30-37인 플러스사이즈 모델이다.


이은비씨도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까지 몸무게가 50kg을 넘지 않았다. 그러다 24살 때, 특별한 이유가 없이 살이 찌기 시작했다. 더 살이 찌기 전에 젊을 때의 모습을 남기고 싶어 스튜디오에서 전신촬영을 했다. 모델이 되기로 한 건 그 순간이었다. "'포샵'이 전혀 되지 않은 사진이었는데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포즈도 자연스럽고 통통한 모습도 괜찮아 보였어요"

우리나라에서 다이어트는 자기관리의 척도이기도 하다. 살이 찌면 자기 관리를 못 하는 사람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이은비는 이런 편견에 반박했다. 그는 "똑같이 뚱뚱해도 '게으른 살'이 있고, '부지런한 살'이 있어요. 부지런하게 보이려면 근력운동을 통해 몸을 탄력있게 만들어야 해요. 저는 세 끼를 골고루 먹고 야식은 먹지 않아요. 요가와 필라테스로 주 3회 이상 운동하고요"

그도 처음엔 사람들의 편견에 부딪혔다. 남자 동료들은 살을 빼라며 압박했고, 부모님은 "돼지 같다. 다이어트 해라"고 하셨다. 하지만 모델 일을 시작한 후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그녀는 작년 6월부터 한 인터넷 쇼핑몰 모델에서 전속모델로 활동하고 있고, 유튜브 콘텐츠 제작업체와 계약을 맺고 스타일링 방법을 보여주는 동영상도 촬영한다. "월수입이 많게는 300만 원 정도 돼요. 저를 보고 '나도 모델 일 하고 싶다'는 친구들도 많아요"

이국주


이국주는 '쭈당당'이라는 빅사이즈 쇼핑몰을 운영하며 모델로 활동 중이다.


그가 방송에 쭈당당 제품을 입고 나오면 방송 직후 주문 문의가 쇄도하는 등 '빅사이즈 완판녀'로 불리고 있다. 한번은 KBS '1박 2일'에 분홍색 야구 점퍼를 입고 나왔는데, 그 후 주문이 폭주하면서 재고가 완판됐다. 그가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이국주가 입은 옷에 대한 질문이 자주 올라오기도 한다.

그는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뚱뚱한 여성들을 위한 뷰티 프로그램의 MC가 되고 싶다고 밝힌 적 있다. 그는 "저도 워낙 패션에 관심이 많고 특히 저처럼 뚱뚱한 여성들도 예쁘게 변신하고 꾸밀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뚱뚱한 여성들의 진짜 워너비 모델이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아름다움의 기준은 각자의 몫이다. 다만 이들의 말처럼 '아름다움=날씬함'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건 아닌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K스타 강지수 kbs.kangj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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