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노희범 변호사(법무법인 우면) “헌재, 불출석 증인에 대해 강제구인 예고” ①

입력 2017.01.1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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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7년 1월 11일(수요일)
□ 출연자 : 노희범 변호사 (법무법인 우면)


“헌재, 불출석 증인에 대해 강제구인 예고”

[윤준호] 어제 헌법재판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3차 변론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전과 오후 재판을 합쳐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는데요. 이번에도 주요 증인들이 심판정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헌재가 강력한 경고를 하고 나섰습니다. 증인 불출석 문제를 포함한 탄핵 심판 3차 변론 주요 내용을 전 헌법 연구관인 법무법인 우면의 노희범 변호사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노 변호사님, 안녕하십니까?

[노희범]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증인 신문이 예정돼 있던 최순실 씨, 정호성 전 비서관, 안종범 전 수석 모두 안 나왔는데 이유를 뭐라고 댔습니까?

[노희범] 최순실 씨는 불출석 사유서에 본인과 자신의 딸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진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오늘 11일 본인의 형사 재판을 준비해야 한다는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정호성 전 비서관도 마찬가지로 본인이 형사 재판에 관련돼 있어서 연기를 해 달라, 재판을 준비해야 한다고 하면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안종범 전 정책수석도 본인의 형사 재판의 서면 조사가 진행 중이고 특검 수사를 받는 중이라 준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연기를 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윤준호] 일단 이유는 자신들의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끄겠다는 게 이유군요. 하지만 헌재로서도 이렇게 증인들이 계속 불출석하게 되면 재판을 이어갈 수가 없게 될 텐데요. 그래서 강력한 방안을 내놨다고 하는데 그게 뭔가요?

[노희범] 어제 3명의 핵심 증인에 대한 증인 신문을 기대했었는데 변론이 공전이 되자 박한철 소장이 양측 대리인단에게 경고를 했습니다. 즉 다음 기일에도 출석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헌법재판소법과 심판 규칙에 따라서 강제구인 절차를 밟겠다고 예고를 했습니다. 따라서 다음 기일에도 나오지 않으면 강제구인 영장이 발부돼서 심판정에 와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그동안 벌써 몇 차례 불출석을 했는데 그동안은 강제구인이 불가능했습니까?

[노희범] 강제구인은 법상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을 때 정당한 사유가 없는 경우에 강제구인을 하는 게 맞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증인들이 출석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미리 사전에 표시하지 않고 있다가 증인 신문 기일에 임박해서 아니면 당일날, 불과 몇 시간 전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래서 헌법재판소 입장에서는 증인이 출석할지 안 할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미리 구인영장을 발부할 수는 없었던 겁니다. 구인영장을 발부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발부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것으로 보는 것이 더 맞다고 봅니다.

[윤준호] 좀 다르기는 하겠지만 혹시라도 국회 청문회에서 동행명령장을 발부하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서 오전 9시 또는 10시에 출석하기로 했던 증인이 갑자기 1시간 전에 불출석 사유서를 써서 제출하는 경우에 동행명령장처럼 구치소에 사람을 보내서 데려올 수는 없나요?

[노희범] 명백히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을 경우에는 당연히 그럴 수 있습니다. 당일 몇 시간 전에라도 출석하지 않겠다는 이유를 대면 바로 구인장을 발부해서 데려올 수 있습니다.

[윤준호] 어제 헌재 박한철 소장이 다음 주에 세 차례의 공개 변론 재판을 갖겠다고 밝혔습니다. 강제구인 방침을 밝힌 것도 상당히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주 일각에서는 1월말 임기가 종료되는 박한철 소장이 가능한 자신의 임기 내에 탄핵 심판을 끝내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시각도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노희범] 박한철 소장이 그런 의도를 갖고 있는지 여부는 제가 알 수는 없지만 박 소장이 제1차 변론기일에서부터 여러 차례 강조한 것이 바로 신속한 심리, 즉 대통령 탄핵의 엄중함에 비춰서 신속한 심리를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를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임기 전에 본인이 뭔가 매듭을 짓고 가고 싶은 그런 생각이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헌법재판소의 수장으로서 이 역사적인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본인의 역할, 결정에 참여하고자 하는 그런 의지가 있다고는 보여집니다. 다만 물리적인 시간이 지금 불과 보름 정도밖에 남지 않았거든요. 그런 점에서 증인 신문도 지금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 못합니다. 증거 조사가 앞으로 더 진행되어야 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조심스럽게 하는 예측입니다마는, 박한철 소장 임기 전에 탄핵 심판의 결론이 나기는 좀 어렵지 않겠나 하는 그런 예측을 해 봅니다.

[윤준호] 그런데 이렇게 증인들이 계속적으로 협조를 거부할 경우 검찰 수사 기록을 그대로 증거로 인용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노희범] 그 문제는 법 명문에 규정은 없습니다. 원칙적으로 탄핵 심판은 형사 소송에 관한 법률을 준용하도록 돼 있는데요. 재판부가 아직까지 형사 소송에 관한 증거 법칙, 즉 가장 중요한 전문 법칙을 그대로 준용하겠다, 하지 않겠다고 명확히 밝힌 바는 없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 의견도 이것이 탄핵 심판은 형사 재판이 아니고 헌법 재판이기 때문에 형사 소송에 관한 증거 법칙을 그대로 준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또 재판부에서도 몇 차례 이것은 형사 소송이 아니고 탄핵 심판이다, 쟁점을 흐리지 말아 달라, 피고인이 아니고 피청구인 대통령이다, 그런 말을 여러 차례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형사 소송에 관한 법칙을 그대로 준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계속 내놓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증인들이 계속 불출석을 하고 원만한 증인 신문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지금 말씀하신 대로 검찰의 수사 기록의 진술서를 증거로 채택해서 사실인정에 활용하겠다는 그런 메시지를 보여준 것이 아닌가, 저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윤준호] 어제 3차 변론에서 주목해 볼 부분이 바로 박근혜 대통령측이 헌재에 제출한 세월호 7시간 소명 자료입니다. 그동안 나온 내용과 다른 새로운 내용이 있었습니까?

[노희범] 특별히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진성 재판관이 세월호 7시간 부분에 대한 명확한 대통령의 정확한 기억을 더듬어서 구체적으로 답변을 해 달라고 했는데 아직도 부족하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특히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시간이 도대체 언제인지, 대통령이 인지한 시간이 언제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 없습니다. 오전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7차례에 걸쳐서 전화 통화를 했는데 그 통화 기록에 대한 내역이 없다,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지적하면서 이 부분에 대한 증거 자료나 소명 자료를 내 달라고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윤준호] 오히려 지금까지 나온 새로운 내용이 전혀 없이 이렇게 했기 때문에 헌재에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는데요. 그러면 박근혜 대통령측에서는 자료 보완해서 다시 낼 것이라고 밝혔습니까?

[노희범] 저는 청와대측에서 별달리 낼 수 있는 게 없지 않나 싶습니다. 이미 청와대에서는 홈페이지를 통해서 이것이 팩트라고 해서 분단위로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렸다는 내용을 밝혔습니다. 탄핵 심판이 시작되면서 이진성 재판관이 요구했던 대통령이 구체적인 기억을 살려서 어떤 업무를 구체적으로 했고 당시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여쭤봤는데 이번 답변서에서도 별다른 게 없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상당한 시간을 갖고 답변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구체적 내용이 없었다는 점에서 다시 청와대가 어떤 구체적 내용을 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어렵지 않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윤준호] 그리고 또 하나, 대통령이 최순실 씨로부터 조언을 들었다고 한 시점 부분인데요. 청와대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러면 청와대 보좌 체계가 완비된 것이 언제냐, 언제까지 비선 조직의 도움을 받은 것이냐에 대해서도 답변 제출을 요청했는데 이에 대해서 답변이 아직도 없습니까?

[노희범] 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탄핵 심판의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이 여러 차례 답변을 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 부분은 대통령이 맨 처음 대국민 담화를 통해서 대통령이 되기 전, 즉 대통령이 되고 나서 보좌 체계가 완비되기 전에 연설문이나 홍보에 관한 그런 문서에서 최순실 씨의 도움을 받았다, 비선 조직의 도움을 받았다고 자인을 했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은 공문서 유출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강일원 재판관이 구체적으로 답변을 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 아직까지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답변을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 계속적으로 대통령이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도 비선 조직의 도움을 받고 비선 조직과 연락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답변을 하기 곤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예측이 되고 있습니다.

[윤준호] 마지막으로 블랙리스트 관련해서 하나 여쭈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특검에서 블랙리스트 연루자 사법 처리가 본격 시작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부인해 왔던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블랙리스트 존재를 인정했는데요. 이 블랙리스트가 뇌물죄보다는 상대적으로 입증이 용이하다면서요. 왜 그런가요?

[노희범] 우선 뇌물죄는 뇌물을 서로 주고받은 정황이 보이더라도 대가 관계가 있어야 됩니다. 뇌물과 기업 간 대가를 주고받았다. 예를 들어서 세무조사를 봐줬다, 면세점을 열도록 혜택을 줬다, 이런 식의 대가 관계를 가져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대가 관계를 밝히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반 형사 재판에서도 뇌물죄를 입증하는 데 있어서는 대가 관계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번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이에 반해서 블랙리스트는 이미 명단이 존재한다는 것이 확인됐고 실제 블랙리스트와 관련된 정부의 문서가 확보가 돼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이 두 가지, 명단의 존재와 문서의 존재가 확보된 상태에서는 일단 법 위반 사실의 8, 90%는 이미 확인이 됩니다. 누가 이런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라고 지시했고 관여했는지, 누가 주도했는지를 확인만 하면 되기 때문에 뇌물죄 입증죄보다는 훨씬 쉽다고 보여집니다.

[윤준호] 네. 그렇군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노희범]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법무법인 우면의 노희범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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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노희범 변호사(법무법인 우면) “헌재, 불출석 증인에 대해 강제구인 예고” ①
    • 입력 2017-01-11 09:27:17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7년 1월 11일(수요일)
□ 출연자 : 노희범 변호사 (법무법인 우면)


“헌재, 불출석 증인에 대해 강제구인 예고”

[윤준호] 어제 헌법재판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3차 변론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전과 오후 재판을 합쳐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는데요. 이번에도 주요 증인들이 심판정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헌재가 강력한 경고를 하고 나섰습니다. 증인 불출석 문제를 포함한 탄핵 심판 3차 변론 주요 내용을 전 헌법 연구관인 법무법인 우면의 노희범 변호사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노 변호사님, 안녕하십니까?

[노희범]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증인 신문이 예정돼 있던 최순실 씨, 정호성 전 비서관, 안종범 전 수석 모두 안 나왔는데 이유를 뭐라고 댔습니까?

[노희범] 최순실 씨는 불출석 사유서에 본인과 자신의 딸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진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오늘 11일 본인의 형사 재판을 준비해야 한다는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정호성 전 비서관도 마찬가지로 본인이 형사 재판에 관련돼 있어서 연기를 해 달라, 재판을 준비해야 한다고 하면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안종범 전 정책수석도 본인의 형사 재판의 서면 조사가 진행 중이고 특검 수사를 받는 중이라 준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연기를 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윤준호] 일단 이유는 자신들의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끄겠다는 게 이유군요. 하지만 헌재로서도 이렇게 증인들이 계속 불출석하게 되면 재판을 이어갈 수가 없게 될 텐데요. 그래서 강력한 방안을 내놨다고 하는데 그게 뭔가요?

[노희범] 어제 3명의 핵심 증인에 대한 증인 신문을 기대했었는데 변론이 공전이 되자 박한철 소장이 양측 대리인단에게 경고를 했습니다. 즉 다음 기일에도 출석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헌법재판소법과 심판 규칙에 따라서 강제구인 절차를 밟겠다고 예고를 했습니다. 따라서 다음 기일에도 나오지 않으면 강제구인 영장이 발부돼서 심판정에 와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그동안 벌써 몇 차례 불출석을 했는데 그동안은 강제구인이 불가능했습니까?

[노희범] 강제구인은 법상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을 때 정당한 사유가 없는 경우에 강제구인을 하는 게 맞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증인들이 출석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미리 사전에 표시하지 않고 있다가 증인 신문 기일에 임박해서 아니면 당일날, 불과 몇 시간 전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래서 헌법재판소 입장에서는 증인이 출석할지 안 할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미리 구인영장을 발부할 수는 없었던 겁니다. 구인영장을 발부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발부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것으로 보는 것이 더 맞다고 봅니다.

[윤준호] 좀 다르기는 하겠지만 혹시라도 국회 청문회에서 동행명령장을 발부하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서 오전 9시 또는 10시에 출석하기로 했던 증인이 갑자기 1시간 전에 불출석 사유서를 써서 제출하는 경우에 동행명령장처럼 구치소에 사람을 보내서 데려올 수는 없나요?

[노희범] 명백히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을 경우에는 당연히 그럴 수 있습니다. 당일 몇 시간 전에라도 출석하지 않겠다는 이유를 대면 바로 구인장을 발부해서 데려올 수 있습니다.

[윤준호] 어제 헌재 박한철 소장이 다음 주에 세 차례의 공개 변론 재판을 갖겠다고 밝혔습니다. 강제구인 방침을 밝힌 것도 상당히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주 일각에서는 1월말 임기가 종료되는 박한철 소장이 가능한 자신의 임기 내에 탄핵 심판을 끝내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시각도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노희범] 박한철 소장이 그런 의도를 갖고 있는지 여부는 제가 알 수는 없지만 박 소장이 제1차 변론기일에서부터 여러 차례 강조한 것이 바로 신속한 심리, 즉 대통령 탄핵의 엄중함에 비춰서 신속한 심리를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를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임기 전에 본인이 뭔가 매듭을 짓고 가고 싶은 그런 생각이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헌법재판소의 수장으로서 이 역사적인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본인의 역할, 결정에 참여하고자 하는 그런 의지가 있다고는 보여집니다. 다만 물리적인 시간이 지금 불과 보름 정도밖에 남지 않았거든요. 그런 점에서 증인 신문도 지금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 못합니다. 증거 조사가 앞으로 더 진행되어야 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조심스럽게 하는 예측입니다마는, 박한철 소장 임기 전에 탄핵 심판의 결론이 나기는 좀 어렵지 않겠나 하는 그런 예측을 해 봅니다.

[윤준호] 그런데 이렇게 증인들이 계속적으로 협조를 거부할 경우 검찰 수사 기록을 그대로 증거로 인용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노희범] 그 문제는 법 명문에 규정은 없습니다. 원칙적으로 탄핵 심판은 형사 소송에 관한 법률을 준용하도록 돼 있는데요. 재판부가 아직까지 형사 소송에 관한 증거 법칙, 즉 가장 중요한 전문 법칙을 그대로 준용하겠다, 하지 않겠다고 명확히 밝힌 바는 없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 의견도 이것이 탄핵 심판은 형사 재판이 아니고 헌법 재판이기 때문에 형사 소송에 관한 증거 법칙을 그대로 준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또 재판부에서도 몇 차례 이것은 형사 소송이 아니고 탄핵 심판이다, 쟁점을 흐리지 말아 달라, 피고인이 아니고 피청구인 대통령이다, 그런 말을 여러 차례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형사 소송에 관한 법칙을 그대로 준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계속 내놓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증인들이 계속 불출석을 하고 원만한 증인 신문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지금 말씀하신 대로 검찰의 수사 기록의 진술서를 증거로 채택해서 사실인정에 활용하겠다는 그런 메시지를 보여준 것이 아닌가, 저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윤준호] 어제 3차 변론에서 주목해 볼 부분이 바로 박근혜 대통령측이 헌재에 제출한 세월호 7시간 소명 자료입니다. 그동안 나온 내용과 다른 새로운 내용이 있었습니까?

[노희범] 특별히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진성 재판관이 세월호 7시간 부분에 대한 명확한 대통령의 정확한 기억을 더듬어서 구체적으로 답변을 해 달라고 했는데 아직도 부족하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특히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시간이 도대체 언제인지, 대통령이 인지한 시간이 언제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 없습니다. 오전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7차례에 걸쳐서 전화 통화를 했는데 그 통화 기록에 대한 내역이 없다,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지적하면서 이 부분에 대한 증거 자료나 소명 자료를 내 달라고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윤준호] 오히려 지금까지 나온 새로운 내용이 전혀 없이 이렇게 했기 때문에 헌재에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는데요. 그러면 박근혜 대통령측에서는 자료 보완해서 다시 낼 것이라고 밝혔습니까?

[노희범] 저는 청와대측에서 별달리 낼 수 있는 게 없지 않나 싶습니다. 이미 청와대에서는 홈페이지를 통해서 이것이 팩트라고 해서 분단위로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렸다는 내용을 밝혔습니다. 탄핵 심판이 시작되면서 이진성 재판관이 요구했던 대통령이 구체적인 기억을 살려서 어떤 업무를 구체적으로 했고 당시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여쭤봤는데 이번 답변서에서도 별다른 게 없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상당한 시간을 갖고 답변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구체적 내용이 없었다는 점에서 다시 청와대가 어떤 구체적 내용을 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어렵지 않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윤준호] 그리고 또 하나, 대통령이 최순실 씨로부터 조언을 들었다고 한 시점 부분인데요. 청와대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러면 청와대 보좌 체계가 완비된 것이 언제냐, 언제까지 비선 조직의 도움을 받은 것이냐에 대해서도 답변 제출을 요청했는데 이에 대해서 답변이 아직도 없습니까?

[노희범] 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탄핵 심판의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이 여러 차례 답변을 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 부분은 대통령이 맨 처음 대국민 담화를 통해서 대통령이 되기 전, 즉 대통령이 되고 나서 보좌 체계가 완비되기 전에 연설문이나 홍보에 관한 그런 문서에서 최순실 씨의 도움을 받았다, 비선 조직의 도움을 받았다고 자인을 했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은 공문서 유출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강일원 재판관이 구체적으로 답변을 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 아직까지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답변을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 계속적으로 대통령이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도 비선 조직의 도움을 받고 비선 조직과 연락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답변을 하기 곤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예측이 되고 있습니다.

[윤준호] 마지막으로 블랙리스트 관련해서 하나 여쭈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특검에서 블랙리스트 연루자 사법 처리가 본격 시작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부인해 왔던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블랙리스트 존재를 인정했는데요. 이 블랙리스트가 뇌물죄보다는 상대적으로 입증이 용이하다면서요. 왜 그런가요?

[노희범] 우선 뇌물죄는 뇌물을 서로 주고받은 정황이 보이더라도 대가 관계가 있어야 됩니다. 뇌물과 기업 간 대가를 주고받았다. 예를 들어서 세무조사를 봐줬다, 면세점을 열도록 혜택을 줬다, 이런 식의 대가 관계를 가져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대가 관계를 밝히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반 형사 재판에서도 뇌물죄를 입증하는 데 있어서는 대가 관계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번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이에 반해서 블랙리스트는 이미 명단이 존재한다는 것이 확인됐고 실제 블랙리스트와 관련된 정부의 문서가 확보가 돼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이 두 가지, 명단의 존재와 문서의 존재가 확보된 상태에서는 일단 법 위반 사실의 8, 90%는 이미 확인이 됩니다. 누가 이런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라고 지시했고 관여했는지, 누가 주도했는지를 확인만 하면 되기 때문에 뇌물죄 입증죄보다는 훨씬 쉽다고 보여집니다.

[윤준호] 네. 그렇군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노희범]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법무법인 우면의 노희범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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