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욱 수석연구위원(한국국방안보포럼) “中 전략폭격기 포함 작전은 군사적 위협” ②

입력 2017.01.11 (09:2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방송일시 : 2017년 1월 11일(수요일)
□ 출연자 : 양욱 수석연구위원 (한국국방안보포럼)


“中 전략폭격기 포함 작전은 군사적 위협”

[윤준호] 중국 군용기 10여 대가 그제 제주 남방 이어도 인근의 한국 방공식별구역을 네다섯 시간에 걸쳐 침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력 충돌은 없었지만 이례적으로 많은 군용기가 오랜 시간 동안 침범했고 한국과 중국이 사드배치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상황이어서 중국의 의도가 무엇인지 분석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국방안보포럼 양욱 선임 연구위원 연결해서 관련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양욱 위원님, 안녕하십니까?

[양욱] 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 우리가 이야기하는 방공식별구역, 이것의 개념부터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양욱] 일단 영공과 구분을 해야겠는데요. 영공이라는 것은 대한민국 영토와 영토로부터 12해리 떨어진 영해 위의 하늘을 영공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반해서 방공식별구역이라는 것은 바로 이러한 영공을 지키기 위해서 영공의 외곽 쪽에 설정하는 공중 구역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비행기라는 것은 굉장히 빨리 지나가지 않습니까? 넓은 지역을 선포해 놓지 않으면 영공을 침범하는 것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방공식별구역으로 정해 놓았습니다. 이 방공식별구역을 정해 놓는 것의 의미가 뭐냐 하면 자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면 이쪽을 비행하고 있는 비행기에 대해서 퇴각을 요청하거나 격퇴할 수 있다고 미리 국제사회에 선포를 해 놓은 구역이라는 것입니다.

[윤준호] 이게 주권 구역은 아니지만 국가 안보를 위해서 필요한 구역인 만큼 지금까지는 상대방의 방공식별구역에 들어갈 때는 서로 통지를 하지 않았습니까?

[양욱] 해 왔습니다. 그러나 방공식별구역이라는 곳이 딱히 법적으로 통보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나 어떤 의미에서 통보를 하냐 하면 당신네 나라에 그러한 주권적 행위를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움직임이 있을 때는 통보를 하게 됩니다. 통보를 하지 않고 움직인다면, 특히 군용기가 움직일 경우에는 상대방 국가의 그러한 행위를 존중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는 겁니다.

[윤준호] 그래서 중국도 우리 방공식별구역에 들어온 적이 예전에 여러 차례 있었지만 보통 군용기 두세 대 규모였고 금방 빠져나갔습니다. 사전에 통보도 하고 그랬는데요. 이번에는 말씀 드렸다시피 핵 폭격기를 포함한 10여 대의 군용기가 몇 시간에 걸쳐서 넘나드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이건 상당히 심각한 상황으로 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양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전의 침범만 해도 사실 받아들이기 쉬운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침범하는 기종들이 보통 정보수집 비행, 일종의 첩보기라든가 초계기들 같은 것들이 들어와서 침범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 주변국의 군사적 정황을 확인하기 위해서 들어오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그런 차원을 넘어서 앞서 10여 대의 군용기라고 말씀하셨지만 6대의 폭격기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H6라고 해서 중국이 운용하는 핵 폭격기입니다. 전략 폭격기인데 이런 것들이 포함돼서 작전을 수행했다는 것은 군사적 위협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윤준호] 거기에 해상 초계기까지 있었죠. 군사적 위협. 그러면 우리 공군 전투기도 출격했고
일본 전투기도 긴급 발진했죠?

[양욱] 그렇습니다.

[윤준호] 서로 대치 상황이 벌어졌었나요?

[양욱] 보통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어느 나라든 자기 나라의 전투기를 띄워서 이런 작전을 수행하는데 우리는 F15K라고 해서 대한민국 공군이 가진 가장 강력한 전투기가 있습니다. 이것이 떠서 요격을 하는데 요격이라고 해서 실제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총기를 발사하거나 이런 것이 아니라 적 근처에 다가가서 통신을 하거나 수신호 같은 것들을 통해서 우리 영공 밖으로 나가라, 이렇게 신호를 주게 되는 것입니다.

[윤준호] 그렇군요. 그런데 왜 우리 군 당국은 이런 것이 이전에도 계속 있어 왔다고 하면서 밝히지 않다가 일본 보도 이후에 밝히고 나선 것입니까? 중국 눈치를 본 건가요?

[양욱] 꼭 중국의 눈치를 봤다기보다는 여러 가지 국내 정치적 어려움이나 정황들을 생각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지금 중국의 태도를 놓고 이렇게 행동하게 된 배경에는 사드 배치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관측들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사드가 문제가 됐기 때문에 이러한 충돌이 생겼다 하는 논란에서 좀 벗어나기 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군이 이런 부분들을 갖다가 심각하게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정말 중국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미리 확인하는 이런 과정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윤준호] 그런데 우리측 방공식별구역만 침공한 게 아니라 일본측 방공식별구역도 침범한 채 동해 쪽으로 계속 비행을 했거든요. 그렇다면 이게 과연 사드 문제만의 무력시위는 아닌 것 같은데요. 또 다른 의도도 있다고 보십니까?

[양욱] 사드뿐만 아니라 중국의 전체적 군사적 움직임을 한번 읽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현재 중국의 올해 처음 들어와서 한 군사적 행동이 뭔지 보면 당장 1월 2일부터 랴오닝이라는 중국의 최초 항공모함이 있지 않습니까? 이 항공모함을 동원해서 남중국해에서 군사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윤준호] 서해까지 올라온 실탄 훈련을 지금 하고 있죠?

[양욱] 맞습니다. 이게 왜 그런가 하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타이완 총통하고 직접 전화통화를 한 것에 대해서 중국이 유감을 표한 이후에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자신들의 정치적 방향이나 국가적 이익에 맞지 않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군사력을 통해서 뭔가 압박을 가한다는 그런 행동을 이미 1월 2일부터 시작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다음에 아까 일본 말씀하셨지만 일본, 중국도 지금 센가쿠 열도 문제를 놓고 충돌이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이 전부 다 발현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동북아 지역 혹은 아시아 지역에 대해서 패권을 중국이 가지고 있다는 이러한 위협을 통해서 보여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윤준호] 결국 우리를 포함해서 한미일 3국에 다목적으로 군사적 위협을 했다, 이렇게 볼 수 있겠군요.

[양욱] 충분히 그렇습니다. 일단 특히 중국이 경계하고 있는 것이 한미일 3각 동맹이 형성되는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견제를 하고 있는 그런 모습입니다.

[윤준호] 이번에 문제가 된 이어도 쪽 방공식별구역, 이 부분이 중국하고 중첩되는 그런 쪽 아닙니까?

[양욱]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사실 이것이 2013년부터 문제가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2013년에 중국이 일방적으로 이어도 지역을 포함한 곳에 대해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합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당연히 우리나라의 배타적경제수역에 포함되는 이어도 지역을 함부로 포함시키니까 잘못됐다고 얘기를 하는데 문제는 뭐냐 하면 그 당시 2013년 당시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의 방공식별구역이 제주도 남방 쪽에서 이어도를 포함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마라도까지도 포함하고 있지 않았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비난이 높았는데요. 당시 우리 정부가 중국의 일방적 발표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미국, 일본과 협의를 해서 마라도도 분명히 포함시키고 이어도까지 KADIZ를 확장시키게 되는데 이게 소위 말해서 현 정부 들어와서 외교 안보 부분에서 최대의 성과가 아니었나 하고 저는 개인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윤준호] 그래서 이어도에 가건물도 만들었고요. 그런데 이쪽에 중국 배들이 나타나는 사례가 최근에 계속 늘고 있습니다. 2014년도까지만 해도 1년에 10번 이하였는데 그 이후에는 17번, 28번으로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중국은 물론이고 일본도 이어도 지역을 눈독들이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유가 뭘까요?

[양욱] 결국은 잠재적 경제적 가치 때문에 그렇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가 일본 쪽하고는 유전 개발 같은 것들도 같이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중국하고 이어도 문제가 가장 핵심적으로 생기는 것은 최종적 해양 경계 확정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그쪽 지역까지 중국은 분명히 자신들의 바다라고 주장하려고 하는 그런 측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번 애초에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을 이어도를 포함시킨 것만 봐도 그런 의도를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윤준호] 지금 현재 한일 간 어업 협정이 다시 체결되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고 있고 한중 간에도 배타적경제수역이라든가 이런 부분이 아직도 논의 중인 거죠?

[양욱] 그렇습니다. 계속적으로 이 부분은 논의 중이고요. 사실 이게 굉장히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게 중국은 구단선이라는 것을 동중국해나 남중국해에서 주장하고 있지 않습니까? 구단선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우리가 국제법으로는 12해리가 자신의 영해라고 얘기하는 것이고 200해리까지를 배타적경제수역을 주장하는 건데 지금 중국의 얘기는 우리는 나라가 크기 때문에 국경 지역으로부터 조금 더 넓은 지역을 차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주장을 가지고 우리를 압박할 가능성도 앞으로 충분히 있다는 것이죠. 이 부분에 있어서 충분히 주의를 해야 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윤준호] 이 부분은 결국 우리의 국가 안보와도 직결되는 부분인데요. 중국이 이번에는 단순한 위협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러한 위협이 계속 반복되고 그게 늘어나면 군사적으로 우리가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겠습니다. 앞으로 군사 외교적으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양욱] 결국 한 나라의 영토나 영해, 영공이라는 것은 그 나라의 무력이 미칠 수 있는 범위까지를 의미하는 것일 겁니다. 대한민국 남쪽, 특히 이어도 지역을 본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군사력이 좀 부족한 실정입니다. 예를 들어서 제주도 같은 데서 발진할 수 있는 전투 기지가 있어야 되는데 이런 부분들이 없다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군사적으로 그러한 대응책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교적으로는 결국 중국이 굉장히 이러한 국제 규범을 지키지 않고 움직이는 데 대해서 국제 사회와 동조를 하고 어떻게 보면 중국보다 더 강한 국가, 예를 들어서 지금 같으면 미국을 들 수 있죠. 이런 국가들과의 협조를 통해서 중국이 일정 선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실질적인 행위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은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의 나라이고 이런 나라일수록 국제법이 존중받아 줘야 충분히 번영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윤준호] 안보적인 우리의 노력에 앞서서 또한 외교적으로 우리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된다는 말씀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양욱] 감사합니다.

[윤준호] 감사합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 연구위원이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인터뷰] 양욱 수석연구위원(한국국방안보포럼) “中 전략폭격기 포함 작전은 군사적 위협” ②
    • 입력 2017-01-11 09:28:13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7년 1월 11일(수요일)
□ 출연자 : 양욱 수석연구위원 (한국국방안보포럼)


“中 전략폭격기 포함 작전은 군사적 위협”

[윤준호] 중국 군용기 10여 대가 그제 제주 남방 이어도 인근의 한국 방공식별구역을 네다섯 시간에 걸쳐 침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력 충돌은 없었지만 이례적으로 많은 군용기가 오랜 시간 동안 침범했고 한국과 중국이 사드배치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상황이어서 중국의 의도가 무엇인지 분석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국방안보포럼 양욱 선임 연구위원 연결해서 관련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양욱 위원님, 안녕하십니까?

[양욱] 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 우리가 이야기하는 방공식별구역, 이것의 개념부터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양욱] 일단 영공과 구분을 해야겠는데요. 영공이라는 것은 대한민국 영토와 영토로부터 12해리 떨어진 영해 위의 하늘을 영공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반해서 방공식별구역이라는 것은 바로 이러한 영공을 지키기 위해서 영공의 외곽 쪽에 설정하는 공중 구역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비행기라는 것은 굉장히 빨리 지나가지 않습니까? 넓은 지역을 선포해 놓지 않으면 영공을 침범하는 것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방공식별구역으로 정해 놓았습니다. 이 방공식별구역을 정해 놓는 것의 의미가 뭐냐 하면 자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면 이쪽을 비행하고 있는 비행기에 대해서 퇴각을 요청하거나 격퇴할 수 있다고 미리 국제사회에 선포를 해 놓은 구역이라는 것입니다.

[윤준호] 이게 주권 구역은 아니지만 국가 안보를 위해서 필요한 구역인 만큼 지금까지는 상대방의 방공식별구역에 들어갈 때는 서로 통지를 하지 않았습니까?

[양욱] 해 왔습니다. 그러나 방공식별구역이라는 곳이 딱히 법적으로 통보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나 어떤 의미에서 통보를 하냐 하면 당신네 나라에 그러한 주권적 행위를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움직임이 있을 때는 통보를 하게 됩니다. 통보를 하지 않고 움직인다면, 특히 군용기가 움직일 경우에는 상대방 국가의 그러한 행위를 존중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는 겁니다.

[윤준호] 그래서 중국도 우리 방공식별구역에 들어온 적이 예전에 여러 차례 있었지만 보통 군용기 두세 대 규모였고 금방 빠져나갔습니다. 사전에 통보도 하고 그랬는데요. 이번에는 말씀 드렸다시피 핵 폭격기를 포함한 10여 대의 군용기가 몇 시간에 걸쳐서 넘나드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이건 상당히 심각한 상황으로 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양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전의 침범만 해도 사실 받아들이기 쉬운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침범하는 기종들이 보통 정보수집 비행, 일종의 첩보기라든가 초계기들 같은 것들이 들어와서 침범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 주변국의 군사적 정황을 확인하기 위해서 들어오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그런 차원을 넘어서 앞서 10여 대의 군용기라고 말씀하셨지만 6대의 폭격기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H6라고 해서 중국이 운용하는 핵 폭격기입니다. 전략 폭격기인데 이런 것들이 포함돼서 작전을 수행했다는 것은 군사적 위협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윤준호] 거기에 해상 초계기까지 있었죠. 군사적 위협. 그러면 우리 공군 전투기도 출격했고
일본 전투기도 긴급 발진했죠?

[양욱] 그렇습니다.

[윤준호] 서로 대치 상황이 벌어졌었나요?

[양욱] 보통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어느 나라든 자기 나라의 전투기를 띄워서 이런 작전을 수행하는데 우리는 F15K라고 해서 대한민국 공군이 가진 가장 강력한 전투기가 있습니다. 이것이 떠서 요격을 하는데 요격이라고 해서 실제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총기를 발사하거나 이런 것이 아니라 적 근처에 다가가서 통신을 하거나 수신호 같은 것들을 통해서 우리 영공 밖으로 나가라, 이렇게 신호를 주게 되는 것입니다.

[윤준호] 그렇군요. 그런데 왜 우리 군 당국은 이런 것이 이전에도 계속 있어 왔다고 하면서 밝히지 않다가 일본 보도 이후에 밝히고 나선 것입니까? 중국 눈치를 본 건가요?

[양욱] 꼭 중국의 눈치를 봤다기보다는 여러 가지 국내 정치적 어려움이나 정황들을 생각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지금 중국의 태도를 놓고 이렇게 행동하게 된 배경에는 사드 배치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관측들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사드가 문제가 됐기 때문에 이러한 충돌이 생겼다 하는 논란에서 좀 벗어나기 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군이 이런 부분들을 갖다가 심각하게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정말 중국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미리 확인하는 이런 과정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윤준호] 그런데 우리측 방공식별구역만 침공한 게 아니라 일본측 방공식별구역도 침범한 채 동해 쪽으로 계속 비행을 했거든요. 그렇다면 이게 과연 사드 문제만의 무력시위는 아닌 것 같은데요. 또 다른 의도도 있다고 보십니까?

[양욱] 사드뿐만 아니라 중국의 전체적 군사적 움직임을 한번 읽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현재 중국의 올해 처음 들어와서 한 군사적 행동이 뭔지 보면 당장 1월 2일부터 랴오닝이라는 중국의 최초 항공모함이 있지 않습니까? 이 항공모함을 동원해서 남중국해에서 군사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윤준호] 서해까지 올라온 실탄 훈련을 지금 하고 있죠?

[양욱] 맞습니다. 이게 왜 그런가 하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타이완 총통하고 직접 전화통화를 한 것에 대해서 중국이 유감을 표한 이후에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자신들의 정치적 방향이나 국가적 이익에 맞지 않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군사력을 통해서 뭔가 압박을 가한다는 그런 행동을 이미 1월 2일부터 시작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다음에 아까 일본 말씀하셨지만 일본, 중국도 지금 센가쿠 열도 문제를 놓고 충돌이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이 전부 다 발현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동북아 지역 혹은 아시아 지역에 대해서 패권을 중국이 가지고 있다는 이러한 위협을 통해서 보여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윤준호] 결국 우리를 포함해서 한미일 3국에 다목적으로 군사적 위협을 했다, 이렇게 볼 수 있겠군요.

[양욱] 충분히 그렇습니다. 일단 특히 중국이 경계하고 있는 것이 한미일 3각 동맹이 형성되는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견제를 하고 있는 그런 모습입니다.

[윤준호] 이번에 문제가 된 이어도 쪽 방공식별구역, 이 부분이 중국하고 중첩되는 그런 쪽 아닙니까?

[양욱]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사실 이것이 2013년부터 문제가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2013년에 중국이 일방적으로 이어도 지역을 포함한 곳에 대해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합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당연히 우리나라의 배타적경제수역에 포함되는 이어도 지역을 함부로 포함시키니까 잘못됐다고 얘기를 하는데 문제는 뭐냐 하면 그 당시 2013년 당시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의 방공식별구역이 제주도 남방 쪽에서 이어도를 포함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마라도까지도 포함하고 있지 않았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비난이 높았는데요. 당시 우리 정부가 중국의 일방적 발표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미국, 일본과 협의를 해서 마라도도 분명히 포함시키고 이어도까지 KADIZ를 확장시키게 되는데 이게 소위 말해서 현 정부 들어와서 외교 안보 부분에서 최대의 성과가 아니었나 하고 저는 개인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윤준호] 그래서 이어도에 가건물도 만들었고요. 그런데 이쪽에 중국 배들이 나타나는 사례가 최근에 계속 늘고 있습니다. 2014년도까지만 해도 1년에 10번 이하였는데 그 이후에는 17번, 28번으로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중국은 물론이고 일본도 이어도 지역을 눈독들이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유가 뭘까요?

[양욱] 결국은 잠재적 경제적 가치 때문에 그렇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가 일본 쪽하고는 유전 개발 같은 것들도 같이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중국하고 이어도 문제가 가장 핵심적으로 생기는 것은 최종적 해양 경계 확정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그쪽 지역까지 중국은 분명히 자신들의 바다라고 주장하려고 하는 그런 측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번 애초에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을 이어도를 포함시킨 것만 봐도 그런 의도를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윤준호] 지금 현재 한일 간 어업 협정이 다시 체결되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고 있고 한중 간에도 배타적경제수역이라든가 이런 부분이 아직도 논의 중인 거죠?

[양욱] 그렇습니다. 계속적으로 이 부분은 논의 중이고요. 사실 이게 굉장히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게 중국은 구단선이라는 것을 동중국해나 남중국해에서 주장하고 있지 않습니까? 구단선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우리가 국제법으로는 12해리가 자신의 영해라고 얘기하는 것이고 200해리까지를 배타적경제수역을 주장하는 건데 지금 중국의 얘기는 우리는 나라가 크기 때문에 국경 지역으로부터 조금 더 넓은 지역을 차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주장을 가지고 우리를 압박할 가능성도 앞으로 충분히 있다는 것이죠. 이 부분에 있어서 충분히 주의를 해야 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윤준호] 이 부분은 결국 우리의 국가 안보와도 직결되는 부분인데요. 중국이 이번에는 단순한 위협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러한 위협이 계속 반복되고 그게 늘어나면 군사적으로 우리가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겠습니다. 앞으로 군사 외교적으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양욱] 결국 한 나라의 영토나 영해, 영공이라는 것은 그 나라의 무력이 미칠 수 있는 범위까지를 의미하는 것일 겁니다. 대한민국 남쪽, 특히 이어도 지역을 본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군사력이 좀 부족한 실정입니다. 예를 들어서 제주도 같은 데서 발진할 수 있는 전투 기지가 있어야 되는데 이런 부분들이 없다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군사적으로 그러한 대응책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교적으로는 결국 중국이 굉장히 이러한 국제 규범을 지키지 않고 움직이는 데 대해서 국제 사회와 동조를 하고 어떻게 보면 중국보다 더 강한 국가, 예를 들어서 지금 같으면 미국을 들 수 있죠. 이런 국가들과의 협조를 통해서 중국이 일정 선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실질적인 행위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은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의 나라이고 이런 나라일수록 국제법이 존중받아 줘야 충분히 번영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윤준호] 안보적인 우리의 노력에 앞서서 또한 외교적으로 우리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된다는 말씀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양욱] 감사합니다.

[윤준호] 감사합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