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 온정 어떻게 배분할까?

입력 2017.01.1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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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화재로 6백여 개 점포가 모두 불에 탄 대구 서문시장 4지구 피해상인 지원을 위한 성금 모금이 이달 말로 끝난다.

모금창구를 운영해온 (사)전국재해구호협회는 공식 모금은 이미 지난해에 끝났지만 기부 의사를 밝히는 단체가 아직도 많아 마감 시한을 연장했다.

그동안 각 지자체나 봉사단체, 심지어 연예인들까지 대구 서문시장 화재피해 복구를 위해 성금 기탁에 앞장서 왔다.

[연관 기사]
☞ 싸이, 서문시장 화재 피해 복구에 1억원 기부
☞ 걸스데이 혜리, 서문시장 상인 돕기 5천만원 기부


피해복구 성금 70억 개인 배분?

지금까지 70억 원에 가까운 온정이 모아졌지만 성금 배분을 둘러싼 잡음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각계각층에서 보내온 성금 배분을 4지구 피해 상인들로 한정할 것인지, 인근 노점상까지 포함해 폭넓게 적용할 것인지를 두고 이해 당사자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피해 상인들에게 개별 지급한다'는 성금 사용원칙이 마련돼 있지만 피해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를 두고 상인들 간 신경전이 일고 있는 것이다.

불에 탄 서문시장 4지구 상가 울타리에 빽빽히 나붙은 점포 이전 안내 포스터. 4지구 일부 상인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 영업하고 있지만 갑자기 오른 임대료 때문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불에 탄 서문시장 4지구 상가 울타리에 빽빽히 나붙은 점포 이전 안내 포스터. 4지구 일부 상인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 영업하고 있지만 갑자기 오른 임대료 때문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4지구 상인들만” vs “타 지구 노점상도 줘야”

그동안 모아진 성금을 어디에 쓸 것인지는 대구시와 중구청, 구호협회, 피해상인들이 협의해 작성한 '배분계획서'를 토대로 구호협회 이사회 내 '배분심사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결정된다.

4지구 상인들은 화재가 4지구에서 났으니 당연히 4지구 상인들만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주변 상인들은 자신들도 화재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맞서고 있다.

지금까지 유력하게 거론되는 안은 지난달에 이뤄진 '생계비 지원 범위'와 유사하게 4지구 상인들에게만 성금을 지급하는 안이다.

시와 구청은 지난해 12월 사업자 등록증, 관리비 납부내역서를 토대로 실제 사용자인 세입자 등 600여 가구에 총 5억여원의 생계비를 지급했다.

성금도 이런 식으로 지급한다면 점포당 1천만원 정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5년 2지구 화재 당시 모인 12억원의 성금도 2지구 상인 874명에게 각각 134만여원씩 지급한 전례가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성금을 지급할 경우 주변 상가 상인들과 노점상들은 철저하게 배제되게 된다.

특히 이번 화재로 영업을 못하고 있는 4지구 주변 노점상들은 무허가 업소라는 이유로 생계비 지원에서도 제외된 만큼 성금만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구청은 서문시장에서 오랫동안 자리 잡아온 노점상들이 전체 시장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해온 면이 있고, 노점상들이 구청에 어려움을 계속 호소하는 중이어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결국 4지구 상인들이 열쇠를 쥐고 있다"며 "성금을 두고 구체적 논의 절차에 들어가면 시와 구청보다는 4지구 상인들의 결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전국재해구호협회는 공식 모금은 이미 지난해에 끝났지만 기부 의사를 밝히는 단체가 아직도 많아 마감 시한을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사)전국재해구호협회는 공식 모금은 이미 지난해에 끝났지만 기부 의사를 밝히는 단체가 아직도 많아 마감 시한을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

“개인 배분 보다는 화재예방 인프라 구축에 써야”

서문시장 화재 성금을 단순히 배분할 게 아니라 화재 예방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문시장 4지구 내부에 방화벽 등 방화구획이 없었던 탓에 불이 빠르게 번져 화재 피해가 커졌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라 방화구조물 설치가 필수적인데 여기에 이 성금을 사용하자는 것이다.

화재감시센터 구축과 고성능 펌프 소방차 배치 등은 국비나 시비로 예산을 확보할 수 있지만 방화셔터와 방화스크린 등 방화구조물 설치는 상인들이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모인 성금을 화재 예방 차원에서 방화구조물 설치 등 화재예방 자금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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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억 온정 어떻게 배분할까?
    • 입력 2017-01-11 13:35:03
    취재K
대형화재로 6백여 개 점포가 모두 불에 탄 대구 서문시장 4지구 피해상인 지원을 위한 성금 모금이 이달 말로 끝난다.

모금창구를 운영해온 (사)전국재해구호협회는 공식 모금은 이미 지난해에 끝났지만 기부 의사를 밝히는 단체가 아직도 많아 마감 시한을 연장했다.

그동안 각 지자체나 봉사단체, 심지어 연예인들까지 대구 서문시장 화재피해 복구를 위해 성금 기탁에 앞장서 왔다.

[연관 기사]
☞ 싸이, 서문시장 화재 피해 복구에 1억원 기부
☞ 걸스데이 혜리, 서문시장 상인 돕기 5천만원 기부


피해복구 성금 70억 개인 배분?

지금까지 70억 원에 가까운 온정이 모아졌지만 성금 배분을 둘러싼 잡음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각계각층에서 보내온 성금 배분을 4지구 피해 상인들로 한정할 것인지, 인근 노점상까지 포함해 폭넓게 적용할 것인지를 두고 이해 당사자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피해 상인들에게 개별 지급한다'는 성금 사용원칙이 마련돼 있지만 피해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를 두고 상인들 간 신경전이 일고 있는 것이다.

불에 탄 서문시장 4지구 상가 울타리에 빽빽히 나붙은 점포 이전 안내 포스터. 4지구 일부 상인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 영업하고 있지만 갑자기 오른 임대료 때문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4지구 상인들만” vs “타 지구 노점상도 줘야”

그동안 모아진 성금을 어디에 쓸 것인지는 대구시와 중구청, 구호협회, 피해상인들이 협의해 작성한 '배분계획서'를 토대로 구호협회 이사회 내 '배분심사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결정된다.

4지구 상인들은 화재가 4지구에서 났으니 당연히 4지구 상인들만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주변 상인들은 자신들도 화재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맞서고 있다.

지금까지 유력하게 거론되는 안은 지난달에 이뤄진 '생계비 지원 범위'와 유사하게 4지구 상인들에게만 성금을 지급하는 안이다.

시와 구청은 지난해 12월 사업자 등록증, 관리비 납부내역서를 토대로 실제 사용자인 세입자 등 600여 가구에 총 5억여원의 생계비를 지급했다.

성금도 이런 식으로 지급한다면 점포당 1천만원 정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5년 2지구 화재 당시 모인 12억원의 성금도 2지구 상인 874명에게 각각 134만여원씩 지급한 전례가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성금을 지급할 경우 주변 상가 상인들과 노점상들은 철저하게 배제되게 된다.

특히 이번 화재로 영업을 못하고 있는 4지구 주변 노점상들은 무허가 업소라는 이유로 생계비 지원에서도 제외된 만큼 성금만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구청은 서문시장에서 오랫동안 자리 잡아온 노점상들이 전체 시장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해온 면이 있고, 노점상들이 구청에 어려움을 계속 호소하는 중이어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결국 4지구 상인들이 열쇠를 쥐고 있다"며 "성금을 두고 구체적 논의 절차에 들어가면 시와 구청보다는 4지구 상인들의 결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전국재해구호협회는 공식 모금은 이미 지난해에 끝났지만 기부 의사를 밝히는 단체가 아직도 많아 마감 시한을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
“개인 배분 보다는 화재예방 인프라 구축에 써야”

서문시장 화재 성금을 단순히 배분할 게 아니라 화재 예방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문시장 4지구 내부에 방화벽 등 방화구획이 없었던 탓에 불이 빠르게 번져 화재 피해가 커졌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라 방화구조물 설치가 필수적인데 여기에 이 성금을 사용하자는 것이다.

화재감시센터 구축과 고성능 펌프 소방차 배치 등은 국비나 시비로 예산을 확보할 수 있지만 방화셔터와 방화스크린 등 방화구조물 설치는 상인들이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모인 성금을 화재 예방 차원에서 방화구조물 설치 등 화재예방 자금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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