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초과 달성하라!”…시달리는 北 주민

입력 2017.01.11 (17:34) 수정 2017.01.1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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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의 신년사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한 해 당·정·군이 추진해야 할 정책 노선과 방향을 제시하는 주요 지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년사를 통해 북한의 1년을 가늠해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전년도 성과와 치적을 추켜세워 체제 선전수단으로 활용한다. 지난해 성과를 부풀려 적극 선전하면서 올해는 더 큰 성과를 관철해야 한다고 독려한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신년사가 제시한 과업 관철을 위해 북한 주민들은 새해 벽두부터 중노동과 강제 학습에 시달리고 있다.

부문별 연석회의, "올해 목표 무조건 완수"

북한의 당, 국가, 경제, 무력부문 일꾼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7일과 8일 평양에서 각 부문별 연석회의가 열렸다.북한의 당, 국가, 경제, 무력부문 일꾼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7일과 8일 평양에서 각 부문별 연석회의가 열렸다.

국가 정책의 전반에 걸쳐 토의하는 각 부문별 연석회의가 평양에서 열렸다. 박봉주 내각 총리와 김기남 당 정치국위원 등 부문별 최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북한 매체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에서 의의를 가지는 올해의 전투 목표들을 무조건 완수하기 위한 실천 방도와 대책들이 토의돼, 사회주의 강국 건설의 최후 승리를 앞당겨 나가는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라고 전했다.

회의에서는 전력과 철강 생산을 정상화하고, 가공품 수출과 서비스, 기술무역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평균 수명을 비롯한 보건지표를 '세계 선진 수준'에 끌어올리는 방안도 논의됐다.

'신년사 이행' 군중대회...전국에 확산

‘김정은 신년사 이행’ 군중대회가 지난 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렸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총리,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등 북한 최고위급 인사들이 총출동했다.‘김정은 신년사 이행’ 군중대회가 지난 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렸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총리,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등 북한 최고위급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평양에서 시작된 '김정은 신년사 이행' 군중대회가 전국에 확산되고 있다. 평양대회에서는 려명거리 건설과 김일성종합대학 3호 교사 건설, 강동 시멘트공장 건설 등에 역량을 집중할 것을 다짐했다.

유엔의 제재대상인 석탄부문에 대해서는 탐사와 채굴을 확실히 하고, 능률적인 채탄 방법을 적극 받아들여 늘어나는 석탄수요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김정은 신년사 이행’ 군중대회가 자강도에서도 열렸다. 지역에서는 평안남도와 평안북도, 함경남도를 시작으로 강원도와 황해남도, 황해북도 등 북한 전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김정은 신년사 이행’ 군중대회가 자강도에서도 열렸다. 지역에서는 평안남도와 평안북도, 함경남도를 시작으로 강원도와 황해남도, 황해북도 등 북한 전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평남과 평북, 함남에 이어 자강도에서도 군중대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신년사를 좌우명으로 삼고 올해를 위대한 승리의 해로 빛내자고 강조했다.

각 단위별 사업계획 추진 박차

산업 각 단위에서 신년사에 제시된 과업달성을 위해 생산증대에 나섰다. 철강과 석탄 등 중공업에서 제사와 방직 등 경공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에서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선의 1월은 뜨겁다 -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의 강철 생산 모습이다. 용광로에서 불길이 치솟아 오르고 생산된 강철이 쌓여가고 있다.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의 강철 생산 모습이다. 용광로에서 불길이 치솟아 오르고 생산된 강철이 쌓여가고 있다.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는 북한이 자랑하는 혁신적인 대중운동 '천리마운동'이 시작된 곳이다. 옛 명칭은 '강선제강소'다. 기술자들과 노동자들은 선진기술을 받아들여 철 생산의 원가를 낮추고 생산 공정의 정상화 추진을 다짐했다.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안에 파철(고철)을 실은 자동차들이 줄지어 서있다. 이 파철들은 북한 주민들에게 강제 할당해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안에 파철(고철)을 실은 자동차들이 줄지어 서있다. 이 파철들은 북한 주민들에게 강제 할당해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철 생산 목표 달성을 위해 설비는 쉼 없이 돌아가고, 전국에서 수집한 파철을 실은 자동차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석탄 증산투쟁으로 들끓다 – 2.8직동청년탄광』

박봉주 내각총리가 ‘2.8직동청년탄광’을 방문했다. 박 총리는 탄광 곳곳을 둘러본 뒤 석탄 증산을 독려했다.박봉주 내각총리가 ‘2.8직동청년탄광’을 방문했다. 박 총리는 탄광 곳곳을 둘러본 뒤 석탄 증산을 독려했다.

순천지구청년탄광연합기업소 2.8직동청년탄광에서는 석탄 증산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새해 첫날부터 목표 대비 110%를 초과 달성했다고 선전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석탄 수출량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석탄은 북한의 대표적 수출품으로 탄광마다 생산 증대를 독려하고 있다.

『새해 농사채비 시작 – 거름(퇴비)보내기 운동』

 자동차에 실은 거름(퇴비)이 평양 만경대구역 원로남새전문농장에 도착했다. 농부들이 '포크'로 보이는 농기구를 이용해 거름을 하역하고 있다. 비료가 부족한 북한에서는 거름이 농사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유기질 비료다. 자동차에 실은 거름(퇴비)이 평양 만경대구역 원로남새전문농장에 도착했다. 농부들이 '포크'로 보이는 농기구를 이용해 거름을 하역하고 있다. 비료가 부족한 북한에서는 거름이 농사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유기질 비료다.

북한 농촌에서는 풍년을 기원하며 이른 농사채비에 나섰다. 거름을 논바닥에 뿌리고 땅을 갈아엎고 있다. 이른바 '땅심 높이기' 작업이다. 일부 기관에서는 직접 지원에 나서 땅 갈이를 하는 등 부족한 일손을 돕고 있다.

강도 높은 노동에 신년사 학습까지...

 2.8직동청년탄광에서 석탄을 채굴하는 광부들이 김정은 신년사를 읽고 있다. 광부들은 탄광 안이 어두워 핼멧에 부착된 전등을 이용해 신년사를 학습하고 있다. 2.8직동청년탄광에서 석탄을 채굴하는 광부들이 김정은 신년사를 읽고 있다. 광부들은 탄광 안이 어두워 핼멧에 부착된 전등을 이용해 신년사를 학습하고 있다.

새해를 맞아 북한의 각 기관과 직장에서는 신년사에 대한 학습이 한창이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광경이다. 북한 매체는 이런 모습들을 연일 소개하고 있다.

황해북도 황주군 장천리당위원회 사무실의 모습이다. 당위원회 일꾼들과 주민들이 함께 모여 김정은 신년사를 학습하고 있다.황해북도 황주군 장천리당위원회 사무실의 모습이다. 당위원회 일꾼들과 주민들이 함께 모여 김정은 신년사를 학습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할당된 목표량의 초과 달성을 위해 강도 높은 노동을 요구받고 있다. 여기에 신년사 학습도 병행하고 있다. 중노동에 지친 몸을 이끌고 신년사 학습까지... 북한 주민들은 고달픈 삶을 살아가고 있다.

신년사 관철 요구는 '북한 주민 옥죄기'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대표적 경공업공장인 김정숙 평양제사공장을 시찰했다. 김정은은 “경공업정책의 운명은 생산하는 제품들이 인민들의 마음을 사는가 못 사는가에 달려있다”라며 인기 있는 품질 좋은 제품 생산을 강조했다고 한다. (1월8일 노동신문)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대표적 경공업공장인 김정숙 평양제사공장을 시찰했다. 김정은은 “경공업정책의 운명은 생산하는 제품들이 인민들의 마음을 사는가 못 사는가에 달려있다”라며 인기 있는 품질 좋은 제품 생산을 강조했다고 한다. (1월8일 노동신문)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경제 강국 건설에 총력을 집중해 나라의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에서 새로운 전환을 일으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북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동참 없이는 경제발전과 인민생활의 향상을 가져올 수 없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북한 정권의 계속된 핵과 미사일 도발 등으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년사 관철을 위한 중노동과 학습은 실효를 거둘 수 없다. 김정은이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북한 주민을 옥죄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 정권은 해마다 1월이면 신년사 과업 관철을 위해 주민들을 들볶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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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11 17:34:21
    • 수정2017-01-11 17:34:49
    취재K
북한에서의 신년사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한 해 당·정·군이 추진해야 할 정책 노선과 방향을 제시하는 주요 지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년사를 통해 북한의 1년을 가늠해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전년도 성과와 치적을 추켜세워 체제 선전수단으로 활용한다. 지난해 성과를 부풀려 적극 선전하면서 올해는 더 큰 성과를 관철해야 한다고 독려한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신년사가 제시한 과업 관철을 위해 북한 주민들은 새해 벽두부터 중노동과 강제 학습에 시달리고 있다. 부문별 연석회의, "올해 목표 무조건 완수" 북한의 당, 국가, 경제, 무력부문 일꾼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7일과 8일 평양에서 각 부문별 연석회의가 열렸다. 국가 정책의 전반에 걸쳐 토의하는 각 부문별 연석회의가 평양에서 열렸다. 박봉주 내각 총리와 김기남 당 정치국위원 등 부문별 최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북한 매체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에서 의의를 가지는 올해의 전투 목표들을 무조건 완수하기 위한 실천 방도와 대책들이 토의돼, 사회주의 강국 건설의 최후 승리를 앞당겨 나가는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라고 전했다. 회의에서는 전력과 철강 생산을 정상화하고, 가공품 수출과 서비스, 기술무역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평균 수명을 비롯한 보건지표를 '세계 선진 수준'에 끌어올리는 방안도 논의됐다. '신년사 이행' 군중대회...전국에 확산 ‘김정은 신년사 이행’ 군중대회가 지난 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렸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총리,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등 북한 최고위급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평양에서 시작된 '김정은 신년사 이행' 군중대회가 전국에 확산되고 있다. 평양대회에서는 려명거리 건설과 김일성종합대학 3호 교사 건설, 강동 시멘트공장 건설 등에 역량을 집중할 것을 다짐했다. 유엔의 제재대상인 석탄부문에 대해서는 탐사와 채굴을 확실히 하고, 능률적인 채탄 방법을 적극 받아들여 늘어나는 석탄수요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김정은 신년사 이행’ 군중대회가 자강도에서도 열렸다. 지역에서는 평안남도와 평안북도, 함경남도를 시작으로 강원도와 황해남도, 황해북도 등 북한 전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평남과 평북, 함남에 이어 자강도에서도 군중대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신년사를 좌우명으로 삼고 올해를 위대한 승리의 해로 빛내자고 강조했다. 각 단위별 사업계획 추진 박차 산업 각 단위에서 신년사에 제시된 과업달성을 위해 생산증대에 나섰다. 철강과 석탄 등 중공업에서 제사와 방직 등 경공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에서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선의 1월은 뜨겁다 -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의 강철 생산 모습이다. 용광로에서 불길이 치솟아 오르고 생산된 강철이 쌓여가고 있다.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는 북한이 자랑하는 혁신적인 대중운동 '천리마운동'이 시작된 곳이다. 옛 명칭은 '강선제강소'다. 기술자들과 노동자들은 선진기술을 받아들여 철 생산의 원가를 낮추고 생산 공정의 정상화 추진을 다짐했다.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안에 파철(고철)을 실은 자동차들이 줄지어 서있다. 이 파철들은 북한 주민들에게 강제 할당해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철 생산 목표 달성을 위해 설비는 쉼 없이 돌아가고, 전국에서 수집한 파철을 실은 자동차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석탄 증산투쟁으로 들끓다 – 2.8직동청년탄광』 박봉주 내각총리가 ‘2.8직동청년탄광’을 방문했다. 박 총리는 탄광 곳곳을 둘러본 뒤 석탄 증산을 독려했다. 순천지구청년탄광연합기업소 2.8직동청년탄광에서는 석탄 증산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새해 첫날부터 목표 대비 110%를 초과 달성했다고 선전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석탄 수출량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석탄은 북한의 대표적 수출품으로 탄광마다 생산 증대를 독려하고 있다. 『새해 농사채비 시작 – 거름(퇴비)보내기 운동』  자동차에 실은 거름(퇴비)이 평양 만경대구역 원로남새전문농장에 도착했다. 농부들이 '포크'로 보이는 농기구를 이용해 거름을 하역하고 있다. 비료가 부족한 북한에서는 거름이 농사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유기질 비료다. 북한 농촌에서는 풍년을 기원하며 이른 농사채비에 나섰다. 거름을 논바닥에 뿌리고 땅을 갈아엎고 있다. 이른바 '땅심 높이기' 작업이다. 일부 기관에서는 직접 지원에 나서 땅 갈이를 하는 등 부족한 일손을 돕고 있다. 강도 높은 노동에 신년사 학습까지...  2.8직동청년탄광에서 석탄을 채굴하는 광부들이 김정은 신년사를 읽고 있다. 광부들은 탄광 안이 어두워 핼멧에 부착된 전등을 이용해 신년사를 학습하고 있다. 새해를 맞아 북한의 각 기관과 직장에서는 신년사에 대한 학습이 한창이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광경이다. 북한 매체는 이런 모습들을 연일 소개하고 있다. 황해북도 황주군 장천리당위원회 사무실의 모습이다. 당위원회 일꾼들과 주민들이 함께 모여 김정은 신년사를 학습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할당된 목표량의 초과 달성을 위해 강도 높은 노동을 요구받고 있다. 여기에 신년사 학습도 병행하고 있다. 중노동에 지친 몸을 이끌고 신년사 학습까지... 북한 주민들은 고달픈 삶을 살아가고 있다. 신년사 관철 요구는 '북한 주민 옥죄기'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대표적 경공업공장인 김정숙 평양제사공장을 시찰했다. 김정은은 “경공업정책의 운명은 생산하는 제품들이 인민들의 마음을 사는가 못 사는가에 달려있다”라며 인기 있는 품질 좋은 제품 생산을 강조했다고 한다. (1월8일 노동신문)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경제 강국 건설에 총력을 집중해 나라의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에서 새로운 전환을 일으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북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동참 없이는 경제발전과 인민생활의 향상을 가져올 수 없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북한 정권의 계속된 핵과 미사일 도발 등으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년사 관철을 위한 중노동과 학습은 실효를 거둘 수 없다. 김정은이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북한 주민을 옥죄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 정권은 해마다 1월이면 신년사 과업 관철을 위해 주민들을 들볶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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