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빈곤’…집 팔고 카드빚까지

입력 2017.01.19 (12:45) 수정 2017.01.1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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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메디컬 푸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병원 치료비와 약값을 감당하지못해 카드 빚에 집까지 내다팔며 고군분투하는 환자와 그 가족들을 가리키는 말인데요.

특히 고가의 항암 신약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암환자들이 이런 '메디컬 푸어'로 전락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그 실태와 해법을,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김성순 씨는 최근 남편의 폐암 치료를 위해 30년 넘게 살아온 집을 내놨습니다.

새로 나온 항암 주사제를 한 번 맞는데 드는 비용은 340만 원가량, 넉 달 간 치료비만 무려 2천여만 원이 들었습니다.

<인터뷰> 김성순(폐암 4기 환자 부인) : "저 주사약을 맞으면 (남편이) 사는데 돈이 없으면 어떻게 하겠어요. 그게 너무너무 억울했어요. 그래서 저 집이라도 내놨지."

주사를 맞은 뒤 이 씨의 암세포 크기는 20%나 줄었습니다.

이 씨 가족에게는 마지막 희망이 생긴 거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인터뷰> 이성목(폐암 4기 환자) : "(항암 주사제를) 6차까지 굉장히 어렵게 맞았는데, 앞으로 더 맞자고 그러면 맞아야 하는 데 못 맞으면 쓰러지는 수밖에 없잖아요."

항암 신약은 빠른 속도로 개발돼 시장에 나오고 있는 반면, 보험 정책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신약이 개발된 뒤 보험 적용 결정을 받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문제입니다.

많이 단축됐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보험 등재기간은 평균 320일, 여전히 OECD 국가들보다 2달 이상이 더 깁니다.

메디컬푸어를 줄이기 위해선 이 등재기간을 단축하려는 노력과 함께, 신약이 잘 듣는 환자만이라도 먼저 지원하는 등 대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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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 빈곤’…집 팔고 카드빚까지
    • 입력 2017-01-19 12:57:27
    • 수정2017-01-19 14:5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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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메디컬 푸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병원 치료비와 약값을 감당하지못해 카드 빚에 집까지 내다팔며 고군분투하는 환자와 그 가족들을 가리키는 말인데요.

특히 고가의 항암 신약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암환자들이 이런 '메디컬 푸어'로 전락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그 실태와 해법을,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김성순 씨는 최근 남편의 폐암 치료를 위해 30년 넘게 살아온 집을 내놨습니다.

새로 나온 항암 주사제를 한 번 맞는데 드는 비용은 340만 원가량, 넉 달 간 치료비만 무려 2천여만 원이 들었습니다.

<인터뷰> 김성순(폐암 4기 환자 부인) : "저 주사약을 맞으면 (남편이) 사는데 돈이 없으면 어떻게 하겠어요. 그게 너무너무 억울했어요. 그래서 저 집이라도 내놨지."

주사를 맞은 뒤 이 씨의 암세포 크기는 20%나 줄었습니다.

이 씨 가족에게는 마지막 희망이 생긴 거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인터뷰> 이성목(폐암 4기 환자) : "(항암 주사제를) 6차까지 굉장히 어렵게 맞았는데, 앞으로 더 맞자고 그러면 맞아야 하는 데 못 맞으면 쓰러지는 수밖에 없잖아요."

항암 신약은 빠른 속도로 개발돼 시장에 나오고 있는 반면, 보험 정책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신약이 개발된 뒤 보험 적용 결정을 받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문제입니다.

많이 단축됐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보험 등재기간은 평균 320일, 여전히 OECD 국가들보다 2달 이상이 더 깁니다.

메디컬푸어를 줄이기 위해선 이 등재기간을 단축하려는 노력과 함께, 신약이 잘 듣는 환자만이라도 먼저 지원하는 등 대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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