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여당, ‘전쟁 가능 국가’ 변신 개헌안 상반기 발의 시사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헌법 개정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가운데, 여당인 자민당에서 상반기 정기국회에서 개헌 발의를 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왔다.

자민당 2인자로 불리는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은 22일 NHK 일요토론에 출연해 개헌안 발의와 관련해 "가능한 한 빨리 일정한 방향으로 당의 의견을 정리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상반기 정기국회에서 발의를 하는 방안에 대해서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가, 방송 종료 후 기자들이 "이번 국회에서의 발의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는 입장인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니카이 간사장의 이날 발언은 정부와 여당이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 실시로 동력을 얻은 뒤 개헌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을 뒤집고 헌법 개정에 더 속도를 낼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일 국회 새해 시정연설에서 헌법 개정이 국회의원의 책임이라고까지 말하며 개헌 논의를 강하게 촉구했었다.

아베 총리는 전쟁과 무력행사를 포기하며 육해공군과 여타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헌법 9조의 개정을 통해 일본을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로 변신시키려 하고 있다.

현재도 개헌에 찬성하는 개헌세력이 개헌안 발의 요건인 전체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논란이 되는 헌법 9조를 원하는대로 바꾸기 위해서는 더 지지율을 높이고 개헌 우호 세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올해 가을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 실시 이후 개헌안 발의를 추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니카이 간사장의 이날 발언에 대해 야당은 물론 연립 여당인 공명당도 반발했다.

민진당의 중의원헌법심사회간사인 쓰지모토 기요미 의원은 "자민당이 특유의 강행 채택을 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공명당의 한 간부도 "이번 국회에서의 발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